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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뒹구리 Feb 05. 2021

08. 투자의 시작

FLEX

집뒹구리 이야기


08. 투자의 시작

FLEX




 투자는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일단 돈이 많아야 투자가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편은 자본주의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미국 주식에 투자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나는 투자를 할 여력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편이 주식을 살 때 응원하면서 나도 같이 투자를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남편이 나보고 따로 주식을 사보라고 한다.


  나는 ‘이 사람이 진심으로 하는 말인가’ 싶어서 빤히 쳐다보았다. ‘월급으로 생활해도 마이너스인데 무슨 돈으로 투자를 하라는 거지?’ 처음에는 할 만한 돈이 없다고 했다. ‘당장 애 양말도 못 사주는데, 무슨 돈으로 투자를 하냐’고 했다. 그랬더니 남편은 ‘생활비를 더 아껴보자’고 했다. ‘더 쓰지 말자’는 말에 짜증이 났다. 지금도 아끼면서 사고 싶은 것도 못 사는데 더 ‘아.껴.보.자.’니, 헛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빨래를 개며 생각해보니 비상금으로 모아둔 돈이 생각이 났다. 생활비처럼 지금 당장 쓸 돈은 아니었고, 예상치 못한 경조사비를 위해 모아두고 있던 돈이었다. ‘그래. 어차피 들고 있을 비상금인데, 은행에 맡긴다는 생각으로 넣어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의 주식 투자가 시작되었다. 매달 10만원씩 투자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10만원을 환전하면 SPHD 2주를 살 수 있고, 2주의 배당금으로 0.3달러를 받는다. 환율 1,200원기준(2021.01.20 환율 1098.90원)으로 월마다 360원의 배당이 나오고, 1년으로 따지면 4,320원을 받게 된다. 10만원을 은행에 넣어두고 1%의 이자 받는다면 1,000원 밖에 못 받는다. 하지만 10만원으로 주식을 사면 4%의 수익을 보는 것이다! 개이득!


  이렇게 은행의 이율보다 높은 수익률이 좋다는 단순한 이유로 투자를 시작했다. 나는 10만원으로 살 수 있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가진 회사들 중에서 배당도 주는 회사들을 위주로 찾았다. 월마다 10만원씩 환전을 했고 비교적 안전한 ETF부터 샀다. (투자에 안전한 것은 없다.) 그리고 내가 아는 큰 기업들을 중심으로 관심이 가는 회사의 주식을 하나씩 살펴보았다.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사는 흔한 1인인 내가 알 정도의 회사들이라면, 세계적으로 아주 큰 회사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투자를 시작하면서 ‘얼마의 돈을 가지고 있을 때, 어느 정도의 배당을 받을 수 있는지’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흔히들 말하는 10억이라는 금액으로 계산해봤다. 환율이 1,200원(수시로 변동됨, 2021.01.20 환율 1098.90원)이고 SPHD가 40달러(매일 변동되며, 2021.01.20 한주 가격은 38.76달러이다.)라고 가정했을 때, 월배당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내가 SPHD를 예로 드는 것은, 주식의 가격이 저렴하면서 비교적 변동성이 적기 때문이지, SPHD에 투자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10억이라는 돈이 있으면, SPHD라는 ETF 주식을 20,833주를 살 수 있다. 한 주당 배당금을 0.15달러로 계산했을 때, 매월 3,125달러를 받는다. 이 금액은 원화로 환산하면 375만원이다.


  10억을 1% 금리인 은행에 넣어두면 1년에 천만원을 받는다. 하지만 SPHD에 넣어두면 4,5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내 연봉이 3,000만원이 안 되는 지금, 10억만 있으면 내 연봉보다 훨씬 많은 돈을, 내 노동이 없이 돈을 통해서 받게 되는 것이다!





  10억은 너무 많으니 5억으로도 계산을 해보았다.


  환율이 1,130원(수시로 변동됨)이고 SPHD가 40달러(매일 변동되며, 2020/11/28 지금은 37.56달러)라고 가정했을 때, 월배당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5억이라는 돈이 있으면, SPHD라는 ETF 주식을 11,062주를 살 수 있다. 한 주당 배당금을 0.15달러로 계산했을 때, 매월 1,361.47달러를 받는다. 이 금액은 원화로 환산하면 187만원이다. 배당소득세 15%를 제외해도 159만원이 통장에 들어오게 된다. (엇, 지금 내 급여...) 게다가 배당금은 매년 오르니 이것보다 더 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주식은 안전자산이 아니다라는 점이다! 주식은 시장의 상황에 따라서 롤러코스터를 탄다. 내가 주식을 처음 시작했을 때 SPHD의 주식 가격은 39달러였다. 투자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최고가 42달러까지 오르다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32달러까지 하락했다. 최고가 대비해서 23%가 감소한 것이다. 주식에 돈을 투자하려면 이런 하락장을 버틸 만한 현금 정신력이 있어야 한다.


  원금 손실을 입고 싶지 않은 분들은 안전하게 은행에 넣고 그에 맞는 보상을 받으면 된다. 10억을 은행에 넣은 후 1년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천만원을 받는 것도 상당히 괜찮은 일이다.


  당장 100만원의 투자금도 없는 나로서는 빨리 돈을 불리기 위해서 주식을 선택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릴 때 더 공격적으로 배팅을 하고 싶어서 주식이라는 곳에 돈을 넣은 것이다. 개인의 차이이므로 본인의 의견대로 투자하면 된다.



  나는 하락장을 맞이할 때 *물타기(주가가 떨어질 때 계속 매수해서 평균값을 낮추는 일 *코스트 에버리지)를 할 현금이 없었다. 그래서 온몸으로 하락장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그래도 그것을 버텨낼 힘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배당Dividend이었다.


  회사에서 매출이 나면 운영비를 처리하고 남은 돈을 주주들에게 준다. 기업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주주들이 투자를 해 준 것이니, 그 이익이 나왔을 때 주주들과 나누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업이 열심히 일해서 만든 돈을 주주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배당이다. 이 배당은 아주 적지만 때가 되면 항상 나오며 조금씩 오른다.


  하지만 순수익이 남지 않는 회사들은 배당을 줄 여력이 없을 수도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사회 활동이 멈추면서 기업들도 실적이 나지 않았다. 그로 인해 배당을 줄 수 없는 회사들도 생겼다. 이 때 하는 것이 배당컷Dividend Cut이다. 그래서 회사의 실적발표를 잘 확인하고 재무상태를 항상 확인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주주들은 배당을 받을 목적으로 회사의 주식을 산다. 그런데 배당을 주지 않거나 배당을 삭감해서 주면 그 회사의 주식을 팔고 다른 회사의 주식을 사게 된다. 그러면 그 회사는 자본금이 부족해진다. 회사는 주주들이 투자금을 빼지 않도록, 주주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 배당을 주어야 한다. (미국 기업문화가 그렇다.) 그래서 어떤 회사는 빚을 내서 배당을 올려주는 회사도 있으니 잘 확인하면서 매수해야 한다.



원달러



  앞선 포스팅에서 돈은 무엇을 교환하는 수단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돈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와 바뀌는 일이다. 돈이 우리의 손 안에 있다면, 무엇인가와 계속 바꾸어 주어야 한다. 그것이 소비의 형태이든, 투자의 형태이든 돈은 모두 사용되어져야 한다.


  돈은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고 그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돈을 현금으로 쟁여두고 있다면, 가치를 잃도록 방치하는 것이다. 나는 돈의 주인으로서, 돈이 일할 수 있는 곳으로 취직시켜주어야 한다. 그렇게 돈을 가치를 잃지 않는 것으로 바꾸어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재테크이며, 투자이다.


  투자, 라고 하면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돈을 지키기 위해서 해야 하는 것이


  바로 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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