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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님 Jun 27. 2016

#10. 노을 보기 좋은 여행지들1

여행에서 노을을 보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노을이 지면서 낮과 밤이 바뀌는 그 시각을 여행지에서 맞이하는 그 묘한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하다. 여행 중에 마주했던 노을 여행지들을 공유해보려 한다.



런던 내셔널갤러리 레스토랑에서 마주한 영화의 한장면 같았던 노을

이 곳은 내셔널 갤러리 옆 건물에 있는 Searcys라는 레스토랑. 오후 5시까지는 애프터눈티를 먹을 수 있다고 해서 간 곳이었고, 음식 맛은 사실 쏘쏘였으나 뷰가 환상적이었다. 영화 클로저에 나왔던 곳이라 하더라. 어쩐지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한참을 셔터를 눌러댔다. 혼자 가기에 금액이 꽤 비쌌는데 민박에서 좋은 동행들을 만나  정말 예쁘게 지는 노을을 보고 있던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 멋진 런던의 풍경을 볼 겸 여유 시간을 갖고 싶다면 이 곳을 추천하고 싶다.



세상의 끝 호카곶에서 맞이한 특별한 노을

누군가 내게 여행 중 맞이한 노을 중 어디가 가장 멋졌냐- 라고 물어본다면 베스트3 중 하나로 꼽을 것 같은 포르투갈 호카곶에서의 노을. 이곳에서 맞이하는 노을이 정말 예쁘다고 해서 일부러 해질때 맞춰서 도착했는데, 이곳에 오자마자 정말 '와' 하는 소리를 냈었다. 유럽의 땅끝임을 알리는 십자가의 뒤로 비치는 노을과 구름, 그리고 물들기 시작한 파란 하늘. 한참을 넋놓고 보았고, 특별한 곳이라 그런지 더더욱 새롭게 와닿는 공간이었다. 호카곶에 가게 된다면, 해가 질때쯤을 맞춰서 갈 것을 추천한다.



맥주와 함께 한다면 더욱 금상첨화인, 낭만가득한 피렌체의 미켈란젤로 언덕

해질때 미켈란젤로 언덕을 올라오면 정말 좋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곳에서 동행을 만나기로 하고 홀로 피렌체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이곳에 올랐는데, 해가 딱 지려고 할때 너무나 예쁜 풍경을 마주했다. Isn't she lovely를 부르고 있는 거리 예술가를 뒤로 하고 맥주 한병을 사먹는데 순간 너무 행복한 기분이 올라왔다. 원래 맥주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때의 행복한 기분으로 인해 맥주를 참 좋아하게 되버렸다. 아마도 사람이란, 그렇게 기억에 의존하는 동물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붉게 물들기 시작하는 하늘과 맞닿아있는 주황색 지붕들은 그 낭만을 더해주니- 피렌체에서 낭만적인 곳 중 한 곳이 아닐까.



파리 사이요궁과 샹젤리제 거리, 그 낭만과 어우러진 노을

개인적으로 파리를 참 좋아한다. 예술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이곳이 아마도 나름 디자인을 하고 있다는 업 때문인지 더욱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시간이 될때마다 여유있게 틈날때마다 미술관에 들려 시간을 때우는 그 순간순간이 참 행복했다. 파리에 사는 사람들은 참 예술을 사랑하고 행복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얼마전 그러한 곳에 테러가 일어났다는 뉴스는 참 충격적이고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하였다. 동행했던 언니가 '내 지인은 파리에 있는 일주일 내내 사이요궁을 가서 에펠탑을 봤대' 라는 이야기에 엄청 서로 웃었는데, 한번 마주한 에펠탑에 반한 언니와 나는 파리에 머문 5일간 사이요궁에 가서 에펠탑을 매일 마주했다. 그렇게 넋놓고 바라본 에펠탑 뒤로 노을이 졌을 때, 그리고 그 노을을 등뒤에 지고 빠져나온 샹젤리제 거리에서 마주한 노을은 한국에 담아가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파리에 오랫동안 머문다면, 사이요궁에서 노을을 마주해볼 것을 추천한다.



제주 올레10코스, 그 길의 끝엔 고즈넉한 시골풍경에 걸린 노을

개인적으로 제주도를 정말 좋아한다. 바다, 하늘, 푸르름이 가득한 곳. 그리고 성수기보다도 비수기에 가면 사색하기 좋은 정말 애정하는 제주도. 일년에 두세번 정도는 다녀오는데, 첫 회사를 퇴사하고 제주 올레길 투어를 5박 6일 코스로 했을 때였다. 너무나 예뻤던 올레 10코스를 모두 돌고 그 종점이었던 모슬포항. 그곳에서 저녁을 먹고 나오는 길에 예상치 못하게 예쁘게 걸린 노을과 마주했다. 고즈넉한 시골풍경에 예상치 못하게 마주했던, 하늘에 예쁘게 널려있는 구름과 조화롭게 어울리던 노을. 그날 종일 걷고 난 후에 뿌듯함을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예뻤던 건지, 빌딩 가득한 서울과 다르게 예쁜 풍경을 볼 수 있어 좋았던 것인지 여하튼 예상치 못하게 마주한 노을이 정말 기억에 많이 남았다.



석양과 가장 가깝게 맞닿을 수 있는, 런던아이에서 노을 맞이하기

누군가 내게 19.2파운드나 되는 돈을 내고 런던아이를 타기엔 너무나 아까워! 라고 했었다. 실제로 고소공포증때문에 관람차를 무서워하기도 하고 그래서 너무 고민했지만 배두나의 런던놀이에 나왔던 그 런던아이에 대한 로망을 포기할 수 없었다. 혼자였지만, 꾸역꾸역 런던아이에 올라타 커플과 가족 사이에 끼어 여러 외국인들의 인증샷을 계속 찍어주었던 런던아이. 그러나 석양과 마주한 순간, '와 런던아이 타기를 정말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치 못하게 너무나 아름다웠던 노을에, 40분 가량 타고 내려온 이후에도 한참 이곳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 이후로 나는 런던에서 가볼만한 곳 추천을 물으면, 런던아이를 꼭 말하곤 한다. 해가 지려하는 그 순간에, 꼭 타서 노을과 마주해보라고.



비바람이 몰아치던 포르투갈 포르토 숙소에서 맞이한 노을

사람들에게 꽤 평이 좋은 포르투는 사실 내게 조금 무서운 곳이었다. 한국 관광객이 생각보다 많이 보이지 않던 곳, 그래서 더 좋았을 뻔했지만 그래서 그런지 가게를 들어가 주문을 하거나 길거리에 서서 말을 거는 무서운 아저씨들. 덕분에 포르투에서는 밤에 잘 나가지 못했다. 그렇게나 야경이 예쁜 곳이었는데, 그래서 풍경이 좋은 숙소를 잡자-가 목표가 되었고 그곳에서 도우루강의 야경과 노을을 마주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싶었다. 미리 예약했던 호스텔을 취소하고 잡았던 포르투의 아파트. 그리고 정말 최고의 뷰를 자랑한 곳이었다. 포르투의 마지막날 밤새 비바람이 엄청나게 쳤다. 덕분에 창문이 심하게 덜컥거리며 비바람이 쳤고, 여행을 다니며 무섭다고 느꼈던 손꼽히는 순간 중 하루였고 밤새 잠을 자질 못해서 음악을 틀어놓고 잠이 겨우 들었었다. 그렇게 다음날까지 내리던 비가 개이고 나서 보인 노을은, 정말 예뻤다. 비가 한참 내리고 난 후의 맑은 하늘에 떠서 그런가. 여하튼 포르투에 갈 일이 생긴다면, 도우루강과 예쁜 집들, 그것과 어울리는 노을을 꼭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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