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내 일을 하고 싶어서> 프롤로그

by 이학민



내일도 내 일을 하고 싶어서

프롤로그



[일단연재]에서 준비한 ‘숏폼 기획산문’ 첫 번째 기획은 ‘내 일 쓰는 문장들’이다. 그중 첫 번째가 <내일도 내 일을 하고 싶어서>다. 처음의 처음에서 일을 다루는 이유는 내 일상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것이 일이기 때문이다. 단연코 쓸 말이 많다.


표준근로시간이 단축되고 워라밸이 보편적인 생활방식으로 자리 잡았지만 우리의 노동시간은 짧지 않다. 노동시간보다 여가가 더 긴 사람도 더러 있겠지만 극히 일부일 뿐 평범한 사람은 시간 대부분을 일로 할애한다. 따라서 자기 일에 불만이 크면 불행해지기 쉽다.


다행히 나는 나의 일에 제법 만족한다. ‘아주’나 ‘매우’가 아니라 ‘제법’인 까닭은 만족도가 낮다고 느끼는 순간마저 내 일을 궁리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일테면 글쓰기가 싫어서 영화를 보다가도 특정 장면에서 소재가 떠오르면 ‘저걸 써봐야겠군’ 생각하곤 한다. ‘제법’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로 치환할 수 있는 말. 그러니 나는 내 일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만족’한다는 뜻이겠다.


만족도가 제법인 프리랜서 작가도 고민은 많다. 가장 큰 고민은 생존이다. 어떤 때에는 내가 하는 모든 일들이 내일도 내 일을 하기 위한 몸부림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것은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는 증거겠지만 그만큼 내 일을 오래 하고 싶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내 일을 오랫동안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이번 연재에는 크게 네 가지를 다룬다. 몸, 마음, 관계 그리고 기술에 대해.


먼저 은 모든 일의 근간이다. 창작활동만 봐도 그렇다. 가장 기본적인 창작법은 버티기다. 십 분 만에 원고 한 편을 완성한 날이 있다면 그것은 십 분 전의 내가 아니라 그 순간을 위해 몇 날 며칠을 버틴 ‘누적된 내가’ 만든 것이다. 그래서 버티며 일하기에 적합한 ‘몸 관리’에 대해 한 꼭지를 다룬다.


두 번째는 마음. 나는 기대가 되는 창작자가 되고 싶다. 그러려면 ‘욕심을 줄이고 한눈팔지 않고 내 길을 가는 태도’가 중요하다. 하지만 마음이 마음대로 되면 마음이 아닐 테지. 나는 자주 흔들리고 좌절한다. 내일도 내 일을 하려면 일희일비하면 안 되는데 어쩌지? 구체적인 고민의 답은 연재에서 다룬다.


세 번째는 관계다. 혼자 일하는 사람도 사람과 관계 맺지 않고는 살 수 없다. 일로 한정해도 그렇다. 프리랜서에게는 ‘담당자와의 관계’가 있고, 작가에게는 공급자-소비자, 그 이상으로 기능하는 ‘독자와의 관계’가 있다. 물론 주변 사람과의 관계도 빼놓을 수 없다. 인간의 모든 관계는 다른 시간에도 영향을 미치니까. 그럼 일을 위한 모든 관계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 이를 길게 고민해 길지 않게 전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다룰 것은 기술이다. 오래 일하기 위한 기술은 개인기가 아니라 기본기를 말한다. 기본기는 습관과 경험과 정보에서 나온다. ‘습관’은 ‘지금, 내가, 일하는 방식’이다. 이번 연재를 통해 내가 고치거나 유지한 일의 습관을 점검한다. ‘경험’은 업그레이드를 위한 요소인데, 여기서는 ‘좋은 경험’을 가려내는 안목에 관한 이야기를, ‘정보’는 선택지를 늘리는 선택을 생각해본다.


언젠가 에세이를 두고 ‘흘러가는 물을 한 컵 담아낸 글’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이번 기획산문에도 같은 표현을 써두고 싶다. 이것은 전부 현재의 내가 고민한 것들이므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유효하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에세이가 그렇듯 의미 없는 자취는 아닐 거라 믿는다. 한편 여기 담긴 모든 고민이 내가 치열하게 살고 있다는 증거처럼 보여서 조금은 안심이 되기도 한다. 일만으로 살 수는 없지만 일로도 만족하며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아직은 서툴고 목소리가 작아 어렵겠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간 가능하지 않을까. 그러려면 내일도 내 일을 하고 있어야 할 테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렇게 나는 다시 원점의 고민을 시작한다. 제법 만족스러운 시간이 흐른다.





책에 담기에는 부족한 분량의 기획을 '숏폼 기획산문'의 형태로 공개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쁩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기획을 다양한 창작자 분들의 청탁 원고로 꾸미고 싶습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원고를 청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내일도 내 일을 하고 싶어서>는 일에 관해 고민이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은 원고인데요. 특히 프리랜서 창작자분들과 나눌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우리가 만나는 방법은 이제 아시죠?


<내일도 내 일을 하고 싶어서>는 일단연재 vol.2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연재 일정

: 둘째, 넷째주 목, 금요일. (4/30, 5/1, 5/14,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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