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마지막 인사를 하러 온 것일까

Dyspnea#51

by Man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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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이전에 다녔던 스튜디오에 찾아가는 꿈을 꿨다. 꿈을 꾸면서 꿈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꿈이라는 걸 인지하고 조금 더 용기를 냈을까? 꿈에서 깨고 나니 꿈이라는 게 신기하게 느껴졌던 것은 대표님과 실장님의 캐릭터가 실제와 똑같이 구현이 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마치 누가 설계를 해놓은 것 마냥 말이다. 이 세계를 언제 방문할 줄 알고 누가 이렇게 구축을 해 놓은 것일까? 대표님을 찾아뵙고 잘 지내시고 계신지 안부를 물었다. 여전히 잘 된다는 답을 들었고, 지금 다니고 있는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도 어렴풋하게나마 해주셨다. 그냥 그 정도의 이야기들을 서로 주고받았다. 서로 어느 정도의 형태를 지키면서 하는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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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 친구들이 정말 많이 결혼을 한다. 지금까지 내가 스튜디오를 계속 다녔었다면 햇수로 5년 차. 실장의 자리까지 올라갔을 시간이다. 만약 그랬다면 내 친구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결국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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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요즘 예전에 참고하려고 팔로우해두었던 웨딩 스튜디오 업체 혹은 작가들의 인스타그램 계정들을 하나둘씩 정리하고 있었다. 스튜디오를 나온 지도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이제야 정리할 생각이 든 것도 조금 늦은 것이겠지. 이런 때에 스튜디오 꿈을 꾼 것은 무슨 의미일까? 내게 마지막 인사를 하러 온 것일까 아니면 다시 시작해 보라는 마음을 전하러 온 것이었을까? 그건 아무도 모르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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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를 나온 이후로 한 번도 대표님과 실장님들께 안부를 전하지 않았다. 그 후 내가 자리를 확실히 잡지 못했기에 창피한 것도 있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기에 찾아간다 해도 조금은 자리를 잡은 이후 안부를 여쭙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금의환향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내가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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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들이민다 하더라도 사진은 정말 재미있게 했던 것 같아. 그리고 지금까지 했어도 재밌게 했을 거라는 것을 확신하고. 그래서 미련이 알게 모르게 내게 남아있나 봐. 내가 사진에 질려서 그만두었던 것은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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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주책맞게 또 눈물이 나네. 이 밤중에 일어나서 갑자기 무슨 일이람. 내일, 아니 오늘을 위해서는 얼른 이 감정을 추스르고 잠에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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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런 꿈을 꾸고 하루를 시작한 것치고는 그래도 기분이 꽤 상쾌한 편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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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는 별로 재미가 없다. 꽤 상쾌하게 시작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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