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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님 Sep 25. 2016

#31. 북유럽 여행 중 함께 한 여행음악들

혼자 여행의 즐거움을 한껏 더해주는 것 중 하나는 바로 함께하는 여행음악이다. 평소에 스쳐지나갔던 음악이나, 별 의미없이 듣던 음악이 그 여행지에서, 그 상황에서만큼은 너무 오묘하게 잘 맞아떨어지면서 특별하고 의미있도록 의미부여가 되는 상황들이 발생한다. 이번 북유럽여행 중에서도 여행 중 함께했던 음악들 중 상황과 잘 맞아떨어진 음악들을 몇개 공유해본다.



헬싱키 우르술라 카페에서 석양보며 - 정준일 '안아줘'

헬싱키에 있는 카페 우르술라에 앉아 석양을 보고 있을 때였다. 아무생각없이 멍때리며 앉아있던 이곳에서, 마침 정준일의 음악이 잘 어울릴 것 같아 선곡했던 '안아줘' 그리고 그의 간지러운 목소리가 당시 조금은 쌀쌀했던 바람과 예쁘게 석양으로 물들어가던 하늘,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바다까지 너무 아름답게 포장해주었다. 잔잔한 석양과 함께 할 때에, 정준일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너무 좋은 '안아줘'를 한번 들어볼 것을 추천한다.

https://youtu.be/JzociagwnBw



너무 예쁘게 반짝이는 발트해를 보며 - 온유/이진아 '밤과 별의 노래'

헬싱키에서 에스토니아 탈린으로 당일치기를 할 때 실자라인을 타고 갈 때였다. 너무 예쁘게 햇빛이 바다위로 부서지는 풍경을 보고 있는데, 고요함에 기분이 묘해졌다. 그때 귀에 꽂힌 이어폰 사이로 우연히 들리던 온유와 이진아의 '밤과 별의 노래'가 너무 행복하게 어울려 기분이 좋아졌다. 사실 그닥 좋아하는 음악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풍경과 너무 잘 어울려 그 이후로 재생목록에 추가된 곡. 잔잔하고 예쁜 바다를 마주할 일이 있다면, 이곡 '밤과 별의 노래'를 들어볼 것!

https://youtu.be/RgVQ7YJRehM



상쾌한 헬싱키 시벨리우스 공원에서 여유부리며 - 검정치마 '기다린만큼 더'

한때 최고의 유행을 불러일으켰던, 드라마 또 오해영의 OST인 검정치마의 음악. 이 음악을 드라마 볼 당시에는 참 좋아했지만 드라마 끝난 이후에 딱히 귀담아 듣지 않은 채로 재생목록에 남겨두었었다. 이곳 한적한 공원 벤치에 앉아 시간을 때우고 있는데 마침 나오던 검정치마의 목소리가, 이 상쾌함을 더해주는 행복함을 안겨주었다. 지금처럼 여름과 초가을이 공존하는 이 때에, 공원에 앉아서 듣는다면 더더욱 좋을 검정치마의 '기다린만큼 더'.

https://youtu.be/kmS3GMz1jK4



스톡홀름에서 바다보며 산책하기 - 벤 '꿈처럼'

북유럽 여행 중에 가장 행복했던 순간 중 하나였던 Djurgarden 지구와 스톡홀름 바다 근처 산책하기. 날씨가 너무 좋아 해를 받은 바다가 반짝 거렸고, 살짝 부는 바람에 나뭇잎도 살랑거려 기분을 한껏 더 업시켜주었다. 그리고 그렇게 벤치에 앉아 멍때리며 예쁜 건물과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데 벤의 '꿈처럼' 이 귀에 확 꽂혀 들렸다. 이 음악 또한 또 오해영의 OST임에도 초반에 드라마에 빠졌을 때 외에는 귀기울여 듣지 않았었는데 간만에 적당한 여유와 조금의 외로움을 달래주는듯한 기분을 들게 해주었다.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일이 있다면 벤의 맑은 목소리와 함께 해보는 것은 어떨까.

https://youtu.be/LcPN92043ds



스톡홀름 포토피스카에서 예쁜 전망보며 - Lianne La Havas 'Unstoppable (FKJ Remix)'

스톡홀름에 가는 사람이 있다면, 사진을 좋아하든 안좋아하든 꼭 추천하게 되는 장소 중 하나인 포토피스카 전시관. 그곳 카페에서 보는 스톡홀름의 전망이 정말정말 예쁘기 때문이다. 이곳에 앉아 시간을 때우며 커피를 마시다가 배경으로 틀어둔 음악들도 너무 좋았지만, 혹시 어울리는 나만의 음악이 있을까 해서 재생 목록 중 느낌이 왔던 Unstoppable. 실제로 얼마전에 너무 좋아서 리스트에 담아두었던 곡이었는데 북유럽 여행 중에 카페에서 몇번 듣게 되어 반가웠던. 조금의 여유있는 비트감이 마음을 확 풀어지게 만들어져 버리는 음악.

https://youtu.be/QCjAHj_qnCg



오슬로 송스반 호수에서 호수 전경 보며 - 김동률 '다시 시작해보자'

조금은 아쉬웠던 노르웨이 오슬로. 그리고 그곳에서 관광객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인 송스반 호수를 찾아가게 되었는데, 시간내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만큼 너무나 좋은 곳이었다. 고요했고, 이곳저곳 길따라 열심히 하루하루 하루를 지켜내가는 노르웨이 사람들이 조깅을 하고 있었다. 한적함에 김동률 음악이 떠올라 귀에 이어폰을 꽂았고, '다시 시작해보자'가 귀에 울려퍼진 순간 이어폰을 빼고 스피커로 모두가 함께 듣고 싶을 만큼 그 순간에 너무 잘 어울리는 곡이었다. 조용하고 고요하지만, 너무 행복한 순간이 있다면, 이곡, 김동률의 음악과 함께 해보자.

https://youtu.be/5QoD9XfnnMQ



석양 질때의 스톡홀름 시내를 마주하며 - 슈가볼/제이켠 '남녀 사이에 친구가 어딨어'

이전 포스팅에서 소개한 적 있던, 스톡홀름의 잘 알려지지 않은 전망대 skinnarvikesberget. 이곳에서 사실 노을지는 것을 보고 싶었으나 시간상, 그리고 왠지 으슥해질 것 같은 분위기에 석양이 질 때 맞추어 올라갔는데 시간을 잘 맞추어 올라갔다는 생각이 들었을만큼 좋았다. 그리고 이곳에 앉아 슈가볼과 제이켠의 '남녀 사이에 친구가 어딨어'를 듣고 있는데 그 풍요로운 순간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만큼 잘 어울렸다. 너무 느리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비트감이 하루의 풍요로운 마무리를 잘 덮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https://youtu.be/6WGl0kUFHz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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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참 상대적이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누군가는 별로라 생각할 수 있고, 내가 평소에 그냥 그렇게 넘겼던 음악이 어느 순간에 묘하게 교차되면서 그순간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주면서 내 최고의 음악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난 여행에 음악이 함께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 그 음악을 들으면 그 당시의 행복했던 순간이 떠오르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느꼈던 행복함을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도 전해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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