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규칙적인 생활을 하시는 편인가요?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출장을 다녀온 남편이 집 안을 둘러보고 있다. 아내의 취미가 ‘가구 옮기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번은 좀 달랐다. 결혼시절 내내 품고 보듬어오던 가구들은 그대로였지만 분위기가 새롭게 달라져있었다. ‘이삿짐 아저씨들이라도 왔다 간 것일까?’. 일리터 쓰레기 봉투도 무거워 버려달라고 부탁하던 연약한 아내였는데. 집을 비우고 돌아오면 늘 가구들의 배치가 달라져 있었다. 아내는 작은 거인이었다.
“당신 그렇게 서있지 좀 말고 여기와 앉아 봐 바! 여기서 바라보는 뷰가 끝내준다?”
올 겨울 주방에 빛이 잘 들지 않아 늘 어두침침했다. 식탁에 오래도록 앉아 커피도 마시고 책도 읽고 싶은데 영 분위기가 나질 않았다. 식탁은 말 그대로 밥을 먹고 치우기 위한 제역할 밖에 할 수 없었다. 가구공장에 직접 찾아가서 제작한 내 우드슬랩 식탁에게 문득 미안해졌다. 창 밖에서 내리쬐는 햇볕이 따사로운 봄이 되자 나는 드디어 마음먹었다.
언제부터인가 가구를 옮기는 게 취미가 되었다. 같은 가구의 위치를 바꿔주면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새로움’은 머무르는 사람의 기분을 북돋아준다. 가구를 옮기기 전에 먼저 사이즈를 잰다. 무턱대고 움직였다가 옮기려는 곳의 사이즈가 맞지 않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무거운 가구를 낑낑대고 들고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경험은 썩 유쾌하지 않다. 다행히 식탁은 거실 창 가운데 잘 맞아 들어갔다. 아이보리색 샤시와 원목의 톤도 한결 조화로웠다. 햇빛 아래에 둔 원목 식탁은 더 따뜻한 공간이 되었다. ‘식탁을 이사하길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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