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미널 스페이스(liminal space)

by 매너티연



Liminal Space

본래 하나의 장소 또는 다른 장소도 아닌, 제3의 공간의 한 유형을 말한다. 사적공간과 공적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진 상태라고 설명한다.
Liminal이란 ‘문간방, 문턱’ 또는 ‘경계’를 의미하는 라틴어 Limen을 어원으로 한다. 한국어 권에서는 전이공간 혹은 역공간이라고도 번역된다.
— 나무위키


구글에 영어로 리미널 스페이스를 검색하면 말로 설명하기 힘든 특정 공간에 대한 이미지가 조회된다. 마트, 지하철, 놀이방, 놀이터, 가본 적 있었던 공간, 호텔 복도, 수영장 등등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장소에서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는 어둡고 공간을 보여준다.


리미널 스페이스를 보는 순간, 기시감, 친숙하지만 아닌듯한 괴리감, 공포, 고립감, 이질감 등 불편한 감정을 느꼈다.


귀신이 나올 거라는 두려움도, 살인자가 숨어있을 거라는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었지만 필자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외롭다.'라고 느꼈다. 분명 어딘가에는 사람의 흔적이 있어야 하지만 그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세상에 홀로 존재하는 듯한 또는 우주를 떠도는 미아가 된 듯한 두려움을 느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반 헤네프(네덜란드의 인류학자)는 리미널을 일종의 애매성, 즉 어떤 결과로 생긴 사회, 문화적 상태의 속성들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반 헤네프 외 여러 학자들 또한 리미널의 상태를 애매하고 중간적인 상태, 또는 전환 상태로 정의 및 해석했다.


많은 사람들이 삶의 어떤 지점에서 고립감을 느끼고, 조급해지고, 방황하기 시작한다.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작을 할 준비가 되었지만 시작도, 행동도 할 수 없는 애매한 상태에 있다. 그럴 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존재론적 공포가 밀려오며 이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조급함을 느낀다.


이런 상태에 지속해 있을 때, 많은 사람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에서 아무런 행동도 없이 고립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앞으로 나아갈 수도 뒤로 퇴보할 수도 없다. 평생 이 공간에 갇혀 고립되어 있을 거라는 착각을 일으키며 혼란스러움, 좌절이 동반된다.



지금 내게 놓인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면 ‘리미널’이라고 명명하고 싶다. 그래야만 마음속 조급함과 답답함을 받아들이고, 다음 단계로 갈 체력을 비축해 두고, 다독이며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을 것만 같다.




__매너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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