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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성 Jan 29. 2018

고객과 좋은 관계 맺기

왕이 아닌 따듯한 만남의 대상으로 고객 대하기

수많은 회사와 가게들이 저마다의 친절한 서비스, 저렴한 가격, 발 빠른 A/S 등 다양한 전략과 노력을 앞세워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분주히 뛰고 있다. 하지만 생각한 바와 같이 쉽사리 얻기 어려운 것이 고객의 마음이기도 하다. 처음 대하는 고객은 첫 소개팅에 나온 마음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탐색한다. 어떤 물건일지 궁금해하고 기대도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하나라도 보이면 바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버린다. 특히 우리 사회처럼 ‘고객은 왕이다’라는 생각이 깊이 자리 잡은 문화에서는 고객의 마음을 맞추는 일이 녹록지 않다.


하지만 고객도 똑같은 사람이고, 고객과의 만남도 일상적인 사람 사이의 만남이라고 생각한다면 의외로 문제 해결이 훨씬 수월해질 수도 있다. 분명 누군가는 말이 쉽지, 과연 그것이 가능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고객을 ‘왕’으로 보는 것과 ‘만남의 대상’으로 보는 것은 엄연한 관점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리고 관점에 따라 나의 행동, 태도가 달라지고 그로 인해 고객이 받는 느낌도 확 달라질 수 있다. 하늘 같은 '왕'인 고객을 어찌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편하고 오랜 관계를 맺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고객은 모시는 존재가 아니다, 관계를 맺어가는 대상이다.

이런 의미에서 고객과의 관계는 연애하는 것처럼 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첫 만남의 풋풋함과 설렘을 가지고 서로를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애정과 관심으로 점점 많은 것을 나누고 공유하며, 편안함과 감동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좋은 관계 맺음 이야말로 고객의 마음을 진정으로 열 수 있는 열쇠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고객과 어떻게 연애를 해야 할까?


이를 보여줄 수 있는 한 가지 사레를 소개하겠다.

일본의 츠카다 농장은 핫한 선술집 프랜차이즈로 일본과 해외에 260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다. 츠카다 농장의 메인 메뉴는 토종닭 숯불구이로, 츠카다 농장이 쓰는 지토코라는 토종닭은 일본에서도 흔치 않은 품종이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츠카다 농장이 토종닭이나 재료들을 다른 곳에서 사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양계장 혹은 제휴 농가에서 기른 닭과 재료들을 직접 구매해 매장에서 판매하는 ‘팜투테이블(farm-to-table)’ 시스템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에 사람들은 늘 신선하고 믿을 만한 식재료에 대한 갈망이 있는데, 츠카다 농장은 이를 다른 곳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 주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다른 선술집에 비해 재료가 좋은 곳이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츠카다 농장의 진정한 강점은 바로 바쁘고 외로운 도시인들(특히 직장인들)에게 밝고 따듯한 친구가 되어 준다는 관계 맺음에 있다. 츠카다 농장은 재방문율이 70%나 될 정도로 안 온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는 곳이다. 

츠카다 농장의 명물 - 귀여운 데코의 볶음밥 서비스

츠카다 농장을 찾은 손님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젊고 밝은 종업원들의 활력 넘치는 인사를 받는다. 이 곳의 종업원들은 한결같이 적극적으로 먼저 다가와 필요하다고 하지 않아도 먼저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서비스를 보여준다. 더 나아가 특제 소스를 추천까지 하면서 말이다.(츠카다 농장은 자신들만의 장 맛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서빙 직원은 어느 정도의 서비스 자율권을 가지고 있는데, 손님과의 대화 속에서 손님이 필요한 것을 제공해 주거나 음식을 거의 다 먹어갈 때쯤에는 귀여운 문구로 데코가 된 볶음밥을 서비스로 준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어느새 손님과 종업원 사이가 아닌, 가까운 친구 사이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손님이 찾는 횟수에 따라 주임부터 회장까지의 직급을 부여해 명함을 만들어 주고, 승진 때마다 응원과 이벤트까지 해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손님이 가게를 나설 때 특제 소스를 넣은 조그만 통을 서비스로 주며 가족과 같이 가서 즐겨보라 추천해 주기까지 한다.


이쯤 되면, 츠카다 농장은 고객과 연애를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츠카다 농장은 손님을 단지 ‘우리 음식을 먹으러 온 사람’이 아닌 가족이나 친구처럼 생각하며 배려를 해 준다. 우리는 흔히 고객 서비스라 함은 가격을 할인해 주거나, 추가 서비스 정도로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정한 서비스는 츠카다 농장과 같이 관심과 디테일에서 오는 감동에서 온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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