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는 어떤 만화책의 대사 한 구절이
어떤 철학자가 남겨놓은 유산처럼 여기저기 인용되어 왔다.
이 구절은 도망친 자에게 가혹한 비난의 화살이 되었고,
도망치고 싶은 자에게 비겁한 인간이 되지 말라며 엄격한 기준을 들이밀었다.
어떤 상황에서든 도망친 사람에겐 낙원은 없어도 잠시 숨 쉴 구멍은 생긴다.
도망친 사람을 비겁하고, 나약한 인간으로 만드는 도덕적 프레임은
보편적인 인간의 기준이 나약하지 않고 열등할 수 없는 존재로 전제를 깔았다.
인간이 언제부터 대쪽 같은 올곧은 마음을 가지고 진화했나?
수 세기 전부터 인간의 추악한 욕망과 간사한 마음은 늘 경계되어 왔다.
제 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못하는 인간은 자신이 끝내 되고자 하는 이상향의 모습을 얻을 수 없고,
그토록 외면하던 추악한 모습을 바라보고야 비로소 깨닫는다.
스스로가 ‘나는 한낱 나약한 인간에 불과했구나’하며 외면하고 싶던 자신의 오만함과
비겁한 내면을 끝내 직면하고서야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 자신에 대한 외면을 우리는 어리석다고 하기도 한다.
게임에서도 레벨이 존재한다. 레벨은 플레이어가 직관적으로 표기된 숫자로 알 수 있기에
자신의 실력을 비난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게임 특성상 레벨이 올라가면서 함께 성장하는 것도 관찰할 수 있기에
자신의 기준을 적절히 평가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적정 수준에 맞는 게임을 하며 쉽게 성장할 수 있다.
도망의 기준은 타인이 정할 수 없다.
__매너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