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자와 일곱째 날

홈스테이의 마지막 밤

by 엄마몬

은 홈스테이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다.

7박 8일간의 여정이고 나는 내일 홈스테이를 나와서 둘이 일주일간 여행을 한다.


우리 마지막 밤이기도 하고 우리랑 계속 함께 놀아주신 M이모의 생일이기도 하다.

요리를 좋아하시는 할머님과 함께 삼계탕과 미역국을 끓여봅니다.

이미 마음이 몹시 편해져 버린 방


오늘은 느즈막하게 준비하고 옆집에 할머니 할아버지와 나들이 가는 날, 현지인 예매찬스로 닌자 데라(묘류지-닌자의 사원) 예약해서 투어를 했다. 내부 사진 금지라서 자세한 기억은 안 나지만 일반적인 사무실(?)처럼 닌자들 기다리는 곳 큰 사장님이 뭐 전해주는 곳 이런 일반적인 공간도 있고 좁은 계단을 올라서 숨어있으면서 외부의 적을 감시하는 곳이라던가 계단 반쪽 옆에는 다른 길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 던 지 해서 재미있었다. 여기저기 트랩도 있어서 신기했음. 한국어 설명은 없지만 가이드북에 한글 설명이 있어서 괜찮았다. 맨 마지막에 할복의 방도 있었음. 그렇군요.


가나자와에는 유명한 건축가의 건물들도 많고 닌자데라 가까이에 건축가 다니구치 요시로 기념관이 있어서 가봤다. 그러나 어린이 몹시 컨디션 저조하고 집에 가고 싶다고 징징 하셔서 20-30분 만에 급속으로 보고 나옴. 아이랑 하는 여행이 그렇지 뭐, 뭔가를 기대하면 속상해진다. 입구에서 돌아 나온 거 아니고 그래도 발 들였으니 감사합니다 해야지.

밥도 싫어해서 모스버거 하나 사주니 차 안에서 답삭답삭 먹는다. 집에 간다니 급 컨디션 좋아지네 흑흑.


집에 가서 둘이 쉬면서 숙제하고 앉았는데 요구르트 외판원님이 오셔서 샘플 주고 가셨다. 아직 방문 판매나 홍보가 남아있구나, 지역이라 그럴까. 저녁에 이모 생일축하 카드 쓰고 오늘이 마지막날이라 홈스테이 가족에게 마지막 안녕 카드도 썼다.


형아가 오니 방에 들어가도 돼? 가 일본어로 뭐냐고 물어봐서 알려줬다.

하이테모 이이? 물어보더니 방에 들어가서 문 닫고 둘이 논다? 우오오오 마지막 날에서야, 그래도 기뻐.


저녁은 만찬. 헤더 사진의 심각한 M짱이 만든 케이크와 산 같은 햄버그 가라아게 김밥 마칼니샐러드 그릇을 놓을 자리가 없어서 삼계탕을 커피잔에 담아내는 지경. 삼계탕에 찹쌀(모찌고미)도 넣고 파랑 대추로 고명도 올렸다. 맥주를 마시는 걸 보고는 할아버지가 기뻐하며 지역 사케를 꺼내오심. 얼굴색도 안 변하고 먹는다고 강하다고 칭찬받았다. 어린이도 과일사라다며 부페식으로 좋아하는 것 잔뜩 퍼서 먹고 형누나동생 잔뜩 있으니 신났다. 94세 증조할아버지도 삼계탕 맛있다고 칭찬해 주셨다. 기뻐.


사실 이모 생일이라고 준비했는데 우리 마지막 날이라고 챙김받는 자리였다. 꼬마야들도 편지 써주고 종이접기로 만들어준 꽃이라던가 박스에 애정을 꼼꼼히 담아서 줬다. 이모는 배쓰볼이나 학용품 할머니는 여러 색깔 참깨가 들은 식재료나 간장, 작은 앞접시(마메사라) 동화책..

잔뜩 선물도 받고 집에 안 가겠다고오오오오 반쯤 늘어져서 흘러내리는 아들내미를 등에 업고 귀가했다.

어린이와 함께 왔기에 가족생활에 폭 빠지게 해 준 것 같다. 뭔가 애틋하긴 하지만 감정에 안 빠지고 애 들쳐매고 자연스러운 안녕도 되고.


마지막 밤, 어린이가 이거 욕조 살 수 없냐고 몇 번이나 묻던 일본 탕에서 참방거리다가 나와서 내일 갈 짐가방을 싸는 동안 기절. 와글와글 시끌벅적 행복한 밤.

우리가 정말 여기서 잠시 살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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