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포크너 《소리와 분노》(문학동네, 2013) 1930년 미국문학
(p.76) 시계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내 뒤에 서 있는 캐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지붕 소리가 들렸다. 비가 아직도 오네, 캐디가 말했다. 나는 비가 싫어. 다 싫어. 그러고 나서 캐디의 머리가 내 무릎 위에 왔고 그녀는 나를 붙들고 울고 있었고 나도 울기 시작했다. 그다음에 나는 다시 불을 바라보았고 그 환하고 매끄러운 모양들이 다시 움직였다. 시계와 지붕과 캐디의 소리가 들렸다.
(p.101) "커튼에 창틀 그림자가 보이니 일곱시에서 여덟시 사이일 것이며 시계 소리를 듣고 있는 나는 또다시 시간 안에 있는 것이다. 시계는 할아버지 것이었으며 아버지가 그것을 내게 주며 말하기를 내 너에게 모든 희망과 욕망의 능묘를 주니 네가 이것을 사용해 인간의 모든 경험이 결국은 부조리함을 알 것이며, 이는 네 개인적인 필요에 맞되 네 할아버지나 할아버지의 아버지에게 그랬던것보다 나을 바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드니 마음이 아프구나. 내 너에게 이것을 주는 건 시간을 기억하라 함이 아니라, 이따금 잠시라도 시간을 잊느라는 것이요, 시간을 정복하려고 인생전부를 들이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p.137) 내가 무슨 짓을 했다고 이런 애들이 생겨났을까 벤저민으로도 벌은 충분했는데 이제는 캐디까지 더이상 내 생각은 전혀 하지 않으니 제 엄마인데 내가 저 때문에 고통을 겪었는데 저를 위해 꿈을 가지고 계획을 세우고 희생을 했는데 내가 음침한 골짜기로 내려갔는데 저가 눈이 밝아져 그 뒤로는 이기적으로 내 생각은 조금도 안 해요 캐디는 어떤 때 보면 내 자식인가 싶어요 제이슨은 달라요 내가 처음 품 안에 안고부터 줄곧 한순간도 나를 슬프게 하지 않았어요 그때 난 알았어요. 제이슨은 나의 즐거움이요 나의 구원이 되리라고 내가 지은 죄가 무엇이는 벤저민으로 그 벌은 충분히 받은 줄 알았어요 내 자존심을 버리고 자기가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결혼한 데 대한 벌인 줄 알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