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를 붙여요
불안한 일은 느닷없이 찾아와요. 맑은 날 쏟아지는 소나기 같이
어제 같은 일상 속에서 달려 나온 이별같이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 짐작했던 일이 벌어져요.
멀리 보이는 먹구름에서, 자꾸 어긋나는 이야기 속에서. 언젠가 드러나겠지 생각했던 일들이
'이 순간이야!'가 아닌 정말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말이죠.
'지금은 아닐 거야...' 안도하던 순간에 말이죠.
그런 거 같아요.
조금 전에도 그랬어요. 느닷없이 화장실을 찾아야 했으니까요.
갈지도 모르겠다 생각은 했는데... 이렇게 느닷없을 줄은 몰랐거든요.
그래도 잘 해결되었어요. 다른 일도 잘 흘러가겠죠.
소나기의 순간이
이별의 순간이
화장실의 순간이
이미 흘러가 이젠 안주거리가 된 것을 보면 말이죠.
또 만날지도 모르죠 아주 갑작스럽게.
그땐 이렇게 생각할래요.
잘 흘러갈 거라고. 그럴 거라고 말이죠.
2020.08.09일 소나기가 내리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