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울 거예요

by 이학민
(썸네일) 아름다울 거예요.png 아름다울 거예요


눈물 버튼 같은 노래가 몇 있다. 그중 하나가 ‘처진 달팽이’가 부른 ‘말하는 대로’다. 방송인 유재석과 뮤지션 이적이 함께 만든 이 노래는 알려진 대로 유재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른 나이에 데뷔했지만, 잦은 실수로 기회를 살리지 못하던 유재석은 10년 동안 무명 연예인으로 살았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방송인이 될 줄은 자신도 몰랐을 터다. 반전의 비결은 무엇일까. 정답은 가사에 있다.


스무 살 무렵 “내일 뭐 하지?” 걱정하던 그는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날 마음에 찾아온 작지만 놀라운 깨달음이 있었다. 사실은 한 번도 미친 듯 달려든 적이 없다는 사실. 그 사실을 떠올리며 자신을 일으켜 세웠다.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고 믿기로 한 것이다. 매일 밤 자신에게 다시 물었다. 내일 뭘 할지. 내일 뭘 할지. 답답한 고민이 내일을 향한 설렘으로 바뀐 이유는 주변에서 하는 수많은 이야기도 아니었고,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도 아니었다. 그저 내 마음속 작은 이야기. 미친 듯 달려보자는 그 소리를 자신이 들어준 것. 변화는 거기서 시작되었다.


이 노래가 내게 눈물 버튼인 이유는 마치 내 이야기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한때 나는 염려로 하루를 시작했다. 오늘은 또 어떤 일이 나를 어지럽게 할는지 걱정하면서도 또 무엇으로 이 긴 하루를 채워야 하나 고민했다. 아무 일도 생기지 않길 바라며 동시에 좋은 일이 생겼으면 바랐던 거였다. 늘 불면에 시달렸고 웃음을 자주 잊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 마음속 작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마음이 말했다. 사실은 그저 더 잘하고 싶었던 것뿐이라고. 돌이켜 보면 나는 잘하지 못한 나를 꾸짖기만 했지, 그 목표에만 집중해본 적이 없었다. 태도를 바꿨다. 잘하기 위한 노력에만 집중할 것.


하지만 내게는 반전이 찾아오지 않았다. 말하는 대로 이루고 싶어서 말하는 만큼 노력해 봐도 넘어지는 날이 더 많았다. 다시 처지를 비관했다. 부정적인 예상과 근거 없는 불안에 자주 시달렸다. 아무것도 낙관할 수 없었다. 그런 나를 너무 쉽게 웃긴 사람들이 내 곁에 있었다. 그들 곁에서 평범하고 사소한 일상을 보냈다. 이래도 살아지는구나, 싶은 순간이 있었다. 그때 다시 내 마음속 작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마음이 말했다. 다시 예전으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나는 다시 용기 낼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내 곁에는 나를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고 나를 읽어주는 따뜻한 눈이 존재한다. 그들은 내가 잘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해서 나는 멈출 수가 없다. '놀면 뭐하니' 하는 마음으로 나의 긴 하루를 빼곡히 채우려고 애쓴다. 겨우내 언 땅에 봄이 오면 풀이 오르고 기어코 꽃이 핀다. 사람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다고 믿는다. 긴 밤을 잘 견뎌내면 꽃 같은 아침이 활짝 피듯이, 밤을 견딘 사람에게는 썩 괜찮은 아침이 올 거라고 믿고 싶다.


내일도 눈 뜨면 새 하루가 찾아올 것이다. 예상 못 한 즐거움을 만날 수도 있고 예전만큼 슬프거나 아플지도 모른다. 두렵지는 않다. 그저 어제 세운 계획을 지켜가며 동시에 내일 할 일을 만들어낼 뿐이다. 두려움으로 하루를 버리기에는 나는 너무 바쁘다. 그래서 눈 뜰 때마다 그저 아름다운 하루가 될 거라고 믿는다.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냥 믿기만 해도 당신은 아름다워질 것이다. 낙관하는 사람의 표정은 언제나 아름다우니까. 소중한 당신이 내일도 마음껏 아름답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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