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임 머신 – 수치심을 무기로 삼는 사회를 비판하다

캐시 오닐의 책 『셰임 머신』을 읽고

온라인에서 쏟아지는 수치심의 화살, 그것을 '정당한 비판'이라 믿는 사람들.

『셰임 머신』은 비만, 중독, 빈곤, 외모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이 현상을 해부한다.

읽는 동안, 나는 화내던 습관 대신 ‘구분하는 힘’을 얻었다.



『셰임 머신』 – 수치심 산업을 해부하다


프롤로그

온라인 커뮤니티를 둘러보다 보면, 사람을 향해 수치심을 던지는 글과 댓글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문제는 그것이 마치 ‘정당한 비판’인 양 포장되어 있다는 점이다. 나 역시 그 광경을 볼 때마다 불편함과 환멸을 느꼈다.
그런 내 마음을 꿰뚫는 듯한 책이 바로 캐시 오닐의 『셰임 머신』이었다. 수치심을 무기 삼아 돈을 버는 개인과 기업, 그리고 그 구조를 비판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는 소개에 마음이 끌렸다. 나는 이 책이 ‘수치심을 주는 것이 왜 정당하지 않은지’ 명확하게 보여주길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포인트 1 – 수치심을 먹고 자라는 산업

책의 1부는 비만, 중독, 빈곤, 외모 네 가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저자는 각 주제에서 수치심을 이용해 돈을 버는 산업과 기업을 데이터와 통계로 해부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커뮤니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편적인 비난과 달리, 통계학자의 시선으로 자료를 꼼꼼하게 분석해 허점을 짚어내는 태도였다. 그 꼼꼼함 덕분에 비판이 감정적 공격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는 사실이 뚜렷하게 보였다.


포인트 2 – 아쉬움이 남은 빈곤 파트

다만 빈곤 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복지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다가, 결국 조건 없이 가난한 사람을 지원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복지 악용 문제는 어떻게 다룰 것인가? 책이 던진 질문이 오히려 나에겐 또 다른 질문을 남겼다. 비판과 대안의 균형을 조금 더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포인트 3 – 마시멜로 실험의 재해석

가장 흥미로웠던 건 마시멜로 실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었다.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마시멜로를 참는 아이 = 성공 가능성이 높은 아이’라는 결론을 반복해왔지만, 저자는 부모의 부와 교육 수준을 통제해 실험을 다시 해석한다. 그 결과, 참을성 부족은 결함이 아니라 환경의 산물임이 드러났다. 이 발견은 내가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믿음을 뒤집었다.


포인트 4 – 독서가 주는 변화

아직 2부의 ‘해결책’까지는 읽지 못했지만, 책을 읽으며 느낀 변화가 있다.
AI를 자주 활용하는 나는 가끔 ‘혹시 뇌가 퇴화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책을 꼼꼼히 읽다 보니, 오히려 생각이 선명해지고 뇌가 단련되는 느낌이 들었다. 드라마나 영화도 좋아하지만, 책이 주는 사고력의 자극은 확실히 다르다.
요즘처럼 인스타, 블로그, 챌린지, 살림, 육아로 바쁜 나날 속에서도 독서 습관만큼은 놓치지 않겠다는 다짐이 더 강해졌다.


에필로그 – ‘셰임 머신’을 구분하는 힘

이 책을 읽고 난 후, 커뮤니티에서 수치심을 던지는 글과 댓글을 보면 예전처럼 즉각적으로 화내지 않는다.
“아, 이건 셰임 머신의 한 형태구나.”
이렇게 분류하며 담담하게 넘길 힘이 생겼다. 나를 불필요하게 소모시키던 감정을 거둬들이고, 한 발 떨어져 상황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책은 아직 끝까지 읽지 않았지만, 이 변화만으로도 읽은 보람이 충분하다. 남은 2부까지 완독하며, 더 단단한 ‘면역력’을 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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