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저마다 자기만의 '습관'들을 가지고 있다. 습관에는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이 있는데, 대개는 습관을 논할 때 나쁜 습관을 떠올리게 되는 경우가 좀 더 많은 것 같다. 그렇게도 우리는 그토록 나쁜 습관을 떼내려 안간힘을 쓰지만, 실상 습관으로 자리한 특정 행동이란 그리 쉽사리 내게서 멀어지려 하지 않는다. 특히나 담배처럼 '중독'이란 무시무시한 탈을 덧입고 있다면 그 습관은 좀처럼 떼내기가 쉽지 않다.
습관은 위에 정의된 것처럼 오랜 반복으로 인해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이다. 그러기에 내가 크게 의식하지 않아도 저절로 하게 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한번 몸에 익은 습관은 떼내기가 힘들지만, 역으로 요즘 아주 많은 이들이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살아가고 있다. 바로 '루틴' 만들기가 대대적인 트렌드이기 때문이다. '루틴'은 규칙적으로 하는 일의 통상적인 순서와 방법을 일컫는다. 그렇게 통상적인 순서와 방법을 반복함으로써 저절로 하게 되는 좋은 습관을 몸에 베이게 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상 속에 왜 이러한 루틴을 심으려고 안간힘을 쓸까? 그것은 일상에 치여 매일을 치열하게 살아가기에도 바쁜 우리 내들이 그저 살아지는 대로 살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해가 떴으니 하루를 흐르는 대로 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의지에 따라 하고자 하는 좋은 행동들을 습관화하고, 그것이 저절로 되게 함으로써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서 그렇게나 열심히 루틴을 만들고자 하는 게아닐까.
그러나 이 '저절로'에 함정이 숨어 있다. 우리는 마치 첨단 기계 장비처럼 뭔가 좋은 루틴을 우리 몸에 프로그램화시켜 놓으면 모든 것이 '자동화'가 되어서 내가 하나라도 덜 신경 쓰면서 좋은 행동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이상적인 생각을 하곤 한다. 그렇게 자동이라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하지만, 지난 1년동안 생활 루틴을 만들고 꾸준히 실천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워보니 너무도 알겠다. 그 어떤 것도 저절로 되는 것은 결코 없으며, 내가 신경을 쓰지 않아도 저절로 되는 좋은 습관이란 못된 습관 하나를 없애버리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고 잘 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뭐든 습관화가 되기까지 최소한 석 달은 소요된다지 않는가. 그 석 달도 이상적인 평균 수치일 뿐 그것이 반드시 내게도 적용된다는 보장도 없다. 실제 경험해보니, 석 달이고 넉 달이고 나의 의지를 굳세게 가다듬고 실제 내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면, 결코 그것은 습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나 뼛속까지 알게 돼버렸다.
결국은 의지의 문제다. 나쁜 습관을 떼어내는 것도,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도 나의 강한 의지가 없이는 그저 허황된 바람일 뿐이다. 이 세상에 그 어떤 것도 저절로 되는 것은 없다. '습관'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에 얽매여 결심과 좌절만 무한 반복하기보다는,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습관 한 가지를 정해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의지를 깨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 작은 성취들이 쌓이고 쌓여 부지불식간에 내게 좋은 습관들을 안겨줄 테고, 그로 인해 내 삶이 좀 더 긍정적으로 흘러갈 것임은 분명하니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한 달의 시작이자 올해 하반기의 시작점인 지금, 매일 작은 성취를 반드시 이뤄보자는 의지 스위치에 'On'을 꾹 눌러야겠다.
글쓰기로 우주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팀라이트 매거진에는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각양각색 이야기를 작가님들의 다른 시선과 색깔로 담아 갑니다. 이번 달 주제는 '습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