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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RI Oct 02. 2019

달리기로 글쓰기를 시작하기까지

실제로 달리기를 실행에 옮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처럼 글쓰기도 역시

달리기 글을 써보기로 했다. 사실 쓰려고 마음먹은 지는 꽤나 시간이 흘렀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만 2년이 되어가고, 달리기를 함께하는 모임도 나름 견고하고, 친구들도 다들 달리기를 기록해두고 싶어 했다. 이 친구들과 올해 봄에는 달리기 글을 써서 책을 내는 모임으로 청년참에 지원했지만 떨어졌다. 더 패기가 넘치고 성과가 뚜렷한 프로젝트를 제안한 90년대생들에게 기회가 간 것이겠거니 생각한다. (개성 넘치고 에너지 넘치는 90년대 생에게 주눅 든 끼인 80년대 생) 달리기를 하고 나라에서 주는 만원으로 밥 먹을 생각에 부풀어있다가 떨어지고 나니 약간은 허탈해져서 기록할 의지를 상실했었다. 그렇다고 달리기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상반기에 나름 10k 마라톤에도 참여했고 주말마다 달리기를 시도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번 여름은 너무 습하고도 더웠다.


지난 주말엔 퍼블리셔스 테이블이라는 곳에 무려  참여하게 되었다. 작년에 브런치에 천천히 쓰던 글을 모아 책을 어찌저찌 만들었고, 출판까지 하게 되어 독립출판 행사에 나가게 된 것! 그런데 옆자리에 최근에 보고 싶었던 달리기 일지 ‘Pace’ 작가님 두 분이 계셨던 것이다! 형광 연두 커버에 달리는 사람의 일러스트가 그려진 게 인상적이라, 사실은 달리기 책이 나왔다는 얘기에 읽어보고 싶었더랬다. 행사 이틀 동안, 이 ‘Pace’ 책은 모두 팔렸다. 사실 작가님이 가져온 책 전부가 샘플까지 모두 팔렸지만. 사람들이 와서 작가님에게 ‘저도 달리기를 하고 싶은데요,’라는 말이랑 ‘저도 달리기를 하고 있는데요,’라고 조잘조잘 얘기하는 걸 옆에서 들었다. 작가가 하고 싶은 일상의 이야기로, 그 이야기에 관심 있는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를 꺼내며 책을 사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책을 사 와서 읽어보니 맨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의 기억도 새록새록 나고, 나도 다시금 기록하고 싶다는 의지가 불끈 솟아올랐다. 나이키 앱을 열어보니 달리기를 다시 시작했던 게 2017년 10월이다. 딱 2년!! 왠지 뭔가를 시작하기에 딱 맞는 기념비적인 달인 것이다. 그래서 적어보기 시작한 달리기 일지.


페이스, 레이스, 에이스

퍼블리셔스에 같이 참여한 친구도 달리기 메이트이다보니 옆 자리에 계신 작가님과 달리기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책을 사려고 ‘저 레이스 좀 주세요.’라고 해버렸는데 친구가 제목이 그게 아니라고... 달리기 책이라 나도 모르게 레이스라고 해버린 것. 작가님도 제목 후보 중에 레이스를 넣어 두었었다며 함께 웃었다. 페이스, 레이스 그리고 같은 모음자로 라임을 나름 맞추어 에이스까지 넣어보니 그럴싸한 구호 같다. 그래서 이 구호를 매거진의 이름으로 만들어 본다. 먼저 만들고 달리기 친구들에게 이 매거진에 글 쓰라고 졸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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