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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Jan 18. 2017

변명, 혹은 용기

창작의 고통이 무거워서 은퇴를 했다는 음악가의 이야기를 들었다.

근데 창작이라는 것이 하고자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기성품처럼 뚝딱 생산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창작을 그만둬야지라는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그때부터 머릿속이 하얀 백지장이 되어 창작에 대한 그 어떠한 부담이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그 음악가가 그렇게 말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의 고통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컸거나 더 이상 스스로를 뛰어넘고자 하는 자신감 또는 의지가 결여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창작활동이라는 것이 하고자 하는 의지에 앞서 할 수밖에 없는, 하지 않을 수 없는, 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어쩌면 자신의 의지와는 별개의 문제이고, 또 그렇게 시작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는데 이쯤에서 그만둘 수 있는 그 음악가의 '자유의지' 가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

그 음악가야말로 진정한 용기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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