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spnea#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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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5일 차.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했던가. 어느 정도 적응한 것 같다. 책도 열심히 읽고 있고 영화도 열심히 보고 있고 생각도 많이 하고 있고 할 일들도 순차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이번 주에 놀러 가기로 했던 친구들의 단톡방에선 어디 가는지 동선을 짜고 서로 신나 할 때 나가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런 마음도 수그러들어 이제는 좀 덤덤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오늘이 만우절이라고 이래저래 다들 장난을 치고 있다. 결혼 청첩장을 보내거나 건강 코로나 양성이라든가 혹은 푸틴이 암살당했다던가 그런 것들.. 어렸을 땐 만우절도 하나의 이벤트적 기념일의 의미가 커서 뭐 사실 너 좋아했네 어쩌네 이런 이야기들이 만우절 거짓말로 오고 갔는데 이젠 나이가 먹어서 그런가 푸틴 암살 같은 이야기들이 올라오네. 다만 아쉬운 것 중 하나는 그냥 안에 있어도 바깥 날씨가 너무 좋은 게 느껴져서 그게 아쉽달까.. 창을 통해 밖을 바라보면 산수유가 만개한 게 보이는데 직접 보질 못해 아쉬울 뿐. 그러고 보니 다음 주에는 벚꽃이 만개할 거라고 이야기들 하던데 다음 주에 격리되는 사람들은 꽃구경도 못하겠군. 물론 나도 이번 주 일정들이 많이 빠그라져서 처음에는 분노했는데( 특히 커피 시험 같은 경우에는 앞으로 5월 6월 일정도 어그러질게 보여 걱정이다) 뭐.. 이제는 그것도 그냥 어쩔 수 없이 벌어진 일이니 그러려니 하며 감내하는 단계까지 온 것 같다. 그냥 나랑 시기가 안 맞았던 거지 뭐. 그걸 어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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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호를 치며 열고 들어가고 닫으며 괄호를 친다. 삶은 계속되는 괄호와 괄호로 이루어져 있는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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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잠깐만. 라면이 너무 먹고 싶은데? 라면.. 라면.. 누가 끓여서 갖다 줄 수는 없겠지..? 라면 배달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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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한 7시부터 블랙 컴뱃, 롤 결승 단톡, 생존 남녀를 쭉 보고 월클 FC 2가 시작한 걸 이제야 알아서 정주행 중. 아 시간 잘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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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듯이 산다고 진짜로 죽은 것은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