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Boiling
초록초록 숲에 아주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분명 단풍이 예쁘게 물드는 가을인데도, 한낮에는 여름처럼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어 동물 친구들이 헥헥거리며 그늘을 찾아다녔죠. 하지만 해가 지고 밤이 되면, 갑자기 매서운 바람이 부는 한겨울이 찾아온 것처럼 모두들 오들오들 떨어야 했어요.
겨울잠을 준비하던 다람쥐 ‘토리’는 무척 혼란스러웠어요. “어휴, 날씨가 왜 이렇게 변덕을 부리는 거야? 도토리가 익었다가 얼었다가 정신을 못 차리겠네. 이러다간 겨울 양식을 하나도 준비 못 하겠어!”
이런 걱정은 토리뿐만이 아니었어요. 때 이른 더위에 겨울잠에서 깨어난 곰 아저씨는 잔뜩 심술이 난 얼굴로 숲을 어슬렁거렸고, 따뜻한 남쪽 나라로 날아가야 할 기러기들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했죠. 숲의 모든 동물이 불안에 떨며 걱정했어요.
결국 동물 친구들은 숲에서 가장 나이가 많고 지혜로운 ‘느티나무 할아버지’에게 모여들었어요. “할아버지, 대체 왜 이러는 건가요? 우리가 알던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어디로 간 거죠?” 동물들의 슬픈 물음에 느티나무 할아버지는 나뭇가지를 부드럽게 흔들며 조용히 입을 열었어요.
“얘들아, 이 모든 것은 숲 너머에 사는 ‘두 발로 걷는 친구들’ 때문이란다.”
“두 발로 걷는 친구들이요? 사람들이요?”
“그렇단다. 그들은 ‘편리함’이라는 아주 달콤한 마법에 빠져버렸어. 더 빨리 달리기 위해, 더 밝은 밤을 보내기 위해 시커먼 연기를 하늘로 너무 많이 피워 올렸고, 너무 많은 물건을 만들어 쓰고는 쉽게 버렸지. 그들이 피워 올린 연기와 만들어낸 쓰레기들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담요가 되어 지구를 감싸 버렸단다. 이 담요는 여름엔 햇볕을 가두어 숨 막히게 뜨겁게 만들고, 겨울엔 햇볕을 막아 모든 것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있지. 계절의 경계가 사라지고, 날씨가 뒤죽박죽이 된 것은 바로 그 때문이야.”
느티나무 할아버지의 말에 동물들은 큰 충격에 빠졌어요. 편리함이라는 마법이 자신들의 소중한 집을 망가뜨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하지만 슬퍼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어요.
“우리가 직접 ‘두 발로 걷는 친구들’에게 알려주자! 지구가 아파하고 있다고! 이대로 가다간 우리 모두 위험해진다고 말이야!”
동물들은 모두 힘을 합치기로 했어요. 밤이 되자, 숲의 모든 반딧불이가 모여 밤하늘에 커다란 글자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우리의 집을 지켜주세요!’
수만 마리의 반딧불이가 만들어낸 간절한 외침은 밤하늘을 환하게 밝혔답니다. 과연 이 작은 빛의 메시지가 ‘두 발로 걷는 친구들’의 마음에 닿았을까요? 이제는 그들이 달콤한 편리함의 마법에서 깨어나, 아파하는 지구를 진심으로 돌봐야 할 때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