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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님 Aug 09. 2016

#25. 여행 중 만난 귀여운 동물들

동물을 조금은 무서워하긴 하지만, 여행 중에 가끔 만나게 되면 꼭 다가가서 한참을 관찰하다 오곤 한다. 특히 혼자 여행을 하게 되면, 가끔은 그 동물 곁에 가서 혼잣말로 말을 걸기도 하는데(...) 여행 중 만났던 귀여운 동물들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내어 보았다.



로마 포로로마노에서 만난 갈매기들

로마에서 가장 기대했던, 유적이 남아있는 포로로마노. 날씨도 너무 따스했고, 하늘도 너무 맑았던 지라 한참 기분좋게 돌아다니다가 올라섰던 전망이 보이던 담벼락. 그리고 그곳에서 귀여운 갈매기들을 만났다. 그저 파란 하늘과 로마를 배경으로 해서 찍었을 뿐이었는데, 푸르른 날 덕인지 너무 예쁘게 나온 갈매기들. 날씨가 너무 따스하고 기분이 좋았던 지라 이곳에서 로마 시내를 즐기며, 갈매기들과 한참을 서있었다. 사진만으로도 저때의 따스함이 잔뜩 느껴지는 기분. 그리워진다, 로마에서의 저 때의 그 기분이.



리스본 알칸타라 전망대에서 만난 공작새

리스본 알칸타라 전망대에서 흠뻑 노을에 취해있을 때였다. 기분좋게 와인이나 맥주나 한잔 할까, 라는 생각으로 뒤를 돌았는데 너무 갑작스럽게 만난 공작새. 그리고 유유하게, 정말 사람하나 없는 곳을 노닌다는 듯이 지나가는 공작새를 보고 할말을 잃어버렸다. 유럽은 이러한 점이 조금 특이했다. 한국에서는 제주도 외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동물들을 여기저기서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있는 풍경을 종종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한국인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이 모두 붙어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어대도 공작새만은 유유하게 느릿느릿, 우아하게 그 장소를 빠져나갔다는 것! 꼬리를 펼친 모습까지 봤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이렇게 공작새를 가까이에서 본 것은 처음이어서 신기!



쿨쿨 낮잠 중인 대만 스펀에서 만난 고양이와 단수이에서 만난 멍멍이

대만 스펀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을 때였다. 고양이가 자고 있는지도 모르고 길을 가다가 정말 하마터면 밟을 뻔했던 고양이. 정말 새가슴마냥 깜짝 놀래서 쳐다보던 나와 달리, 고양이는 세상 모르게 쿨쿨 잠이 들어 있었다. 그것도, 대낮에 이렇게 늘어지게 그늘에 아주 편하게 누워 자고 있는 모습을 보니 새삼 부러워졌다. 고양이를 정말 무서워하는 나 조차도 한번 쓰다듬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을 보면, 정말 편해보였나 보다. 그리고 강가가 예쁜 단수이에서 편하게 늘어지게 자고 있던 멍멍이까지. 심술궂게 생겼는데, 햇빛이 쨍쨍한데도 그 햇빛아래에서 편안히 자고 있는 모습을 보니 참 귀여워보였다. 당시 동물들을 보면서 '대만은 동물들도 마음이 편한가봐-'라고 엄마와 함께 웃으며 지나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제주도에서 만난 '나 찾아봐라' 강아지

제주도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어떤 집 대문 바로 앞이 버스 정류장이어서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뒤에서 뭔가 알싸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생각 없이 뒤를 돌아보았는데, 저렇게 강아지가 '나 찾아봐라' 하고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순간 너무 귀여워서 '찰칵'하고 셔터를 눌러버렸다. 한참을 저렇게 나와 마주하고 있던 강아지. 귀여워서 대문앞에 쭈그리고 앉아 함께 마주보며 '안녕-'하고 인사를 나눴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혹시 이 사진에서 못찾으셨다면, 한번 숨은그림찾기로 찾아보시길!ㅎㅎ



싱가폴 이스트코스트 맥도날드에서 만난 참새

싱가폴 이스트코스트 해변에 도착하자마자, 배가 고파서 들렸던 맥도날드. 그리고 자연과 공존하던 이곳은, 이렇게 앞쪽이 뚫려있어 바다가 보였고 너무너무 예쁘고 환상적인 뷰를 자아냈다. 그렇게 한참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시켜 먹고 있는데, 참새들이 날아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살짝 놀랬는데, 직원들이 그냥 두는 것을 보니 평소에도 이러나 보구나, 해서 한참 구경했는데, 무언가 자연에 동화되어 있는 기분이 들었다. 마치 이전에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기차를 놓쳐서 빵을 먹고 있는데 부스러기를 주워먹으러 내게 날아들어왔던 비둘기를 마주한 기분. 그래도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싱가폴 이스트코스트 해변은 :)



일본 나라에서 만난 사슴, 그저 사슴과 함께 사진을..

일본 나라에 사슴 공원이 있다고 해서 기대를 품고 갔던 그곳! 약 6년전 일이었는데, 그저 사슴과 함께 사진을 찍고 싶었던 나는 막상 사슴이 다가오니 도망을 가게 되었다. 생각보다 무서웠던 사슴. 그리고 결국 사진은 마치 사슴에게 혼나고 있는 거 마냥(...) 찍혀버린 애달픈 사연이. 일본 나라역에 내리게 되면 바로 마주할 수 있는 사슴들. 공원에서 풀어놓아 구경이 가능한데, 가끔 도로로 진입하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신기하게도 공원안에서 잘 놀던 사슴들. 나라역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백조가 떠다니는 스위스 루체른 호수

스위스 루체른은 정말 예쁘다고 생각되는 도시 중 하나였다. 정말 자그마한 곳이었어서 일정에서 뺄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뺐으면 너무 아쉬웠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던 예쁜 마을. 볼거리가 많지는 않지만, 루체른 호수를 여기저기 떠다니는 수많은 백조와 어우러지는 예쁜 건물들만 봐도, '아 정말 예쁜 스위스 마을이구나'라는 생각이 확 와닿는다. 스위스에서 누군가가 도시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꼭 추천하는 곳인 루체른. 맑은 호수를 둥둥 떠다니는 백조를 마주할수 있을 것이다! 옆에 있는 스타벅스에 앉아 맑은 호수와 백조들을 감상하는 여유를 가져볼 것을 추천한다.



영국 런던에서 우연히 만난 청설모

처음으로 유럽여행을 할 때 가장 먼저 만났던 도시, 영국의 런던. 겨울에 가서인지, 아니면 런던에 대한 흐린 날씨에 대한 인상 때문인지 런던 공원을 마주할때마다 쓸쓸한 겨울의 맛이 느껴졌다. 특히 런던에 있는 6일 내내 런던을 마주할 수 없던 탓에 그 쌀쌀함이 더했는데, 그러던 중에 공원에서 마주쳤던 청설모. 신기했던 것이 가까이 가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고, 열심히 무언가를 먹고 땅을 파는 모습에 귀여워서 한참 바라보고 서있었던 기억이 난다. 조금은, 어두운 빛깔을 나타내던 영국의 이미지를 활기있는 도시로 기억되게 만들어준 귀여운 청설모. 지금도 잘, 지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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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동물들을 만나게 된다. 조금은 특별하게, 조금은 단순하게 지나치기도 하는데 그중 기억에 남았던 동물들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내 보았다. 여행을 다닐 때 동물들을 만나게 되면, 그 나라의 특유의 환경이나 여행 중 느끼는 기분이 한껏 더 업될 때가 있는데, 특히 풍경과 어우러지는 사진을 동물과 함께 담아내게 되면 그 기분이 더해지는 것 같다. 문득 여행지에서 만난 동물들을 보고 나니, 그때의 기분들이, 그때 풍경을 바라보던 기분들이 되살아나는 기분이 든다. 다들, 잘 지내고 있니, 동물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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