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인간의 위대한 질문

예수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

by 박상만
11.jpg?type=w966


앞에 올린 신의 위대한 질문의 후속편이다. 인류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예수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이다. 저자는 서양사람들의 실존적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 놓은 교리와 도그마를 벗어나 21세기 현대인들에게 예수란 어떤 존재인지, 그의 삶의 메세지가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를 고전중의 고전인 신약성경 속의 예수의 말씀과 흔적을 통해 분석한다. 앞권_신의 위대한 질문_에서도 밝혔듯이 이 책들은 어떤 신앙적 기둥을 찾기 위해 읽은 사람들에게는 별 도움이 안된다. 고대언어학을 전공한 문헌학자로서 성서분석과 명상을 통한 자기성찰의 결과로써 도달한 신앙적 삶의 자세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사실 신앙의 언저리에서 서성이는 나는 아직도 인간 예수를 왜 신격화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역시 집권층의 지배논리와 도그마가 만들어낸 것일게다. 만일 지금 예수가 살아 자기에게 입혀진 여러 형상들을 보면 좀 어이없을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성부와 성자와 성령으로 이어지는 삼위일체 중에서 '성령'의 존재가 일반인들에게 쉽게 이해가 되는가?? 상징이 존재를 넘어선다. 어쨋든 책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 보자.

---------------------*


- 그리스도인들이 말하는 '나는 한 분의 신을 믿습니다(Credo in unum Deum)라는 문장은 초월적인 신을 맹목적으로 신봉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인간이 신을 믿는다는 문장은 사실 '우주의 질서를 만든 절대자를 찾기 위해 자신의 삶을 배치하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나는 삶에 대한 신비와 경외심을 찾기 위해 스스로를 부단히 설득하고 있다'는 말이다. 11세기 영국의 안셀무스 주교는 '나는 이해하기 위해서 믿는다'라는 명구를 남겼다. 그는 '내가 나 자신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해 우선순위를 매기고 그렇게 산다면 언젠가 신을 이해할 것이다'로 기도했다고 한다.


- 성서를 믿는다는 것은 구절의 축자적인 의미를 '믿는다'고 단순히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고백한 내용을 일상에서 은유적으로 적용시켜 실천하는 것이다. 예수가 우리에게 '당신은 믿음이 있습니까?'라고 묻는 의미는 '당신은 삶에 대해 깊이 묵상한 적이 있습니까? 삶에서 중요한 것을 찾았습니까? 그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까?'이다. 이것이 믿음이다. 믿음은 실천이다.


- 그리스 철학에서 말하는 진리와는 달리 예수가 말하는 진리는 내적인 결심과 그 결심을 인내로써 지키려는 삶의 태도이다. 진리는 우리가 볼 수 없고 도달할 수 없는 피안의 세계에 존재하면서 우리를 지켜보는 초월주의가 아니라, 인간의 삶에 개입해 우리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고 그것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역동적인 과정으로서의 '믿음'이요 '마음가짐'이다.


- 니체는 그리스도교가 생명력을 잃은 것은 무엇보다도 '의심'을 죄로 치부해 신도들을 맹목적인 인간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누가복음>에서는 '하나님의 나라'가 내적인 상태이며 이웃과의 관계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도마복음>에서는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들 안에 있고 너희들 밖에 있다"고 말한다. 이 문장의 의미는 '하나님의 나라'는 인식의 상태임을 뜻한다. 그것은 인간이 그노시스_자신의 본성에 대한 직관적인 앎_를 획득하면 도달할 수 있는 어떤 것이다. 지적인 지식이 아닌 경험을 통해 얻는 혜안과 직관이다.


- 예수는 어떤 것이 우리 각자의 삶에 가장 중요한 진주인지 찾아나서는 것을 천국이라 정의한다. 보화를 찾는 것은 끝없이 탐구하는 과정이며, 이 과정은 바다에 그물을 치고 그물에 걸린 각종 물고기 중 좋은 것을 선별하는 행위이다. 천국은 그러한 삶의 우선 순위를 아는 지혜이며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 예수는 천국을 겨자씨와 누룩이라고 말한다. 천국은 겨자씨처럼 미미한 것에서 시작한다. 예수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자기혁명은 겨자씨와 같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밀가루 반죽에 누룩이 더해져 누룩 스스로가 변화하듯이 삶 전체가 변화해야 한다. 자신의 삶을 통해 상대방이 천국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는 천국을 경험한 자가 아니다. 이는 에머슨의 시에서 등장하는_ 내가 죽고 나서, 내 삶이 세상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_ 그 삶이 바로 행복이요, 성공이요, 천국이라는 내용과 일치한다.


- 예수는 천국은 인간이 볼 수 있는 장소도 아니고 인간이 존재하는 시간도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라고 말한다. 천국은 죽은 뒤에 가는 곳이 아니라 지금 내가 존재하고 있는 바로 이곳이다. 오늘을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며, 가족과 이웃과 심지어 원수까지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바로 여기가 천국이다.

------------------**


2019년도 이제 2시간 남았다.


금년 1년도 지상의 행복 씨앗을 뿌리기 위해 나름 열심히 생활한 우리 모두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것은 어떨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신의 위대한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