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돋친 고슴도치 마을

개인주의

by 소소함

따스한 햇살이 가득하고, 주민 모두가 서로에게 친절했던 '함께 마을'이 있었어요. 이 마을의 주민들은 고슴도치들이었죠. 예전의 고슴도치들은 서로를 만날 때면, 상대방이 찔리지 않도록 자신의 가시를 눕히는 것이 예의이자 규칙이었어요. 서로의 부드러운 배를 맞대고 인사를 나누며 온기를 나누는 것이 그들의 큰 기쁨이었답니다.


마을 광장에는 커다란 사과나무가 한 그루 있었는데, 가을이 되면 탐스러운 사과가 주렁주렁 열렸어요. 고슴도치들은 함께 사과를 따서 똑같이 나누어 가졌죠. 혹여나 혼자서는 사과를 따기 힘든 아기 고슴도치나 연로한 고슴도치가 있으면, 너나 할 것 없이 달려가 자신의 가시를 이용해 사과를 굴려다 주곤 했습니다. "함께"라는 말처럼, 마을은 늘 온기와 배려로 가득 차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마을에 이상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어요. "내 것은 내가 지켜야 해. 다른 사람을 믿을 수 없어." 라는 차가운 속삭임이었죠. 그 바람이 스치고 간 고슴도치들은 하나둘씩 변해갔습니다.


이웃을 만나도 가시를 세운 채 퉁명스럽게 지나치기 시작했고, "혹시라도 내 것을 빼앗아 갈지 몰라"라며 서로를 경계했어요. 광장의 사과나무에 사과가 열리자, 예전처럼 함께 따서 나누는 대신, 먼저 달려가 자기 몫을 챙기기에 바빴습니다. 힘센 고슴도치들은 더 많은 사과를 차지했고, 힘없는 고슴도치들은 텅 빈 나뭇가지만 쳐다봐야 했죠.


이제 고슴도치들은 서로의 부드러운 배를 맞대고 온기를 나누는 법을 잊어버렸습니다. 모두가 뾰족한 가시를 꼿꼿이 세운 채, 자기만의 동굴에 틀어박혀 외롭게 사과를 먹을 뿐이었어요. 마을의 이름은 어느새 '가시 돋친 마을'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밤,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 고슴도치가 텅 빈 광장에 나와 한숨을 쉬었어요. "예전에는 다 함께 모여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추운 밤을 이겨냈는데…. 지금은 각자 많은 사과를 가졌을지는 몰라도, 모두가 외롭고 춥구나. 뾰족한 가시를 세워 스스로를 지키는 동안, 우리는 서로를 안아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잃어버렸어."


할아버지 고슴도치의 눈에는 차갑고 외롭게 변해버린 마을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는 눈물이 고였습니다. 밤하늘의 달님만이 그 눈물을 슬프게 비추고 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