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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님 Jul 13. 2016

#18. 여행지에서 색다른 문화경험 해보기

여행지에 가서, 남들이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해보는 것을 참 좋아한다. 가끔은 그곳 현지인이 되어본다던가, 남들이 촉박하게 다니는 여행일정을 쪼개 근처 미술관에 가서 전시를 보거나 뮤지컬을 보는 둥 소소한 문화경험을 해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중 이번 글에서는, 여행지에서 겪어본 남들도 해봤을지 몰라도, 나에겐 조금은 색달랐던 문화경험들을 나눠보고자 한다.



전통 료칸 체험 (일본, 교토)

부모님을 모시고 일본 여행을 하게 되었다가, 료칸 경험을 해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대부분 교토 시내에서 꽤 멀고 대중교통으로 한참 안쪽으로 들어가야했고 비쌌다. 그중 교토시내와 가깝고 동시에 부페식 식사가 아닌 방안에서 차려주는 상차림이 있고 동시에 금액이 그닥 비싸지 않았던 곳인 마츠이 료칸을 이용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높아 이용사이트에 후기를 남겼을 정도. 다다미방에서 숙박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유카타를 입어볼 수 있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또한 1박 2일을 하게 될 경우, 저녁과 다음날 아침까지 정식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상차림을 직원들이 일일이 차려주기 때문에 정말 특별한 경험으로 남을 수 있다. 단, 음식의 맛은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그닥 맛있진 않았다. 일본 전통음식이라 너무 특이한 음식이 있기도 했지만 한번쯤은 경험해봐도 나쁘지 않을 정도였다. 다른 료칸 처럼 외부를 바라보며 목욕할 수 있는 전통 료칸은 아니고, 일반 목욕탕 같은 곳이지만 깔끔하고 친절하니 금액, 위치 면에서 료칸이 고민된다면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2006 독일 월드컵 관람 (독일)

2006년, 한창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로 국민 모두가 업이 되어있던 지라 더욱 기대가 컸던 2006년 월드컵. 당시 운이 좋게 엄마께서 이벤트에 당첨이 되셨고, 덕분에 내가 대신 스위스전 경기를 독일에 가서 직접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행사 상품으로 유럽의 독일, 네덜란드, 체코 등을 쭉 돌아 독일에서 직접 관람하게 된 스위스전. 대학교 2학년 때였는데 정말 웃겼던 기억은, 그 낯선 땅에서 만난 붉은 악마들은 정말 한뜻 한마음이었다. 처음 본 붉은 악마들끼리 모여 사진을 찍기도 하고, 힘내라고 서로 떡과 음식을 나눠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던 애국심 넘치던 현장. 그리고 붉은 티셔츠를 다함께 갖춰입고 앉아 목이 터져라 외쳤던 그 순간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비록 스위스전이 패하게 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붉은 악마 분장을 한 한국인들을 조금은 신기하게 보며 사진을 찍어달라 요청한 여럿의 외국인들덕에 아마 내 사진 몇장은 외국을 둥둥 떠다니고 있을 지도. 그래도 언제 또 이렇게 해외에서 월드컵 현장을 직접, 내 눈으로 볼 수 있겠는가. 아직도 그때의 그 감동과 함성이, 눈앞에 훤하게 남아있다.



와이너리 투어 체험 (포르투갈, 포르토)

포르토에서 한국 사람들이 한번쯤은 한다는 와이너리 투어. 와인으로 유명한 고장, 포르투갈이었기에 한번 참여해보자 싶었다. 위치는 도우루 강을 사이에 두고 여러 관광지가 모여있는 포르토 시내 반대편에 와이너리 투어를 할 수 있는 곳들이 옹기종기 위치해있다. 그중 뷰가 너무 좋다는 Taylor's 와이너리 투어를 선택하게 되었다. 사실 구글 지도를 보고 찾아갔지만 꽤 오랫동안 꼬불꼬불하게 올라가야해서 찾기도 어려웠고 도착했을 때 힘이 쭉 빠진 상태였다. 도착하면 와인 한잔을 미리 시음해볼 수 있게끔 나눠주고, 시간에 맞춰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투어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사실 와이너리 투어는 완전 추천하기는 애매한게 영어를 반은 못알아들을 지경이었다. 그러나, 투어가 끝난 후 나눠주는 와인잔을 들고 나온 테라스에서 보는 포르토 시내의 뷰는 정말정말 예뻤다. 이곳의 뷰를 한참 감상하며 즐거움에 흠뻑 취해 와인을 2잔이나 마시고 흥이 한껏 올랐던 나는, 노래를 부르며 내려왔다는 창피하고도 부끄러운 기억이._^_



오꼬노미야끼 직접 만들기 (일본, 도쿄)

사실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 시부야에서 관광을 마친 친구와 나는, 오꼬노미야끼가 먹고 싶어 근처를 수색하던 도중에 이곳을 발견하였고, 신이 나서 이곳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오꼬노미야끼를 직접 제조해서 먹는 곳이었다. 당황스러워했더니 종업원이 설명서를 갖다줬는데 전부 일본어였다. 영어가 일체 적혀있지 않았고 그림만으로 알아볼 수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영어 설명서가 따로 없다는 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취향에 맞게 직접 만들어먹는다는데 우리에겐 취향보다는 보이기에 멀쩡하게 보이는 오꼬노미야끼를 만드는 것이 최선이었다. 옆 테이블을 곁눈질해가며 만드는 방법을 컨닝하였고, 다행스럽게도 꽤 맛있는 오꼬노미야끼를 만들 수 있었다! 당시 굉장히 당황스러운 기억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또 언제 이렇게 직접 만들어먹어보려나 싶었던 기억이다.



프라하 인형극 관람 (체코, 프라하)

프라하 민박집에서 쉬고 있는데, 같은 방을 쓰는 언니가 프라하 인형극을 보기 위해 돈 지오바니 인형극 티켓을 구입했다고 했다. 프라하 시내 곳곳에서 보이는 인형을 사가고 싶어 한창 눈이 돌아갔던 나는, 민박집 사장님께 부탁해서 티켓 한장을 추가로 구입할 수 있었고 그렇게 예상치 못한 돈 지오바니 인형극을 관람하게 되었다. 사장님께서 미리 구비해두셨던 인형극 스토리를 한국어로 미리 읽어갔기 때문에 관람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무엇보다 인형을 직접 조종하는 배우들의 팔과 무대 위에서의 모습이 살짝 보이는데, 그 모습에서 눈을 한참 뗄수가 없었다. 그렇게 인형을 오랫동안 조종한 탓에 팔이 꽤 굵어졌다는 그들. 그들이 땀을 흘리면서 무대 윗편에서 열정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그 일을 즐기는 모습에 정말 흠뻑 취했었다. 룸메이트 언니 덕에 참 좋은 경험을 하고 왔던 추억. 그러나 언니는 인형극 직전에 마신 맥주 덕에 반은 주무셔서 인형극 내용이 기억이 안난다는 슬픈 이야기가..



뮤지컬 라이언킹 관람 (영국, 런던)

런던에서 꼭 관람해보고 싶었던 뮤지컬. 그리고 어떤 걸 볼까 하다가, 이해도 쉽고 평도 좋았던 라이언킹을 여행 전에 미리 예매를 해갔다. 1층 앞자리가 아니면 차라리 2층 맨 앞자리도 괜찮다는 평에 2층을 득템하였고, 혼자 관람하게 된 뮤지컬 공연장에 들어왔을 때 괜시리 심장이 두근두근댔다. 그러나 처음에 익숙한 음악이 나오면서 동물 분장한 배우들이 등장하는데 정말 탄성이 나오기 시작했다. 관람하는 내내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던 뮤지컬. 라이언킹은 정말 무대효과가 엄청나다. 음악과 무대장치가 어우러지며 배우들의 모습도 단연 최고. 게다가 음악을 조정하고 간단한 연주를 하는 분이 2층 무대 옆편에 있어 무대 중간중간 엿볼 수 있어 더욱 좋다. 그 다음부터는 꼭 런던에 가는 지인이 있으면, 라이언킹 뮤지컬을 꼭 볼 것을 추천한다. 또다른 감동을 받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발마사지 경험 (대만, 홍콩)

대만과 홍콩 여행 중에 받았던 발마사지. 둘다 시원하고 하루 일정에서 쌓인 피로를 싹 가시게 해주었지만, 둘중 더 좋았던 곳은 대만 발마사지였다. 개인적으로 발마사지는 너무 좋았고, 엄마께서 너무 좋아하셔서 여행 4일 중 이틀이나 받았던 곳. 발마사지는 30여분 받을 수 있고 그전에 테라피 치료와 함께 간단한 어깨 마사지를 해준다. 워낙 아픈 것에 대한 엄살이 심한 나였기에, 조금 아파도 '아파'라고 나도 모르게 외치면서 직원분을 발로 찰 뻔했다.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 간단한 한국말을 전부 알아듣는 직원들 덕에 마사지를 받는 내내 '아파?'라고 물어보는 직원 덕에 지루함도 금방 가신다. 대만이나 홍콩에 간다면 여행 중의 하루 마무리를 발마사지로 받아볼 것을 추천한다. 그날 하루에 쌓인 피로를 싹 가시게 해주는 즐거운 효과와 동시에, 받고 난 후에 발이 보드라워지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부다페스트 야외 온천 체험 (헝가리, 부다페스트)

추운 겨울에 감행한 동유럽 여행. 그중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부다페스트에서 갔던 세체니 야외 온천이었다. 수영복을 입어야 한다고 해서 갈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민박집에 들어와 짐을 들이자마자 말을 거는 붙임성 좋은 룸메이트 동생이 '언니 온천가실래요?'라는 제안 한마디에 일행들과 함께 간 곳. 온천이라는 문화 자체가 외국에는 생소하기 때문에 더욱 유명한 곳 같았다. 게다가 추운 날씨에 뜨거운 온천이다보니 여기저기 피어오르는 연기는 오묘한 분위기와 황홀함을 더욱 안겨준다. 밤에 가는 것과 낮에 가는 것의 금액이 다른데 개인적으로 밤에 다녀올 것을 추천한다. 물의 온도는 국내만큼 뜨겁진 않다. 미지근한 정도. 게다가 중간중간에 아주 소심하게 물살에 몸을 맡기면서 돌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워터파크에 있는 시설과 비슷하다. 개인적으로 이곳에서 신나게 즐기는 외국인들을 우리나라 온천에 모두 초대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래도, 헝가리에 간다면 이곳 온천을 한번은 즐겨볼 것을 추천한다. 단, 수영복과 슬리퍼는 챙겨가는 것이 좋다. 슬리퍼가 없으면 바닥에 쌓인 눈위를 맨발로 걸으며 올라오는 아주 크나큰 고통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T_T


프라하에서, 새해맞이 (체코, 프라하)

해외에서 한 해를 보내는 것도, 새로운 해를 맞이한 것도 성인이 된 이후로 처음이었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결심했던 대학원 진학. 그리고 그 대학원에서 치열하게 지낸 2년을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갔던 동유럽 여행. 그곳에서 마주한 한해의 마무리, 그리고 새로운 한해의 시작. 그것에 대한 보상이었는지 프라하에서는 새해가 되기 30분 전부터 첫눈이 내렸다. 그리고 조금씩 쌓이기 시작하는 눈을 밟고, 민박집에 머무는 식구들은 모두 민박집 옥상으로 올라가 새해 12시부터 시작되는 불꽃놀이를 다같이 구경하였다. 360도 사방으로 터지는 불꽃놀이. 프라하의 야경과 어우러지는 그 불꽃놀이는 약 1시간 가량 진행되는데, 너무 예쁘고 아름다워서 우리는 소복소복 쌓이는 눈을 맞으면서도 한참을 그렇게 서있었다. 만약, 동유럽에서 새해를 맞이할 일이 있다면, 체코 프라하에서 맞이해볼 것을 추천한다. 새해가 될 때마다, 이렇게 1시간 가량을 사방에서 며칠간 계속되는 불꽃 풍경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밤새 사방에서 불꽃놀이가 진행되어 잠을 못잘 수도 있다.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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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개인적으로 관광지만 찍고 다니는 것보다, 좀더 독특하고 색다른 경험을 통해 나만의 경험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더욱 남는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 기억에 남았던 문화체험이나 경험들을 나열해보았다. 혹, 언급한 여행지에 가실 분들이 있다면 작은 도움이 되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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