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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 Nov 15. 2022

두 번째 출간, 당신들과 함께여서 가능했던 시간.

작가님들, 이곳 한국의 11월은 믿기 어려울 만큼 포근합니다. 11월과 포근함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연결하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는데요. 11월의 포근함이라면 으레 바깥의 찬바람을 피해 갓 세탁한 이불속에 몸을 맡길 때라야 느낄 수 있는 게 아니었던가요. 어찌 된 일인지 올해 11월은 한낮에 거리를 걸으며 포근함을 느낄 정도로 따뜻한 날들의 연속입니다. (지난주에는 대구 한낮 기온이 24도까지 올랐다니까요. 글쎄.) 교과서로만 배웠던 온난화를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역시나 편지를 쓰기 시작하면 날씨 이야기부터 하게 됩니다. 평생 학교를 벗어나지 못한 삶이다 보니, 뭐든 교과서처럼 시작하고 맺어야 안정감이 드나 봐요. 이왕 날씨 얘기를 한 김에, 그곳의 날씨는 어떠한가요. 밀라노와 도쿄라는 두 도시의 날씨가 이렇게 자주 궁금해질 줄은, 11월의 포근함 만큼이나 상상치 못했던 일입니다.    


공교롭게도 몇 군데 되지 않은 해외 여행지에 두 도시가 포함된 것은 우리의 인연을 예상한 복선이었을까요. 두 곳 모두 방문 당시에는 별다른 인상을 받지 못했던 곳이에요. 나쁜 기억이 남은 도시도 아니지만, 깊은 인상으로 남은 도시도 아니었어요. 그런데 이제 그곳에 두 분이 계십니다. 그 생각만으로도 두 도시의 이름을 속으로 나지막이 부를 , 묘한 일렁임을 느껴요. ‘아, 그곳에 나와 함께 쓰는 삶을 살아가는 두 분이 있다.’라는 생각에서 오는 반가움, 안도감, 든든함 같은 감정들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함께 쓴 책 ‘쓰다보면 보이는 것들’이 출간되었네요. 1월에 마음연결출판사와 계약을 하고 11월에 출간을 했으니, 올 1년은 꼬박 이 책에 마음을 쏟았던 셈입니다. 첫 책, ‘엄마만으로 완벽했던 날들’을 출간하기 직전, 두 작가님을 만났고, 첫 책으로 인한 흥분이 조금씩 가라앉을 때쯤 작가님들과 함께 투고 원고를 썼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기적 같은 일입니다. 아마 조금만 늦었다면, 5년 만의 복직에 정신이 없어서 두 번째 책은 생각도 못 했을 거예요. 정말 너무나 기적 같은 타이밍에, 기적처럼 제 생에 발을 내디뎌주신 두 분. 덕분에 첫 책을 출간하고 꼭 1년 만에 두 번째 책을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글쓰기의 바다를 항해하는 동안, 가끔은 망망대해에 혼자 던져진 것 같아 외로웠어요. 하지만 두 작가님과 연결되면서 저의 항해는 한 번도 외로움에 키를 내어주지 않았습니다. 가끔 혼자인 것 같을 때, 키를 조금만 돌리면 작가님들이 일으킨 잔물결과 마주할 수 있었어요. 아무것도 쓸 수 없을 때, 그저 그 물결에 몸을 맡기고 두둥실 흘러가다 보면 다시 몸을 일으켜 무언가를 쓰게 되었습니다. 기적처럼, 다시 쓸 수 있는 힘이 생겼어요. (쓰다보면 보이는 것들, 본문 중)     


작가님들과의 연결을 생각하며 쓴 원고의 내용입니다. 이제는 책의 일부가 된 문장이네요. 정말 제게 두 작가님은 그런 분이셨어요. 글쓰기의 바다를 함께 항해하는 분들. 각자의 배를 몰고 거침없이 나아가는 분들. 두 분이 일으킨 잔물결에 몸을 싣는 것만으로도 다시 쓸 힘을 얻게 되는…….     


작가님들과 쓴 ‘쓰다보면 보이는 것들’이 더 많은 ‘쓰는 사람’들과 연결되기를 소망합니다. 저희가 처음 투고 원고를 쓸 때, 정했던 가제 ‘당신도 글을 썼으면 좋겠습니다’처럼. 더 많은 분이 글쓰기의 바다에 거침없이 뛰어들기를 기도합니다. 글쓰기를 통해 잃어버린 ‘나’를 되찾고, ‘곁’을 발견하며, ‘길’을 밟아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라요. 물론, 우리 세 사람도 함께 계속해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이제 한동안은 책의 판매부수를 확인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겠지요. 작가님들과 책의 홍보 일정을 짜고, 온라인 공간에서 여러 행사를 기획하며 또 바쁜 나날들을 보낼 테지요. 그 시간이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으니, 더욱 감사한 일입니다. 다시없을 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고, 큰 기쁨입니다.     




쓰다보면 보이는 것들(진아, 정아, 선량 마음을 나누고 함께 씀)이 출간되었습니다. 오늘 -11월 14일 월요일-부터 온라인 서점에서 예약판매 중이에요. 많은 분께 저희의 마음이 닿아, 함께 쓰는 삶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쓰다 보면 보이는 것들 | 진아 - 교보문고 (kyobobook.co.kr)


알라딘: 쓰다 보면 보이는 것들 (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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