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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성 Aug 20. 2017

작은 정성으로 감동 주는 영업전략

큰 것을 얻고 싶다면, 작은 것에 집중해라!

정조대왕을 다룬 영화 ‘역린’을 보면,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진다.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게 되고, 남을 감동시키면 변하게 된다…” 본래 중용의 내용을 인용한 이 대사는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고 영화를 대표하는 명대사로 꼽히게 되었다. 수많은 대사 중에 왜 유독 이 고전 구문이 사람들에게 인상적이었을까? 모두가 바쁘고, 치열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따금씩 느껴지는 작은 정성과 배려가 가슴 찡한 감동으로 느껴진 경험을 누구나 한 번씩은 해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경험들로 인해 정성에 대한 이 구문의 해석이 자연스럽고 쉽게 이해가 되고 공감되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작은 정성에 감동한다

사실 영업 담당으로 판매 사원을 운영하였을 때,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같은 매장에서 어떤 판매 사원은 고가의 사은품을 주면서도 욕을 먹고 어떤 판매 사원은 사은품 없이도, 때론 아주 저가의 사은품 만으로도 고객이 너무 고마워하며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를 보곤 했다. 사실 우리 문화에서 사은품은 '정'의 상징이자, 얻어오지 못하면 손해라는 인식이 넓게 퍼져 있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더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너무 궁금했던 탓에 계속 비법을 물어본 결과, 능력 있는 판매 사원은 고객과의 첫 만남에서 작은 정성과 성의를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선 고객이 오면 정말 밝은 얼굴로 환영을 한다. 고객의 나이대나 같이 온 사람들의 구성을 보고 경험적으로 고객의 상황을 추정하여 친밀한 멘트를 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형성한다. 또한 항상 잊지 않고 차나 커피를 늘 준비해 놓고, 구경만 하러 온 손님들이라도 빼놓지 않고 대접한다는 것이다. 그런 후 상담 중 고객에게 완전하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모든 과정이 지난 후 고객이 구매를 하게 되면, 신기하게도 고객은 사은품에 집착하지 않고 오히려 열 중에 여덟, 아홉은 판매 사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최근 자영업자들의 창업을 도와주고 컨설팅을 해주는 TV 프로그램이 점점 늘고 있다. ‘나도 CEO’, ‘백종원의 푸드트럭’ 등 다양한 방송사에서 앞다투어 이런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이유는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자영업과 창업에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프로그램들을 곰곰이 살펴보면, 잘되는 가게의 공통된 특징은 맛의 차별성도 있지만 디테일한 서비스와 친절의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가게에 들어왔을 때의 환영 멘트부터 메뉴를 고민할 때 여유를 주는 방법, 가게 청결상태, 홀 서빙 시 톤과 자세까지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아주 사소한 정성들이 성공하는 가게를 만드는 비법이라고 소개된다.

작은 포스트잇 하나가 정성으로 느껴질 수 있다

작은 정성이 좋은 성과와 연결된다는 심리학 실험이 하나 있다. 한 대학에서 설문조사를 요청하면서 한 그룹에게는 설문지 앞에 양해를 구하고 설문을 부탁한다는 짧은 글이 적힌 포스트잇을 붙였고, 다른 한 그룹은 설문지 첫 페이지 상단에 동일한 내용을 적었으며, 마지막 그룹엔 아무것도 없이 설문을 요청하였다. 실험 결과, 포스트잇을 붙인 그룹이 70%, 바로 앞면에 쓴 그룹이 43%, 그냥 요청한 그룹이 36%의 응답률을 얻을 수 있었다. 실험 결과를 보면 포스트잇 하나를 더 붙인 작은 정성이 사람들에게 무의식적으로 고마움을 느끼게 하고, 본인도 호의를 베풀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정성은 이렇듯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큰 힘을 가지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정성이라고 하나 너무 큰 선물이나 과잉 배려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큰 선물을 받게 되면 감동이 아닌 머리를 움직이게 된다. 즉‘이 사람이 나에게 무슨 의도에서 이러지?’라는 의문과 부담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 받을 때 일시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는 있으나 결국은 이해관계나 상황에 따라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거나 오히려 자신이나, 제품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될 수도 있다. 한 때 우리 사회에서 큰 문제가 되었던 뇌물도 생각해 보면 ‘정성’이라는 말로 포장되었지만, 큰 부담과 이해관계로 인해 결국 양쪽 모두 안 좋은 결과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부담이 없을 정도의 작은 정성일 경우에만 오랜 시간 긍정적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은 정성의 적용 사례 - <좌> 안나퀸스 / <우> 이니스프리

이처럼 작은 정성을 도입하여 고객의 마음을 움직인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여성들의 배와 자궁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입는 허그워머를 판매하는 브랜드 중 안나퀸스라는 회사는 자사의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자필로 된 편지를 함께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편지를 보면 제품을 구매한 사람의 이름과 함께 제품이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식으로 사용하고 세탁을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사실 사용 설명서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들이지만 직접 손으로 쓴 편지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감동을 받고, 제품과 브랜드를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이 회사의 제품 리뷰를 보면 손편지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바로 여성, 특히 예비맘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작은 정성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작은 정성과 관련하여 역발상의 사례로 좋은 자극을 주었던 사례가 화장품 회사인 이니스프리의 ‘혼자 볼게요’ 바구니였다. 사실 화장품이나 옷가게를 가면 단지 구경만 할 생각임에도 불구하고 점원들이 와 부담스러웠던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니스프리는 '혼자 볼게요' 바구니와 '도움이 필요해요'라는 바구니 두 개를 매장에 비치하여 고객이 느끼는 부담감을 없애고자 하였다. '혼자 볼게요' 바구니를 들고 있으면 직원이 말을 걸지 않고 고객이 혼자 스스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점원이 고객에게 다가가지 않는 서비스를 운영한 것이다. 많은 고객들로부터 좋은 호평을 받은 이 서비스를 보면, 작은 정성이라는 것이 꼭 적극적인 응대와 무엇인가를 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자 하는 마음이 본질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렇게 작지만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통한 정성이 고객 사이에 알려지면, 저절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사실 기능이나 맛의 차이가 시장을 확 바꿀 수 있는 것은 초기 시장일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후, 대부분의 시장에서는 작은 정성과 디테일한 차이가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리더의 이념이나 비전, 브랜드 정체성까지 가미된다면 그야말로 최상의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작은 정성과 선물을 예상 밖의 시점과 아이템, 계기로 맞춰서 하면, 불과 천 원짜리가 십만 원의 효과를 내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선 작은 정성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잘 표현되고, 상대방이 그걸 인지 잘 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당신이 큰 것을 얻고 싶다면, 무엇보다도 작은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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