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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님 Apr 04. 2022

3월의 독서기록


아홉번째 책.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 황선우

성격상 휴가 중에도 회사 메신저를 수시로 확인하고 대응하고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잘 놓지 못하는 내게, 몸과 마음이 망가지고 본인을 잃으면서까지 일하는 삶을 경험에 비추어 꾸짖어준 책. 이 책을 읽으면서 회사 속에서의 나보다도 개인으로서의 나 자신을 좀더 돌보아 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독서를 할수록 많은 편견에 나 자신이 갇혀있다는 것을 여러 차례 깨닫곤 한다. 자각했으면 행동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호로록 읽게 해준 책.


- 오늘도 일을 하며 배운다. 일 자체를 배우며, 일 바깥세상의 흐름도 알게 된다. 나를 견디고 다루는 법을 익히는 한편으로 다른 이들을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동료들과 부딪치고 협력하는 동안 내 안에만 고여 있지 않고 변화한다. 일하는 사람으로 살기에 조금씩 나아질 기회를 얻는다고 나는 믿는다.

- 행운은 많은 순간 사람의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 평생 일하며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 있어 운을 좋게 만든다는 건, 무엇보다 내 인생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을 충실하게 대하는 일 아닐까?

- 많이 낭비해봐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돈이든 시간이든 20대 때는 돈이 없으니까 주로 시간을 많이 들였죠. 시행착오를 겪으며 안 맞는 것들을 곁에 두기도 하고 또 흘려보내면서 그제야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 세상의 많은 일은 정해진 팩트와 데이터를 놓고 어떻게 해석하고 드러내는가 하는 프레이밍의 문제라는 걸 나는 알지 못했다.

- 가볍게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일이 부담스럽지 않고, 뭔가 하나라도 성사시켰을 때 쾌감이 더 크다. 일하는 게 어렵다는 걸 인정하고 잔가지가 좀 부러지더라도 묵묵하게 나무를 지고 나를 때, 비로소 쉬워지는 면이 있는 것이다.

- 전력으로 일에 매달려 있는 것만큼이나 집중해서 잘 할 수 있도록 나와 내 주변을 잘 돌보는 일이 중요하다는걸. 일상을 정성스럽게 영위하는 데서 많은 위대함이 출발한다.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보면 그제야 질문할 여유도 생긴다.

-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뭘까? 그 나라의 자연과 문화를 접하고 싶어서, 여행지에서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고 행동하는 나를 보려고, 혹은 그저 복잡한 일상을 잊고 즐기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렇게 잘 여행하고 돌아올 때 일상을 잘 사는 역량이 늘어 있기도 한다. 돌아와 계속되는 삶에서 만나게 되는 돌발 상황, 내 머리 밖의 진짜 현실을 받아들이는 유연성과 적응력을 키우는 기회가 여행이기도 한 것이다.

- 우리 삶에 고유한 개성과 이야기를 부여하는 건 매끈한 단면보다는 울퉁불퉁한 굴곡들이다. 적어도 더 많은 삽질을 해본 사람의 인생에는, 더 많은 추억이 만드는 다채로운 무늬가 생긴다. 실패해도 다시 해볼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이란 그런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받는 축복일 것이다.

- 몇 살이든 사는 모습은 각자 다르고, 스스로의 태도가 그 차이를 만든다. 나이는 모든 것을 결정해버리는 절대적 조건이 아니며, 던져버리고 극복해야만 하는 악조건도 아니다. 나이를 먹으며 보편적으로 따라가는 몸과 마음의 변화만큼이나, 나이를 먹으면서야 알게 된 새로운 좋은 것들도 내게는 많다.

- 나는 갈수록 취향보다는 행위가 그 사람에 대해 말해준다고 믿게 된다.

- 집에 늘 책을 읽고, 그것에 대해 대화를 즐기는 사람이 산다는 사실은 일정한 색온도의 조명만큼이나 집 안 분위기를 결정한다. 나는 바로 가까이 있는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 더욱 그렇게 느낀다.

- 행복이라고 부르기에도 너무 작고 소중한 반짝임들을 떠올려보면 다른 사람이 호의로 나에게 건네주거나 내가 다른 이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으로 애써 피워낸 빛들이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1308464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1308464



열번째 책.

움직임의 뇌과학 - 캐럴라인 윌리엄스

단순히 운동이 좋다 라는 결론이 아니라, 어떠한 움직임이 뇌에 영향을 주고 좋은지에 대해 풀어내어 재밌게 읽은 책. 근 2년간 겪은 코로나 블루가 단순히 사람을 못 만나서가 아니라, 어쩌면 적은 움직임과 활동량 때문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움직임으로써 나의 몸을 더 잘 알게 되고 그러한 컨트롤이 자존감 상승까지 시킬 수 있다는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 동우 덕에 좋은 책을 또 남기게 되었다.


- 심리학자들은 움직이는 방향이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발견했다. 앞으로 나아가는 움직임은 미래에 관한 생각을 고취하는 반면, 뒤로 가는 움직임은 과거의 기억을 되살린다.

- 물리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과거의 나쁜 일로부터 더 멀어진 것처럼 보이게 만듦으로써 악순환을 멈추게 도와준다.

- "수많은 심리학 연구가 곤란한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신체적 기술을 갖추는 것의 중요성을 말한다. 달리 말해, 자기 몸의 주인이 되면 정신의 주인이 될 수 있다."

- 정확하게 앉거나 섰을 때 근육이 어떤 느낌인지 의식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리고 나서야 그 느낌을 거꾸로, 옆으로, 원하는 곳으로 가는 데 표출할 수 있다.

- 신체 단련은 자신이 생존에 필요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정신에게 전달하는 지름길이다.

- "호흡할 때 우리는 외부에서 자연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들숨은 세상에 대한 정보 그리고 뇌파를 같은 리듬으로 뛰게 할 기회를 가져와 우리가 느끼는 방식을 바꾼다.

- 움직임은 우리가 목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게 해주고, 정신을 그것이 속한 몸으로 돌아가게 한다는 점이다. 정신과 몸이 긴밀하게 연결되면 몸의 휴식 신호를 알아차리고 그에 맞게 행동할 가능성이 더 높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1308800



열한번째 책.

용서하지 않을 권리 - 김태경

‘소년심판’을 보고 있을 때 읽던 책이라 더 감정 이입이 되었는데, 초반 대비 뒤로 갈수록 흡입력은 덜했던 것 책이었다. 피해자들에게 상담을 권하는 이유는 사건을 잊게함이 아니라 그것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도와주는 것이라는 문구가 정말 와닿았던 책. 생각보다 우리가 너무 쉽게 피해자들에게 용서하기를 강요했던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읽는 내내 하게 만들던 책이었다.

책을 다 읽고나서는 모르는 것보다 알고서 행동하는 것이 더 무서운 것임을 알기에, 사건의 피해자들을 어떻게 대하는게 좋을지 더 조심스러워져 불편한 마음이 많이 남는 책이었던 것 같다.


- 살인사건 유족과 상담할 때 '고통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사건 기억과 더불어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정한다. 그것이 최선임을 알기 때문에.

- 누구나 삶에 대한 통제감을 느낄 수 있어야만 안정적으로 삶을 영위하며 비로소 변화를 수용할 용기를 낸다.

- 상식은 전문 지식이나 절대적 기준 혹은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이 공통되게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가치관을 일컫는 말에 불과하다. 이는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편견이 상식이라는 말로 둔갑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상식성을 판단할 때 편견과 고정관념을 배제하고 특정 개인이 처한 상황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

-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경향뿐만 아니라 비합리적으로 판단해서 자신의 삶을 파국으로 몰아가는 경향을 모두 지닌 양면적인 존재다. 그래서 너 나 할 것 없이 종종 어리석고 그릇된 의사 결정을 하고 그것에 대해 후회하고 번민하기를 반복하는 와중에서 용케도 가치를 발견하고 성장해 나간다.

-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인간은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매순간 자기만의 방식으로 삶을 만들어간다. 누군가의 눈에 어리석고 게으르고 무책임해 보이고, 심지어 당사자조차 지나고 보니 후회투성이라고 느낄지라도 그것이 각자의 최선이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 모든 생명체에게 죽음은 필연이다. 이러한 사실에 직면하는 것은 우리에게 적지 않은 불안을 유발하는데, 실존주의 상담에서는 이를 실존적 불안이라고 부른다. 실존주의 상담가들은 실존적 불안이 삶의 조건이나 성장 동력이며 인생의 선생이지 제거되거나 회피되어야 할 장애물이 아님을 강조한다. 따라서 그들은 죽음을 논하는 일을 금기하는 것이 아니라 수용하는 것을 중시한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1472887



열두번째 책.

기획은 결정이다 - 다카세 아쓰야

재미있게 읽었는데 뒤로 갈수록 아쉬움이 남았던 책. 제목에서 언급한 ‘결정’이라는 단어가 모든 내용을 포함하기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책을 읽고나서 업무를 할 때마다 목적을 상기하고 세우는 것을 우선시하는 좋은 태도를 얻은 것만으로도 이 책은 좋은 책으로 남은 것 같다.


- 이렇게 생각해보면 우리 인생 자체가 기획입니다. 뭔가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우리의 인생도 수많은 결정의 연속이기 때문입니다. 결정을 통해 아이디어가 기획이 되고 그 가치가 생깁니다.

- '이질감'이 없기에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무언가를 알아차린다면 이질감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이 목적을 알아차리지 않으면 기획이 될 수 없습니다. 기획에서 의식적으로 이질감을 이용하면 대중의 주의를 끌어 전달이 쉬워집니다.

- 무엇인가를 바꾼 기획은 새로운 것처럼 보여도 데자뷔가 느껴집니다. 데자뷔는 기획에서 큰 무기가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완전히 새로운 대상을 받아들이는데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대상의 일부만 바꾸면 비교적 거부감이 덜해져, 사람들이 기획을 더욱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즉, 모두가 알고 있는 정보를 분해해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 검토하는 일이 기획에서 필요합니다.

- 기획서는 자신이 떠올린 이미지를 정리한 것이 아닙니다. 프레젠테이션 보충 자료도 아닙니다. 기획의 승인과 통과를 위한 서류도 아닙니다. 기획자가 직접 말하지 않아도 자신이 떠올린 이미지를 제대로 전달해주는 공통 언어입니다.

- 상위 단계 목적을 기획자와 결정권자가 서로 공유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결정권자 자신조차 잘 모르는 경우도 있습 니다. 화제의 신상품 개발이라 해도 '회사 온라인 서비스 인지도 확대',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유지' 등 상위 목적에 따라 기획의 방향성이 달라집니다. 이렇듯 상위 목적을 공유하지 않으면, 원하는 것과 다른 기획이 나옵니다.

- 자신이 해보고 싶은, 하려는 일을 전달해보세요. 머릿속 이미지를 기획의 형태로 다른 사람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게 생각보다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시도하다 보면 자신의 기획에서 부족한 공통 언어가 무엇인지 알 수 있고, 전달을 효율적으로 하는 연습도 됩니다.




이번 달에는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었다. 독서모임 책부터 에세이 등 끌리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잡히는 대로 읽었는데, 대부분이 제목만 보고 끌리는대로 읽어서 그런지 뒤로 갈수록 아쉬운 책들이 많았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참 많은 편견에 쌓여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오히려 모르고 행동하는 것보다, 알고 행동하는 것이 더 위험하고 무섭다는 생각도 들어서 얕게나마 알아가는 과정이 조금씩 조바심이 났던 것 같다. 그럼에도, 아는 언니가 말했던 것처럼 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나를 잃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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