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 이마트 마케팅실 임원 분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당시 나는 경영 전략 학회 소속이었고 경영 학회 학생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진행한 강연이었다. 전략적 사고, 컨설팅 등에 관심이 있던 학생들 앞에서 이마트 임원 분은 "경영 전략이나 컨설팅은 요즘 별로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인'이다."라고 말했다.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로직컬 씽킹을 공부하며 매주 밤을 새 가며 경영 전략을 구상하던 우리의 시간을 부정하는 것 같았다.
그 이후로 이마트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봤다. 피코크, 노브랜드 등의 PB 상품을 강화하며 상품의 질도 좋았지만 '디자인'이 남달랐다. 심플하면서도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실용성은 물론 '감성'까지 잡았다. 이마트는 신세계 계열인데 생각해보면 '디자인 중시'는 이마트뿐만 아니라 신세계 그룹의 방향성이었던 것 같다. 신세계 백화점은 경쟁사인 롯데 백화점, 현대 백화점보다 뛰어난 디자인 감성이 있다. 신세계의 스타벅스도 마찬가지다. 스타벅스는 미국 본사에서 제시하는 디자인 기준이 있긴 하겠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신세계만의 디자인 감성을 얹어 잘 풀어나가고 있는 것 같다.
나도 마케터로 일하다 보면 디자인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갈증이 생긴다. 이마트 임원 분의 이야기를 대학 1~2학년 때 들었다면 복수전공으로 디자인을 배웠을 것 같다. 지금이라도 디자인을 배우기 위해 관련 서적도 읽어보고 전시회를 보러 다니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 디자인은 비즈니스에서 매우 중요한 소금과 같은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