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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님 Jun 28. 2016

#11. 세계 각국에서 경험한 스타벅스 네이밍

여행에서 아침의 시작은 늘 커피로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지에서의 스타벅스는 내게 너무나 중요한 것!

그러다보니 여행을 다닐때마다 스타벅스에 들리곤 하는데, 한국과 다르게 컵에다가 이름을 써서 불러준다. 영어권이 아닌 나라를 다니다보면 내 이름이 잘못 기재되어서 불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꽤 재밌는 이름으로 불렸던 경험들이 있어 적어보고자 한다.



싱가폴 하지래인, small? smile!

싱가폴 여행 중 더운 여름에 돌아다니자니 너무 힘들어서 친구와 스타벅스에서 커피한잔하며 이야기 나누려고 들어갔다. 스타벅스 커피 주문받는 남자분이 'small (size)?'라고 물어본다는 걸 'smile?'이라고 나한테 잘못 물어보셔서 둘이 함께 빵 터져버렸다. 거기 점원분들도 엄청 웃으시고 점원분들이 그분을 엄청 놀리시니까 혼자 머쓱해하면서 이런저런 말을 걸더니 저렇게 컵에 'THANK YOU'라는 글귀와 귀요미 그림을 그려주셨다. 여행 중 이런 쏠쏠한 경험, 재미있었고 기억에 계속 남아있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 MINGI

파리에서 여행 중에 추운 몸을 녹이려 잠시 스타벅스에 들렸다. 분명 'ji'라고 했는데 또다시 'gi'라고 써주며 내 이름을 '밍기'로 만들어버린 스타벅스.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스타벅스였는데 너무 붐벼서 여유를 즐길 수도 없을 정도로 금방 나와야해서 그 이후로는 잘 안가게 되었던 곳이었지만, 마치 삼둥이의 민국이같은 애칭을 떠올리게 만들어준 추억이었다.



파리 퐁피두센터, MANJA

숙소가 있었던 퐁피두 센터 앞. 그리고 그 앞의 스타벅스는 늘 모닝커피를 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아침마다 여행 코스를 시작하기 전에 이곳에서 커피를 마셨는데, 둘째날 이곳에서 난 최대의 이름이 바뀐 사건으로 MANJA가 되었다. 민지가 만자가 되어버리다니..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추억. 이곳에서 모닝 커피를 마시던 내게, 같은 민박집에서 지낸 대학생 둘이 본인들은 돈아끼기 급급한데 커피 한잔 사먹는 여유가 부럽다고 말했던 기억이 문득 함께 떠오른다.



파리 샤를드골 공항, MENDO

자꾸 실패하는 '민지' 스펠링에 별명인 '만두'를, 첫 유럽여행 23일간의 여행을 마친 기념으로 마지막으로 새겨보자 해서 마지막날에 들린 스타벅스에서. 만두를 열심히 외쳤는데 멘도를 새김받고 결국 제대로 된 이름 스펠링을 받지 못했다. 사실 저렇게 쓰여진 컵을 받는 것보다도 커피 제조 후에 '멘도'라고 열심히 날 부르던 언니때문에 부끄러움이 더 커졌다는 것은 함정..



프라하 구시가지 스타벅스, MINCI

프라하는 영어를 쓰니 좀 낫겠지, 라는 생각으로 자신있게 스타벅스에서 '민지'라고 말을 했는데 난 이곳에서 만취한 사람인마냥 '민치'가 되었다. 스펠링으로 불러줘도 각자 알아듣는게 다르니 가끔은 나의 스펠링 발음에 문제가 있나 생각이 들 지경이 되어버렸던 기억.



프라하성, MINDZI

이제는 여행을 다니다가 잘못 스펠링이 기재되어서 스타벅스 커피가 나오면 '엇 새로운 경험이다!'라는 신나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오히려 제대로 된 이름을 받게 되면 아쉬움이 생길 정도. 프라하 직전에 다녔던 포르투에서 자주 보지 못했던 스타벅스를 프라하에서 마주했을 때 기쁨과 동시에, 잘못 기재되어 나온 이름에 더 반가웠던 것은 이상한 수집 애착 때문인걸까.



리스본 시내, MINTY

리스본의 시내 한가운데에 있는 스타벅스. 리스본은 볼거리가 많지 않아 굉장히 여유롭게 다녔고, 날씨가 조금 쌀쌀해서 시내에 있는 스타벅스에 하루에 1번씩은 꼭 들려 시간을 때우곤 했다. 리스본에 스타벅스가 많지 않다보니 이곳에 굉장히 사람이 많은 편이었고, 특히 쉬는 가게가 많은 크리스마스 이브날과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유일하게 연 스타벅스가 엄청나게 들끓을 정도였다. 그곳에서 받은 스타벅스 네이밍은 MINTY. 뭔가 살짝 귀요미가 첨가된 기분이다.



리스본 포르텔라 공항, MINNY

두번째 유럽 여행을 시작하기 전, 도착한 날 바로 공항 앞 호텔에서 잠을 자고 리스본 시내로 나가기 전 공항에서 스타벅스 커피로 여행 시작을 알리려던 찰나. 내 손에 쥐어진 스타벅스 커피의 이름은 MINNY.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자체 귀요미 처리하냐는 거냐며 오해를 받았지만 기분이 좋았던 이름 표기였다.



리스본 벨렘지구, BINGI

리스본의 벨렘 지구. 너무나 맛있는 에그 타르트를 사들고 어디에서 먹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바로 옆의 스타벅스에서 커피와 함께 마시며 시간을 때웠다. 미뤄두었던 여행 일기를 쓰며 커피를 기다리는데, 역시나 내게 온 커피는 BINGI. 이름이 점점 진화하는 기분과 동시에 나의 영어 발음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던 시간을 가진 기억. 뭐니뭐니 해도 스타벅스에서 받은 이름 중 최고가 아닌가 싶었다. 첫글자마저 틀려버리다니.


**


얼마전에 돌아다니는 글을 보니 고의적인 마케팅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마케팅이든 아니든간에 어쨌든 여행 내내, 내 이름이 제대로 쓰였던 적이 없었고 덕분에 즐거운 여행의 추억을 장소마다 한장씩 남길 수 있었다. 다음 여행 때는 또 어떤 이름이 씌여져 나올까 기대감을 부풀게 만들어주는 즐거운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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