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연재 vol.2
말에 빚이 많다. 스러질 때마다 나를 일으킨 것이 말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무서워 세상에 등 돌리고 싶을 적에는 “네가 있어 다행”이라는 친구의 한마디에 다시 사람의 손을 잡게 되었고, 아무것도 해내지 못할 것 같아서 좌절할 때면 “엄만 너 믿어” 같은 말들이 내게는 구원이었다. 반대로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냉정한 충고를 한다거나 가시 돋친 말로 상처를 주기도 했었다. 이 또한 내가 진 말의 빚이다.
말의 빚은 말로 갚아야 한다고 믿는다. 글은 ‘손말’이니 글로 갚아도 될 테다. 그래서 지난 호에서는 스무 편의 산문 중 열여섯 편의 <한마디>를 발행했다. 내게 힘이 되었던 말과 간절했던 말을 모아 전한 것이다. 하지만 말의 빚을 다 갚지는 못했다.
“잘한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흥미롭다”라는 말에 자주 감응하며 “쉬어도 좋다”라는 말에 위안에 느낀다. 내게 필요한 말을 안다는 의미다. 하지만 당신이 어떤 말을 좋아하고 어떤 말에 감응하며 어떤 말에 위안을 느끼는지 여전히 나는 모른다.
더군다나 위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타인의 아픔과 슬픔을 오롯이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력한다. 위로가 되지 않을 테니 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지운 지 오래다. 희박한 가능성도 가능성이다. 희박해도 가능하다면 그리고 그것이 옳은 일이라 여긴다면 나는 멈추지 않는다. 그게 내 방식이고 그래서 이 작은 한마디를 미련하게 잡고 있는 것일 테다.
차마 위로가 되지 못할 한마디를 당신에게 전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당신이 조금이라도 편해졌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다. 세상은 넓고 사람들은 바쁘다. 그것이 늦은 밤 당신의 마음이 쉴 곳 없는 이유일 테다. 이 작은 <한마디>가 마음의 쉴 곳을 찾는 마중물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그마저 안 된다면 손가락 한 마디만큼의 위안이 되기를 감히 바란다.
힘들었던 시절, 그때의 나에게 한마디 건네줄 수 있다면 괜찮다고, 너를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래도 된다고, 울지 않고 말해주고 싶다. 그럴 수 없으니 당신에게 전한다. 만일 내일이 오지 않을 것 같은 어둠 안에 있다면 꺼둔 불을 함부로 켜지는 않을 테니 적당한 때에 나와 달라고. 이 마음을 한마디로 전하려면 나는 또 무수한 까만 밤을 홀로 지나야 할 테다. 그래도 괜찮다. 당신을 생각하며 걸어야 하니까. 그래서 괜찮다.
<한마디>는 일단연재 vol.2 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한마디>
일상 언어로 전하는 위안의 한마디. 따뜻한 한마디가 담긴 포토 카드에 감성 산문을 더했습니다. 오늘도 잘 견디어준 당신을 향한 문장입니다. [일단연재 vol.2]에서는 매주 월요일(4월 20, 27일과 5월 4, 11일)에 발행됩니다. 구독을 원하시는 당신은 아래 링크에서 신청서를 작성해주세요. 우리 꼭 글로 만나요. 기다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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