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자랑 좀 하고 싶어서요.
김치 한 그릇도 공짜가 없는 곳에 살다 보니 이모님 부르며 밥과 반찬을 리필할 수 있는 한국식당이 더없이 정겹다.
너와 나 사이에 분명하게 그어진 직선보단 양쪽을 넘나드는 꼬불꼬불 곡선이 놓인 한국의 인간미는 마치 엄마 같이 푸근한 달항아리와 흡사하다.
오늘 듣기에, 그나마 명백을 유지하던 흙가마도 집단 이기주의에 부딪혀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한다.
전통방법으로는 물레를 돌리지 않으려는 현상이며,
하물며 전동물레도 일본에서 수입하는 실정이라는 말에 씁쓸했지만,
이 달항아리가 간직한 곡선미만은 누구도 가져갈 수 없으리라.
직선인 듯 착각하면 완만한 곡선으로 이어지고,
모든 것을 수용할 듯한 둥글함으로 연결되는 달항아리는 과도함과 극단성을 배격하는 한국적 미학의 절정을 보여주는 듯하다.
영국집에 두고 오고 가는 지인들에게 자랑 좀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