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 아틀 가완디 지음 | 김희정 옮김 | 부키(주) 펴냄 | 2015. 5. >
Being mortal, 번역본의 제목은 '어떻게 죽을것인가'이다. 간결하게 핵심을 짚었지만 조금 하드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아마도 이 책을 대하는 독자층은 적어도 50대 이상이 되지않겠나 짐작해 본다. 젊은이가 읽기에는 너무 우울하고 메스커운 이야기라 생각된다. 그러나 직.간접으로 모든 사람들에 관련되거나 곧 경험하게 될 사안인지라 상당한 반응을 일으킨 테마임이 분명하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아니 생명체는 언젠가 수명을 다하기 마련이다. 자연의 이치 아닌가? 흔히들 우스게삼아 말하는 9988234던가?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일 앎고 죽자는거_지극히 복받은 많은 사람들이 희구사항이다. 그러나 대개의 사람들은 생을 마감하기 전 1~2년 그보다 길게는 5년 이상 병마와 씨름하다 죽음을 맞이한다고 한다.이 책은 의학적 처치가 더 이상 힘든 말기 환자의 경우 보다 인간의 존엄을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미국의 외과의사인 저자는 역시 의사인 아버지 죽음과 그가 치료에 관여한 많은 환자들의 예를 들어 어렵고 힘든 이야기를 설득력있게 기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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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자는 현대 의학 교육이 생명을 구하는 방법에 치중하고 있지 생명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에 소홀했음을 지적한다. 반 세기가 넘는 세월동안 질병, 노화, 죽음에 따르는 여러가지 시련은 의학적인 관심사로 다뤄져 왔다. 인간의 욕구에 대한 깊은 이해보다 기술적인 전문성에 더 가치를 두는 사람들에게 우리 운명을 맡기는 일종의 사회공학적 실험이었던 것이다. 그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그 결과 환자 자신에게나 가족들에게 의미없는 치료와 간병으로 생의 마지막을 보다 인간답게 자기의 정체성과 가치를 보존하면서 삶을 마감할 기회를 잃게 한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노화과정에 관여하는 메카니즘에 대해 확실히 밣혀진 것은 없다고 한다. 나이 들어가면서 우리는 전방위적을 그저 허물어져 가는데 의료전문가들에 따르면 8 가지 일상생활을 스스로 해내지 못할 경우 기본적인 신체 독립성이 결여된 것으로 판정한다. 여기에는 화장실 가기, 밥 먹기, 옷 입기, 목욕하기, 머리 손질 등 몸 단장하기, 침대에서 일어나기, 의자에서 일어나기, 걷기 등이 포함된다. 또한 일상생활의 8가지 독립활동 즉 쇼핑, 요리, 가사 일, 빨래, 약 복용, 전화사용, 외출, 재정관리 등을 혼자 하지 못하면 독립적으로 안전하게 살 능력이 결여된 것으로 본다.
스스로 혼자 설 수 없게 되었을 때 삶의 주도권을 잃어버리고 누군가에 의존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만들어 낸 요양시설과 제도들은 여러가지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병원 입원실을 비우고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고 노년층의 빈곤을 극복하려는 목적이다.그러나 그 시설에 들어가 사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다. 그것은 우리가 병들고 약해져서 더 이상 스스로를 돌볼 수 없을 때도 삶을 가치있게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심각한 질병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단순한 생명을 연장하는것 말고도 해야 할 중요한 일들이 많다. 고통을 피하고, 가족 및 친구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주변과 상황을 자각할 수 있는 능력을 잃지 않고, 타인에게 짐이 되지 않고, 자신의 삶이 완결됐다는 느낌을 갖는 것이다. 문제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탬을 만드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러한 문제와 고민을 해결하기위한 시도로 어시스트 리빙시스템_이 시설에서는 환자의 자율성과 프라이버시는 최대한 존중되고 위급한 사태시 자신의 의학적 처치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하고 결정을 환자 자신이 내리도록 돕는다.._ 과 호스피스 케어_간호사, 의사, 성직자, 사회복지사 등을 동원해서 가능한 한 현재의 삶을 최대한 누리며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_를 설명하고 있다. 이는 말기에 이른 환자의 상태에 대한 정보와 그에 따른 의사결정을 의사와 환자 보호자가 공유하고 가능한 한 환자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자율적이고 인간적으로 삶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미국에서는 메디케어 비용의 25%가 생의 마지막 1년에 접어든 환자에게 사용되고, 또 그 대부분은 거의 아무런 효과없는 최후의 1~2개월에 집중된다고 한다. 특히 마지막 단계의 의학적 처치는 환자의 심신을 망가뜨리고 보호자들에게도 트라우마를 안긴다고 한다. 수많은 연구와 임상사례는 오래살려는 노력을 멈춰야만 오래산다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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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 병드는 과정에서는 두 가지 용기가 필요하다고 한다. 하나는 삶에 끝이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다. 이는 무얼 두려워 하고 무얼 희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실을 찾으려는 용기다. 두번째 용기는 우리가 찾아 낸 진실을 토대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용기다. 우리는 자신의 두려움과 희망 중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지 판단해야 한다. 오늘 아침의 신문기사에는 노인들의 89%가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떴다. 문제는 이들을 수용할 위에서 언급한 어시스트 데쓰(assist death), 호스피스케어 시설이 13%로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말기 암환자는 호스피스시설에 들어가기를 기다리다 운명한다고 한다. 최근 세브란스 김할머니 사례 등, 존엄사나 연명치료에 대한 개인이나 사회적 인식의 틀이 많이 바뀌었지만 그와 함께 제도와 시설의 보완과 확충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점이다. 이런 점에서 금년 7월에 호스피스케어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은 늦었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적어도 자신의 죽음은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마지막 권리선언이 되어야하는데 이게 차암 어렵다.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이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독립적인 삶 _ 혼자 설 수 없는 순간이 찾아 온다.
2. 무너짐 _ 모든 것은 허물어 지게 마련이다.
3. 의존 _ 삶에 대한 주도권을 잃어버리다.
4. 도움 _ 치료만이 전부가 아니다.
5. 더 나은 삶 _ 누구나 마지막까지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어한다.
6. 내려놓기 _ 인간다운 마무리를 위한 준비
7. 어려운 대화 _ 두렵지만 꼭 나눠야 하는 이야기들
8. 용기 _ 끝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