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하얀 설탕이 가득 묻어 있는 갈색의 빵.
기름에 튀겨져서 부풀 대로 부풀어 오른 빵빵한 빵.
한 입 베어 물면 쫀득함이 입안을 채워주는 빵.
그리고 설탕의 달콤함은 쫀득함이 빠진 자리를 채워주는 빵.
오전 병원 진료를 마치고 나오는데 왜일까, 쫀득하고 설탕을 가득 품고 있는 배배 꼬여진 꽈배기가 번뜩 생각났다.
시장 한편, 철판 위에 가득 쌓여서는 이제나저제나 손님을 기다린다. 3개 이천 원. 찹쌀 도넛보다. 꽈배기가 더 좋은 건 꼬여있는 모양이 주는 재미와 한입 가득 채우는 느낌이 좋아서다. 그리고 적당히 발효가 잘된 꽈배기는 보드랍고, 쫀쫀하며, 절로 우유가 생각나게 하니까.
결국 참지 못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병원 근처 버스정류장 앞의 빵 가게를 힐긋거린다. 있나, 없나. 구석에 베베베 꼬여서는 설탕 옷을 입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들어가려다가 멈추었다. 꽈배기가 앞에 있는데 왜!? 저것이 정답이냐? 물었다. 생각해 보니 내가 원한 건 제빵 집에 잘 구워져 다른 빵과 같이 자리 잡고는 사가기를 바라는 꽈배기가 아니었다. 꽈배기들만 있는 가게에 있는 꽈배기가 먹고 싶은 거였다.
가까운 곳의 시장으로 향했다. 결국 찾았다. 꽈배기와 도넛들로만 가득 찬 가게. 꽈배기 하나를 베어 문다. 포근한 따스함이 있다. 묻어둔 설탕이 입안에서 막 단맛을 터트린다. 씹을 때마다 찰기와 쫄깃함이 느껴졌다. 기분 좋은 만족감. 다 먹고 난 뒤의 아쉬움. 이 맛을 찾고 있었나 보다.
이상하게 뭔가 먹고 싶은데 그게 무엇인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아서 뭐지, 뭐지 할 때가 있다. 그때 이거다 하고 떠올릴 수 있다는 건 삶에 있어서 작은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