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홈스테이 꼭 다시 만나
마지막날은 특별하지 않다.
홈스테이 엄마 M씨가 오전 휴가를 내고 가나자와 역으로 배웅해 줬다. 도서관이며 많은 곳을 같이 다닌 멤버 A씨도 함께 왔다.
가나자와에서 시라카와고와 게로온천 방향으로 여행할 계획이었는데 버스를 예약하지 않았더니 자리가 없다. 홈스테이에서 다 준비해 주셔서 여행 레이더가 영 게을렀네.
대신 토야마행 기차를 타고 기차 타고 내려가기로 급 수정.
이날 찍은 사진들을 보면 유독 내 표정이 밝고 명랑하다. 한 주간 잘 돌봄 받은 덕인 듯
이 첫 홈스테이 경험을 통해 정말 많이 위로받았다.
여느 엄마들이 그렇겠지만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면 정말 혼자라는 게 절감되는 순간들이 있다.
나는 양가 부모님도 멀리 계셔서 애 맡기지 못하고 화장실에도 애 안고 들어가고, 서서 미역국 마시고, 하루에 애 기저귀는 일곱 번 갈아주면서 생리대 갈 시간이 없어서 - 정말 이상한 말 같지만 영아를 키우는 모든 엄마는 공감할 거다 - 오버나이트 생리대를 쓰며 살았었다.
SNS에서 돌았던 전율 하듯 몸을 떠는 엄마처럼 누구에게도 화내지 못하고 아이에게 나쁘게 하지 않으려고 이를 물고 노력하지만 하루가 매일 힘들었던 날들. 여느 맞벌이처럼 아빠는 가버리고 아이를 재우고 나서 들어오는 사람이 숨만 쉬어도 미운, 시간을 살다가.
애들이 그렇지, 건강하네. 식당에서도 다들 그러려니 해주고
아이에 대해 곤두서지 않는 넓은 공간에서 애들을 좀 풀어두듯이 두고 아동바동 하지 않는 나들이.
아이도 나도 너그럽게 받아주는 경험
히포라는 공간이 그랬는지, 아니면 내가 만난 이들이 그렇게 연결되었는지 싱글맘&아들 페어 사람들끼리 모여서 서로를 의지하던 순간들. 더 굳세게, 다 해나가면서 아이를 의지하면서 고민하는 엄마
옆에서 느슨하게 돌봄을 거들어주는 사람들.
정말 고마웠다.
처음 만나는 외국인과 육아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누는 것도 생경했고.
말이 서툴러서 오히려 이해했을까 하고 서로 표정과 눈을 살피는 대화도 깊게 닿았다.
그래서, 홈스테이를 꼭 기록하기로 했다는 이야기.
이 뒤에도 일주일간의 우당탕탕 여행기가 있지만 - 재미있고 알찬,
여행기는 좀 더 뒤에 쓰고 다음엔 두 번째 홈스테이를 써야지.
첫 번째가 너무너무 좋았어서 공정하게(?) 다른 홈스테이 이야기도 적어두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