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적성 최적화
OSHC에서 일한 지 4주 차 그리고 Kindy에서 일한 지 2주 차가 되었다. 아직 킨디에서의 루틴은 몸에 좀 더 익혀야 하고 배워야 할 것이 많지만 생활패턴에는 적응이 좀 된 것 같다. 아침에 Before school care 마치고 운동을 한 후 밥을 먹고 남편과 함께 나가서 남편이 나를 드롭해 주거나 내가 남편을 드롭해 주고 사이좋게 차 하나로 출근을 다시 한다. 처음엔 Teacher Aide의 업무를 생각하고 배웠던 이론들과 실습이 OSHC에서 이뤄지는 업무와 달라서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업무는 업무일 뿐 포지션과 센터의 목적에 따라 업무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좋다. 밤에 잠도 잘 오고, 무엇보다 기분이 참 좋다. 일을 하면서 느낀 건데 나는 아이들로부터 포옹을 하루에 몇 번이나 받는다는 사실이다. 킨디에서 다른 반이라 나를 잘 알지도 못하는데 가방 싸 들고 퇴근하는 나를 보면서 "이름이 뭐라고 했죠?" 하며 나의 이름을 되묻고 잘 가라고 안아주는 아이들이 꼭 강아지 같다. 오늘은 오셔에서 일을 하고 킨디에 볼 일이 있어 잠깐 들렀는데 저~ 멀리서 나를 보고는 헐레벌떡 뛰어와서 반갑다고 인사하는 게 진짜 강아지 말고 다른 어떤 표현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이렇게 날마다 반갑다고 나를 반겨주다니. 나는 이렇게 누군가를 환대해 주는 사람인가 되돌아보기도 하고 이 순수한 영혼들을 보고 있자니 하루하루가 감동이다.
첫 주에는 적응하느라 몸도 마음도 많이 고단했는데 지금은 쉬는 날이면 금세 회복되고 마음이 지친 적이 없다. 앞으로 지칠 날도 오겠지. 있겠지. 그래도 이 마음이 없었던 일이 되지 않도록 기록해야 한다. 권태감이 오려 할 때 초창기 먹었던 마음가짐과 감동들을 다시 떠올릴 수 있도록 써둬야 한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감동받는 마음은 사라질 일이 없을 거 같다.
한국에선 고등학생이긴 했지만 아이들한테 화도 많이 내고 소리도 많이 지르고 싸우고 그랬는데, 지금은 화를 못 내겠다. 화내는 척하는 거라는 걸 아이들도 다 아는지 장난을 더 치는 아이들도 있는데 그럼 담당 선생님이 "리슨!" 이 한마디면 바퀴벌레처럼 흩어진다. 바퀴벌레는 좀 심했나? 앞으로 나도 아이들을 리드하는 기술이 생기겠지. 지금은 좀 더 얼굴을 터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하기에_ 그러면서 또 드는 생각이 여기서 최소 1년은 일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아이들은 새로운 사람이 오면 또 환대하고 곧 잊어버리겠지만 더 잘 챙기기 위해선 더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하면 교만일까.
학교에서와는 다르게 킨디에서는 케어 위주라고 생각했는데, 선생님께서 "미스 아만다는 선생님이지 베이비시터가 아니에요~ 여러분은 친구들과 노는 걸 배우러 왔다는 걸 잊지 마세요. 아만다 선생님은 여러분의 안전을 지키고 교육을 서포트하기 위해 여기 온 거랍니다."라고 아이들에게 전하는 말을 듣고, 아! 내가 케어의 개념을 잘못 알고 있었구나 싶은 큰 깨우침을 얻었다. 선생님은 정말 선생님이시다. 오랜 경력에서 나오는 아우라! 나도 오래오래 이 일을 하고 싶다! 많이 배우고 많이 깨우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