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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브로 Dec 05. 2022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하루키

책을 읽고 글을 쓰면 정말 인생이 바뀔까? <12권>

우선 제목을 30자까지 밖에 작성하지 못해, 저자의 이름이 잘렸네요..ㅎㅎ 저자는 세계적인 소설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님입니다.


여담이지만 앞으로는 책 제목이 길면 저자 이름의 일부만 얘기해야될 것 같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책을 읽었습니다. 23년 11월까지 책을 100권 읽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주일에 최소 2권의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합니다.


하지만 저번에 읽었던 '돈의 심리학'이라는 책 이후에,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저번에 읽었던 책이 거의 11월 중순인데 3주 가까이 책을 읽지를 못했네요.. 개인적인 일도 있었고, 연말이라 그런지 정신이 산만하고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던 게 있었습니다.


12월이 되면서 스스로 각성한 계기가 좀 있었고, 다시 책을 읽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정말 infp라 그런지 꾸준히 하지를 못하네요. 반성합니다.)


제가 군 복무를 할 때 책을 꽤 많이 읽었습니다. 그 때는 책읽는 습관이 잡히지 않았고, 우선은 최대한 많이 읽자는 생각에 소설 위주로 책을 읽었습니다. 당시 많이 읽고 좋아했던 작가를 생각해보면 기욤 뮈소, 댄 브라운, 히가시노 게이고 등 다양하게 좋아했었습니다. 또 한국 작가(김진명 작가님, 김훈 작가님 등) 분들의 소설도 많이 읽었습니다. 또 무라카미 하루키 님의 소설도 그 때 처음으로 읽었습니다.


어쨌든 시간이 지나고 최근에는 소설보다 돈, 심리학, 성공 등 관련된 책을 주로 읽었습니다. 그러다 제가 좋아하는 유튜버이신 "이연"님의 채널에서 책을 추천하는 영상을 봤었습니다.


그 책에서 이 책을 이야기를 해주셨고, 저도 바로 이 책을 구매했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님의 소설만 읽다가 에세이 형태의 글은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저는 이번에 아마도 이 책을 세 번째 읽는 것 같습니다. 여러 번 책을 읽다 보니,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랐는데요. 첫 번째 읽을 때는 읽는 내내 심장이 두근두근했습니다. "와! 나도 당장 뛰고 싶다!! 나도 마라톤을 뛰어보고 싶다." 등등의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러닝을 시작했지만 작심삼일이라고 며칠 안 가서 그만 두었습니다. 두 번째 읽었을 때는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아마도 이런 설렘을 느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세 번째 읽는데 뛰는 것에 흥미가 생기기보다는 저자가 달리기를 통해서 하고 싶은 "인생 이야기"가 더 흥미로웠습니다.


저자는 30살 정도에 소설가가 되기로 마음을 먹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하루종일 앉아서 글을 쓰다 보니 글을 쓰는 것은 육체 노동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고 그 때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달리기를 시작해서 42km 풀 마라톤을 매년 달리고, 철인 3종 경기를 하고, 심지어 100km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도 뜁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저자는 마라톤을 뛰다가 다리에 경련이 생겨 걸은 적도 있으며, 페이스 조절에 실패해 이전의 기록보다 좋지 않았던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저자는 계속 달립니다. 매년 마라톤에 도전하고 연습합니다.


심지어 묘비명을 쓸 수 있다면 "작가(그리고 러너),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라고 쓰고 싶다고 합니다. 저자에게 달리기는 인생의 한 부분이며, 그 인생의 철학을 엿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는 시점을 계속 생각해봤습니다. 대부분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부끄럽지만 운동을 즐겨하기보다는 고통스러워 하는 편입니다. 걷는 것은 잘 할 수 있지만 뛰는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런 제가 '달리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는 제 삶이 잘 풀리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거나, 성장해야겠다는 욕구가 강하게 생길 때인 듯 싶습니다. 이번에도 책을 다 읽고 나니까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당장 뛰어야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고민했습니다.


오늘 아침 책을 다 읽었는데 당시 기온은 영하 8도였습니다. 나가기 너무 추웠습니다. 뛰면 왠지 감기에 걸릴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 '5분'만 뛰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이런 추운 날에 5분 정도는 뛰어도 면역력이 줄지는 않겠지?ㅋㅋㅋ 그래 뛰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진짜 5분만 타이머를 맞추고 뛰고 왔습니다. 주변 사람들한테 5분만 뛴다고 하면 비웃던게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5분만 뛰면 그게 무슨 운동이냐" "5분만 할거면 하지마" 등등의 얘기를 들었죠.


저는 그래도 지속하고 싶었습니다. 5분을 뛰어도 매일 뛰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한테는 5분이 적당한 수준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막상 뛰니까 2분 정도 지났는데도 너무 힘들었습니다ㅋㅋㅋㅋ 손은 차가워지고, 마스크를 썼음에도 찬 공기가 목을 고통스럽게 했습니다. (아, 제가 목과 코가 안 좋아 추위에 강박을 가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게 겨우 5분을 뛰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잠깐이었지만 뛰니까 몸에 열이 나고, 달리기를 멈추니까 몸이 추워졌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와 진짜 개춥다, 미쳤다'라며 속으로 투덜대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샤워를 하니까 기분이 좋았습니다. 행동으로 옮겼고, 5분이지만 뛰었습니다. 엔돌핀과 도파민이 나오는 것 같았고 작지만 뭔가를 성취했습니다.


앞으로 매일 5분씩 뛰어 보려고 합니다. 마라톤을 뛰어보고 싶다는 욕심은 없습니다. 그래도 매일 조금씩 뛰다 보면 언젠가는 마라톤을 뛰는 날이 올 수도..? 그래도 한다면 마라톤보다는 철인 3종을 해보고 싶네요.



< 기억에 남는 문장 >


1. 빨리 달리고 싶다고 느껴지면 나름대로 스피드도 올리지만, 설령 속도를 올린다 해도 그 달리는 시간을 짧게 해서 몸이 기분 좋은 상태 그대로 내일까지 유지되도록 힘쓴다.


장편소설을 쓰고 있을 때와 똑같은 요령이다. 더 쓸 만하다고 생각될 때 과감하게 펜을 놓는다. 그렇게 하면 다음 날 집필을 시작할 때 편해진다.



2. 어떤 일이 됐든 다른 사람을 상대로 이기든 지든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보다는 나 자신이 설정한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가 없는가에 더 관심이 쏠린다. 그런 의미에서 장거리를 달리는 것은 나의 성격에 아주 잘 맞는 스포츠였다.



3. 그런 의미에서 소설을 쓰는 것은 마라톤 풀코스를 뛰는 것과 비슷하다. 기본적인 원칙을 말한다면, 창작자에게 있어 그 동기는 자신 안에 조용히 확실하게 존재하는 것으로서, 외부에서 어떤 형태나 기준을 찾아야 할 일은 아니다.



4. 나는 어느 쪽이냐 하면,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혼자 있는 것을 별로 고통스럽게 여기지 않는 성격이다.


누군가와 함께 뭔가를 하기보다는 혼자서 말없이 책을 읽거나, 집중해서 음악을 듣는 쪽을 좋아했다. 혼자서 하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생각해낼 수 있었다.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없이 항상 내 안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런 까닭에 하루에 1시간쯤 달리며 나 자신만의 침묵의 시간을 확보한다는 것은, 나의 정신 위생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작업이었다. 적어도 달리고 있는 동안은 누구와도 얘기하지 않아도 괜찮고, 누구의 얘기도 듣지 않아도 된다.



5. 달리고 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하늘에 떠 있는 구름과 비슷하다. 여러 가지 형태의 여러 가지 크기의 구름, 그것들은 왔다가 사라져버린다.


그렇지만 하늘은 어디까지나 하늘 그대로 있다. 구름은 그저 지나가는 나그네에 불과하다. 그것은 스쳐 지나서 사라져갈 뿐이다. 그리고 하늘만이 남는다.


하늘이란 존재하는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실체인 동시에 실체가 아닌 것이다. 우리는 그와 같은 넓고 아득한 그릇이 존재하는 모습을 그저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6. 여느 때보다 긴 거리를 달린 만큼, 결과적으로는 나 자신의 육체를 아주 근소하게나마 강화한 결과를 낳는다. 화가 나면 그만큼 자기 자신에 대해 분풀이를 하면 된다. 분한 일을 당하면 그만큼 자기 자신을 단련하면 된다.



7. 소설가가 되려는 것과 같은 야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로서는 무엇이 어떻든 간에, 아무 생각 없이 소설이라는 것을 쓰고 싶었다. 


무엇을 쓸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이미지도 없이 '지금이라면 뭔가 나 나름대로의 의미 있는 그럴 듯한 소설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느꼈던 것이다.



8. 자신이 흥미를 지닌 분야의 일을 자신에게 맞는 페이스로, 자신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추구해가면 지식이나 기술을 지극히 효율적으로 몸에 익힐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9. 스피드나 거리는 개의치 않고 되도록 쉬지 않고 매일 달리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그렇게 달린다는 행위가 하루 세끼 식사나 수면이나 집안일이나 쓰는 일과 같이 생활 사이클 속에 흡수되어 갔다.



10. 인간이라는 존재는 좋아하는 것은 자연히 계속할 수 있고, 좋아하지 않는 것은 계속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거기에는 의지와 같은 것도 조금은 관계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 해도, 아무리 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 해도,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오래 계속할 수는 없다. 설령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해도, 오히려 몸에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11.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일뿐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단련하는 것.



12. 장편소설을 쓴다고 하는 작업은 근본적으로는 육체노동이라고 나는 인식하고 있다. 글을 쓴다는 것 자체는 두뇌 노동이다. 그러나 한 권의 정리된 책을 완성하는 일은 오히려 육체노동에 가깝다.



13. 거장이 될 수 없는 세상 대부분의 작가들은 많든 적든 재능의 절대량의 부족분을 각자 나름대로 연구하고 노력해서 여러 측면에서 보강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조금이라도 가치 있는 소설을 오랜 기간에 걸쳐 계속 써나간다는 것이 불가능해져 버린다.


그래서 어떤 방법으로, 어떤 방향에서 자신을 보강해가느냐 하는 것이 각자 작가의 개성이 되고 특징이 된다.



14. 거기에 이르기까지는 집요하고 엄격하고 그리고 참을성 있게 개별 파트의 나사못을 조여 나간다. 물론 시간은 걸린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시간을 들이는 것이 가장 가까운 지름길이 된다.



15. 개개의 기록도, 순위도, 겉모습도,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하는가도, 모두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나와 같은 러너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하나의 결승점을 내 다리로 확실하게 완주해가는 것이다.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P.S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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