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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님 Jun 24. 2016

#9. 추천하고픈, 주요도시 근교여행

여행을 다닐 때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곳보다, 그 주변의 근교 여행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던가, 우연히 들어갔는데 발견한 맛집이라던가, 사람이 적지만 분위기있는 현지인에게 추천받은 근교라든가-를 접했을 때의 느낌은 정말 짜릿하다. 여행 중 마주했던 주요도시에서 갈 수 있는 근교를 몇군데 공유하고자 한다.



후쿠오카에서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아기자기한 온천마을, 유후인

후쿠오카에 여행을 갔을 때, 삼일 내내 비가 왔었다. 흐림 가득한 날씨에 아쉬움이 너무나 컸는데, 유후인을 방문한 날에 날이 딱 개었다. 맑은 하늘아래에서 여행을 하니 너무나 즐거웠었던 기억이 더해졌다. 유후인은 원래 온천마을로 유명하다. 여건상 온천을 하긴 애매해서 그냥 마을 구경만 하고 돌아왔는데도 너무나 좋았던 곳이었다. 거리 양옆으로 아기자기한 소품가게는 물론, 맛집으로 유명한 금상 고로케, 롤케익 등이 있으니 소품구경과 함께 즐기면 좋다. 거리 끝에는 샤갈 미술관이 있어 전시까지 함께 볼 수 있으니 시간이 된다면 방문해 볼 것.



스위스 쉴트호른과 인터라켄 사이의 작은 마을, 뮈렌

동화 속에 온 것 같은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마구 내뿜었던 작은 마을 뮈렌. 쉴트호른에서 인터라켄으로 내려가는 중간에 위치했으며, 민박집 아저씨께서 내려오는길에 잠시 들리면 좋아요- 라고 하셔서 들린 곳이었다. 큰 목적없이 눈이 잔뜩 쌓인 길을 쭉 따라 걷는데 크리스마스 마을을 온 기분이었다. 해가 딱 질 무렵이었어서 지는 햇빛을 마주하며 셔터를 눌러대는데 너무나 동화같아서 한참 즐겁게 걸어다녔다. 뮈렌은 한바퀴 돌면 15분 가량이면 다 볼만큼 작은 도시이다. 게다가 바로 옆이 절벽이라 자칫하면 떨어질 것 같은 으스스함도 느껴진다. 신기한게 이 작은 마을에 스위스의 유명한 마트 COOP도 있다. 스위스의 비싼 물가를 유일하게 견디게 해준 고마운 COOP. 단 20여분을 머물렀던 도시인데도 꽤 강렬하게 남아있는 것을 보면, 마을이 참 예쁘게 마음에 남아있나보다.



런던에서 노년을 보내고 싶은 도시 1위인 조용한 소도시, 라이

런던에서 약 5일 정도를 있다 보니 근교도 가보면 좋겠다, 해서 블로그를 열심히 뒤지다가 발견한 이곳. 사진 몇 장만을 보고 '아 여길 가야겠다!' 해서 간 곳이었다. 런던에서 1시간반 정도 기차를 타면 도착하는 소도시, 라이. 정-말 사람이 길에 없어 조용하고 소박한 느낌이 나면서, 건물 하나하나가 너무 예뻐서 사진에 담기 바빴던 곳이었다. 영국 어르신들이 나이들어 살고 싶은 도시 1위로 꼽았다는 이곳, 왜 그런지 알 정도로 분위기가 잔잔했다. 곳곳에 소품가게와 티 등을 파는 음식점들이 있다. COBBLES TEA ROOM이라는 티를 파는 가게가 유명하다고 해서 갔는데, 당근 케이크 맛을 잊을 수가 없을 정도로 맛있었다. 런던에 오래 머문다면, 한번쯤은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맑은 지중해가 보이는 장난감같은 작은 바다 동네, 이탈리아 남부 포지타노

이탈리아 남부는 당일 투어 상품이 많다. 로마에서 출발하면 하루 당일치기로 하여 폼페이, 쏘렌토, 포지타노 등을 쭉 둘러보고 올 수 있다.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하루 투자해서 다녀오자, 해서 갔었는데 안왔으면 후회했을 정도로 너무 좋았던 이탈리아 남부. 포지타노를 가기전에 보았던 나폴리가 정말 환상적이었는데 이전에 치안 문제가 있었던 관계로 멀리서나마 바라만 봐야했던 나폴리를 등에 지고 아쉬움을 갖고 왔던 포지타노마저도 너무나 예뻤다. 푸른 지중해를 배경으로 해서 마을이 작게 형성되어 있었는데 날씨도 한몫을 했을 정도로 예뻤다. 이곳 해변에 앉아 레몬맥주를 마시며 한가로이 시간 보내는게 로망이었는데- 한시간의 짧은 자유 시간 내에 마을 구경을 하며 내려오는 것마저 벅찼다. 그래도 날씨가 좋은 탓에 배를 타며 섬 주변을 돌 수 있었던 점도 좋은 기회였다. 시간이 된다면, 이탈리아 남부투어도 꼭 추천하고 싶다. 날씨가 좋다면 더더욱.



바다위의 절벽마을, 리스본과 가까운 아제냐스 두마르

누군가의 인스타에서 우연히 봤던 아제냐스 두마르. 사진을 보자마자 '아 가야겠다!'하고 마음을 먹었던 곳이었다. 바다위에 어쩌면 저렇게 예쁜 마을이 있을까, 싶었던 곳. 그리고 리스본에서 신트라를 포기하고 갔던 곳 만큼 너무나 좋았다. 사실 여행은 개인 취향이 너무나 크다. 다른 사람들은 왔으면 '볼거 없는데?'라고 할만한 곳이었는데 난 분위기가 너무 좋아 한참을 서성였다. 바다가 보이는 유일한 한개의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을 포기하고 싸온 빵을 먹으며 오혁의 '소녀'를 듣고 있는데 그 순간이 어찌나 행복하던지- 날씨가 조금만 더 좋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단, 버스 배차 시간이 꽤 기니 버스시간을 미리 알아보고 갈 것을 강추한다!



대륙의 끝, 그래서 더욱 의미있는 호카곶

유라시아 대륙 최서단의 끝, 호카곶- 아마 리스본을 여행하는 여행객들은 거의 들리는 이곳. 오기는 힘들어도, 힘든만큼 와서 볼거리가 많지는 않아도, 그 의미자체만으로도 올만한 곳이다. 특히 이곳에서 석양을 본다면 정말 환상의 뷰를 볼 수 있다. 아제냐스 두마르에서 버스를 타고 오면 멀지 않게 올 수 있으며, 유럽의 땅 끝임을 알리는 십자가만이 떡하니 있을 뿐이다. 누군가는 제주도의 섭지코지 같다며 (왜냐하면 이곳에 오면 엄청나게 많은 한국인은 물론, 중국인까지 다 볼수 있다;) 아쉬워했지만, 난 그 의미만으로 너무 좋았고 기억에 남았다. 인포센터에 가면 엽서도 쓸수 있고 예전에 이곳이 대륙의 끝이라 믿었던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있어서 그런가, 더 아련한 느낌이 들었던 곳이었다. 석양 질때 갈것을 꼭 추천한다. 너무나 예뻤던 호카곶-



말할수 없는 비밀 촬영지, 대만의 바다가 보이는 곳 단수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촬영지가 있어 더욱 유명한 단수이. 개인적으로 대만 여행은 전반적으로 아쉬움이 컸는데 이곳 단수이는 굉장히 좋았다. 성격상 여행지를 많이 돌아다니는 것보단 풍경좋고 편한 곳에 편히 앉아 시간 보내는 것이 점점 좋아지다보니, 대만 여행 중 좋았던 곳을 꼽으라면 예쁜 바다가 보이고 따뜻한 햇빛이 내리쬐던 단수이 스타벅스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던 그 시간이 가장 좋았던 곳이자 시간이었다. 여행에 있어 아쉬움은 그저, 사람들에 의해 알려진 곳을 찍고 찾아가는 행위에 대한 것이었는데, 이렇게 누군가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에 앉아 그닥 많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참 행복하더라. 단수이에 간다면, 누구나 다 가는 담강중학교나 진리 대학교보다는, 사람이 좀 덜 있는 한가한 바닷가에 앉아 맥주를 마시거나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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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굉장히 주관적이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정말 좋아서 추천해준 곳이 누구에게는 별로일 수 있고, 누구에게 별로였던 곳이 나에게는 너무나 좋은 곳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여행을 다닐 때는 추천을 받기 보다는 추천받은 여행지를 좀더 살펴보고 취향에 맞는 곳인지를 확인해보곤 한다. 위에 추천한 여행지들은 대부분 구경거리가 많아 돌아다니기 보다는 한곳에 멍-하니 앉아 예쁜 풍경을 보기에 좋은 곳들이다. 그러하니, 개인 취향이 다분한 곳들이니, 여행에 있어 참고만 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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