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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성 Mar 04. 2018

제품 호감을 높이는 감각 활용법

보고, 듣고, 맡기만 해도 제품의 호감이 올라간다

사람이나 제품이나 첫인상이 중요하단 사실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첫인상에서 일단 호감이 생기면 실제보다 훨씬 긍정적으로 대상을 평가하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첫인상이 좋지 못하면,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이더라도 부정적 인식을 쉽사리 바꾸기 힘들다. 때문에 좋은 관계의 시작은 좋은 첫인상을 갖게 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UCLA 심리학과 명예교수였던 앨버트 메라비언의 실험에 따르면 처음 보는 상대방의 이미지를 결정하는데 시각이 55%, 청각이 38%, 언어가 7%의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즉, 말의 내용이나 논리성은 호감을 결정하는데 단지 7%의 지극히 적은 영향을 미칠 뿐이다. 대부분은 비언어적 요소, 즉 보고, 듣는 감각적인 요소들이 평가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매장의 청결상태는 물론 진열 상태를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것이고, 기업은 아무리 많은 돈을 들이더라도 좋은 로고를 만들고, 아이덴티티를 드러낼 수 있는 시각적 활용에 과감히 투자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보고, 듣고, 맡는 감각적 경험이 소비자 구매 의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해 보고자 한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로고를 어느 위치에 두는지에 따라 고객의 선호도와 구매 의향이 달라진다고 한다. 즉 소비자들은 잘 알려진 유명 브랜드의 경우, 패키지에서 로고가 위쪽에 위치할 때 구매의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반대로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는 로고가 아래쪽에 위치할 때 제품에 대한 구매 의도가 높다는 것이다. 이처럼 로고의 위치가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느끼지 못하더라도 선호도를 상승시킬 수 있는 것이다.

과연 왜 그런 것일까? 우리는 사물을 바라볼 때, 무의식적으로 ‘위치’ 속에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시간이나 사건의 경과를 쓰는 것에 익숙하다. 또 순위를 표현할 때도 위쪽에서부터 아래로 향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이와 같은 ‘익숙함’에 따라 로고가 위치했을 때, 고객은 편안함을 느끼고 제품 정보에 대한 이해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제품에 대한 호감까지 연결되게 되는 것이다. 이를 Fluency effect라고 한다.


이와 더불어 널리 알려진 브랜드는 그 자체로 구매 명분이 되기 때문에 정보처리 과정 상 위쪽에 오는 것이 좋고, 그리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는 제품 자체에 대한 정보처리부터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각을 활용한 마케팅 팁은 하나 더 있다. 혹시 명품 매장이나 와인 매장을 가보면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음악에 명화 한 두 개쯤 걸려있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제품이 예술작품과 함께 있거나 연계된다면 선호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예술작품에서 느껴지는 우아함, 동경심, 고급스러움이 자연스럽게 제품에 투영되기 때문인 것이다. 즉 예술작품을 제품 패키징에 넣거나 매장 인테리어로 활용한다면, 고객이 제품에 대해 느끼는 선호도와 구매 의향은 확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단,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예술작품의 이미지가 나의 제품이나 서비스와 어느 정도 연결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에는 많은 신경을 쓰지만, 음악과 같은 청각적 요소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생각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어떤 음악을 듣는지, 어떤 향기가 나는지도 제품의 호불호를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어디에서나 음악을 듣고, 수많은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기 좋아하는 한국인이라면 매장의 음악도 깊이 있게 생각해 볼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음악을 이용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음악과 경험을 연계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듣기 좋은 선율을 가진 음악을 들려주며 특정 제품을 보여주게 되면 구매 시 다른 제품보다 음악을 들으면서 봤던 제품을 선택할 확률이 확 높아진다. 이와 반대로 매우 시끄럽고 난해한 음악을 들려주며 보여준 제품은 다른 제품에 비해 구매될 확률이 낮아진다. 즉 음악에서 느껴지는 호감이 제품에도 무의식적으로 투영되는 것이다.


그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은 어떤 음악일까? 실험에 의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균 23.5세 시절의 음악을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은 그 음악을 들으며 보냈던 경험이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기 때문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즉, 젊은 시절의 추억 – 음악 – 현재의 호감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밤과 음악사이’와 같이 90년대 음악을 틀어주는 클럽에 20~30대 사람들이 붐비는 것을 보면 음악이 미치는 이러한 연관관계가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또 하나의 팁은 사운드 템포와 구매패턴이 영향이 있다는 점이다. 인간의 심장박동은 평균 분당 70~80비트이다. 연구에 따르면 이보다 템포가 느린 음악이 나올 때,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동일 거리라도 천천히 이동하는 것으로 나왔다. 그렇게 이동시간이 길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제품에 노출될 시간이 많아지고, 이것이 구매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템포가 빠른 비트의 경우엔 무의식적으로 감정을 업 시키게 되어 이동시간을 짧게 하고, 생각도 짧게 하려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이는 제품에 대한 집중도를 낮추고, 충동구매를 일으키게 만든다. 이를 활용해 본다면 내 가게의 주변 상권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인지, 단골고객이나 주택가인지를 판단하여 음악의 비트만 바꿔주더라도 주변 가게에 비해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청각과 유사한 메커니즘은 후각에도 이용될 수 있다. 혹시 사람이 1조 이상의 후각 조합을 구분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하지만 기분을 좋게 하는 향기는 여러 편의 논문과 연구를 종합해 보았을 때, 제시된 향기 중 83.9%의 종류는 기분변화에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어떻게 후각을 이용해야 하나? 실험을 해 본 결과, 향이 난다면 그렇지 않을 때와 비교하여 제품 평가에 무조건 긍정적인 평가를 나타냈다. 향이 난다는 느낌 자체만 생기면 그것이 고급스러움으로 연결되어 제품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청각과 후각은 독립적으로 쓸 수 있는 요소는 아니지만, 제품에 가진 차별화된 장점과 연결하고 경험을 시켜주면 해당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혹시 아직도 ‘제품만 좋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감각적 경험이 주는 효과를 무시한다면, 충분히 올릴 수 있는 추가 매출이 눈앞에서 손짓하고 있음에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고객이 우리의 브랜드와 제품을 보다 좋아하고, 사고 싶게 만들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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