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인간 군상

내현적 나르시시스트

by 매너티연


‘내가 뭘 잘못했는데! 다 좋자고 한 거야!‘

‘얼마나 잘해줬는데! 네가 그러면 안 되지’

‘나는 늘 주기만 하고 받진 못하네..’

‘내가 포기하고 배려할게.. 너의 마음이 편했으면 좋겠어 ‘



요구하지 않은 배려로 은근하고 은밀하게 정신적인 부채감을 씌운다. 세대를 가리지 않고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들은 짙은 안개처럼 모호하고 얕은 물과 모래를 섞은 질퍽거리는 에너지를 흘리며 끝내 역겨움까지 느끼게 만든다.


겉은 수동적인 인간이자 착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늘 양보는 적극적으로 하지만 끝내는 피해자역할을 자처한다. 사회적 페르소나가 너무 두꺼워 거짓자아에 과하게 몰입한다. 가면이 너무 두꺼운 나머지 내부 기준이 없어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린다. 내적 서열질로 자신보다 우월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말이라면 옳고 그름 따질 새도 없이 덜떨어진 영구처럼 무조건적으로 따른다.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제외하면 공들인 성취나 결과물이 없어 열등감이 심하다. 자신의 열등함을 건드리는 주제는 얼른 다른 주제로 전환한다. 본인의 열등이 비교불안이 되어 타인의 말을 끊어버린다. 자신이 아닌 타인의 칭찬이 오가는 자리에서 침묵을 유지하거나 황급히 대화 주제를 바꿔버리는 치사한 태도가 가히 역겹다. 옳고 그름을 지적하기에 모호하기 짝이 없는 행동들을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들은 늘 스스럼없이 행한다.


착한 사람은 되어야겠어서 타인의 욕구를 우선순위에 놓고 자신은 외면한다. 그리하여 생긴 억압된 욕구가 가득해 지질하고 간접적인 방식으로 욕구를 우회해서 표현한다. 직접적이지 않아 의도를 유추하게 만들어 에너지를 쓸데없이 소모시킨다. 이런 류를 '에너지 뱀파이어'의 한 종류라고 말하기도 한다.


‘착한 사람 가스라이팅’에 당한 사람들은 남녀노소 어른아이 불문하고 누구나 내현적 나르시시스트에 죄책감을 느낀다. 왜냐?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들은 자신의 헌신, 볼품없음, 무한한 희생을 빌미로 ‘아무리 잘해줘도 외면받는 착한 사람‘ 이미지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은 그 사람의 희생에 늘 죄책감을 느낀다. 그러나 아무도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이 관건이다.


타인에게 과하게 친절하고 본인의 욕구를 숙이며 수동적이고 겸손해 보인다. 이유는 자신의 사회적 이미지를 위해 내면의 자아를 버렸기 때문이다. 그들이 자신의 희생에 비해 돌아오는 게 없다고 느낀다면 그건 자기 자신을 배신한 결과인 셈이다.


그들은 희생한 사람을 미워하거나 배신하면 나쁜 사람이 되어 비판받는 두려움을 통제수단으로 사용한다. 그건 본인도 다른이들에게 미움받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기 때문에 가스라이팅으로 착한 사람 가면을 유지한다.


결국은 수동적인 이미지는 타인에게 미움받는 두려움이 극도로 크고, 외면당한 수치심이 일반인에 비해 무지막지하게 큰 원인으로부터 온다. 이 이미지는 "나는 순수해요. 아무것도 몰라요. 나는 당신들에게 희생을, 사랑을 듬뿍 담아서 드려요." 희고 고운 눈 같은 순수함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들의 본질은 흰 눈 아래에 덮힌 진흙, 그것이 본질이다. 이들은 착한 이미지를 이용해서 결국에 본인들이 헌신한 것을 되돌려 받기 위한 작전을 쓴다. 자신의 삶에 이룬 것이 없으니 내가 타인에게 준 사랑이라도 되돌려 받아야 한다는 심리이다. 가까운 사람에게 여간 피곤한 인간들이 아니다.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를 상대하는 사람들에게


웬만하면 내현적 나르시시스트와 엮이지 말고, 요구도 하지 말고, 질문도 하지 말길 바란다. 이들은 내현적 나르시시스트지만 내면의 자기애는 비대해서 조금이라도 추켜세워주면 의기양양해진다. 그래서 겉은 수동적이지만 은근하게 요구하고, 희망사항이 늘어난다. 내현적 나르시시스트가 주변에 있다면 그들을 엑스트라 정도로만 생각하고 대해야 한다. 사회적 왕따를 스스로 자처하는 사람들이며 가까운 사람을 서서히 침식시키는 더러운 기운을 괜히 섞지 않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나쁜 사람이 될 용기, 이기적이어도 된다는 생각을 갖기 전에, 내현적 나르시시스트에 대한 공부, 그 사람의 말들을 기록해 보는 것도 좋다.


괜히 많은 말이 오가며 질척거리고 모호한 에너지에 사로잡혀서 피곤해지기보다 그들의 말과 화법을 기록하고 심리를 분석해서 그들의 입을 닫고 삐진 척을 통해 수동공격할 때까지 머리 위에 오르길 추천한다. 그들이 삐져있다면 잘해 볼 생각하지 말고 가만히 있는 것을 추천, 계속 그런 상태를 유지한다면 당신 근처에도 가지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 무반응은 거부당한 수치심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그 수치심을 느끼지 않으려고 애써 쿨한척할 것이니 반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모호한 인간의 적은 명료한 인간이다.




__매너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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