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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mo life Oct 05. 2020

#17

엽서를 붙여요

아파트 한 켠 놀이터가 한동안 즐거웠는데

이젠 그 즐거움이 사라졌네요.


마스크가 얼굴인 시대. 

2월에 시작된 이 시대는 언제 끝이 날지 기약이 없네요.

답답함에 서둘러 서둘러 집으로만 향하네요.

들어가기 전, 놀이터에 들렸어요. 조용한 놀이터.

아이들은 조용하고 놀이기구는 고요하고.

잠시 얼굴을 벗었습니다.

깊게 숨을 들이쉬고, 길게 내쉽니다.

나무들이 사라락 거립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쉽니다.

주위를 둘러보곤 멍해집니다.

이제 얼굴을 쓰고 숨을 쉽니다. 크게 들이마시고 내쉽니다.

퀴퀴한 맛이 납니다.

내일은 다른 얼굴을 챙겨야겠습니다.


아파트 한 켠, 놀이터도 숨을 내쉽니다.

걷다가 돌아봅니다.

고요한 놀이터가 고요하게 있습니다.




2020.10.04일 추석 연휴 마지막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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