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머리 노랗고, 피부 하얗고...
한국에서 살 때, 네덜란드 백인 친구가 한 말이 있다.
한국 사람들이 다 똑같이 생겨서 누가 누군지 잘 구분하지 못하겠다고.
그 당시, 난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불쾌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다 우리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데, 남과 구분이 안 간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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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맹이가 학교 첫날 했던 말이 있다.
‘엄마 다 똑같이 생겼어. 노란 머리에 하얀 피부색..’
그리고 축구 수업을 다녀와서는
‘엄마 나 손흥민 닮았어? 애들이 나 손흥민처럼 생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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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에피소드들의 공통점은 우리도 그렇고, 그 들도 그렇고,
나와는 다른 인종의 얼굴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 같은 인종의 얼굴을 더 잘 알아보는 현상 - '동일 인종 인지 편향 Cross-race effect/
학술적으로 이러한 현상을
‘동일 인종 인지 편향 Cross-race effect’라고 한다.
같은 인종의 얼굴과 얼굴의 표현을 더 잘 알아본다는 현상으로 인종을 망라하고 적용된다.
하물며 얼굴에 드러난 미묘한 감정표현도 같은 인종끼리 더 쉽게 인지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논쟁이 분분한 이론이다.
어려서부터의 노출 영향인지,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 지배적인 의견은 있지만 정확한 정의를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 두 가지 인종을 물려받은 아이들
한국 엄마와 이탈리아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영국 학교나 병원에서 요구하는 문서에서 항상 요구하는 인종선택란에서 ‘mixed - white and Asian’를 선택한다.
하지만 꼬맹이의 인지능력은 몇 년간의 아시아권 생활로 인해 아무래도 아시안 쪽인 듯하다.
그렇게 보면,
자신의 인종이 아니라, 아무래도 자신이 어려서부터 접했던 환경의 다반수 인종이 그 현상에 영향을 끼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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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을 바꿔서 경험해 보니,
네덜란드 친구가 했던 말이 사실은 불쾌해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그저 다른 환경에서 온 것뿐이고,
그 다름 속에서 솔직함을 표현함으로써 공통점을 찾으려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