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8일부터 10일까지 강원도 하이원에서 열렸던 HCI2017 학회를 다녀왔다. 전반적으로 들었던 UX 실무 이야기와 논문 발표 중 기억에 남는 강연을 잊기 전에 몇가지 공유해보자 한다.
인공지능의 시대가 열리면서, 이를 활용한 유저 리서치에 대한 연구결과를 공유한 시간이었다. 왓슨을 통해 문서를 자동화 요약하는 상황, 챗봇을 활용하여 인터뷰를 진행하는 상황, 왓슨을 통한 자료/인터뷰 정리 총 세가지 상황에 대해 공유가 되었다. 왓슨을 통한 자동화 요약은 여러 자료를 넣으면 이를 요약해주는 기술이었는데, 본문에 없는 단어를 위키피디아를 통해 보여준다 했다. 편하다고 생각이 들긴 했으나, 좋은 정보를 우선적으로 왓슨에게 던지는 것이 관건이다! 라는 부분에서 다소 아쉬웠다. 좋은 정보를 선별하는 과정은 어쩔 수 없이 사람의 손을 타야 하는 것이니 완전한 자동화라고 보기엔 다소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비해 챗봇을 통한 인터뷰는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하기에 적정한 시기에, 사용자가 어떤 대답을 하는지에 따라 인터뷰 질문이 던져지고 이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특히 얼마전에, 사용자가 사람을 대면할 때보다 기기 앞에서 더 솔직하다는 연구 결과를 본적이 있어 그러한 점을 활용하기에 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http://conference.hcikorea.org/hcik2017/download/T03.pdf
작년 UX에서 자주 언급되었던 주요 이슈가 공유되었던 시기였다. 패널분들은 최근 UX의 컨텐츠가 중요해지고 다루는 범위가 확대되었다고 했다. 크로스플랫폼이 중요해졌고 컨텐츠는 로봇이 읽을 수 있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여대 이지현 교수는 감정을 측정하는 방법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용성과 감정을 측정하는 것은 다르다고 말씀하셨는데 굉장히 공감했다. 사용성이 UX의 전부인 것으로 간주하는 요즘에 가장 필요한 고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결과 해석이 주관적이기 때문에 이를 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결국 패널 토의에서 말한 것처럼 사람과 컨텐츠, 그리고 그를 연결하는 기술까지. 전반적인 생태계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어느 하나가 중요하다고만 말할 수 없는, 그 일부만 가지고서 UX라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http://conference.hcikorea.org/hcik2017/download/P02.pdf
pxd 사례발표라 그런지 사람이 굉장히 꽉 찼던 세션이었다. 세가지 주제, 어린이 미술관, 놀이터 개선 프로젝트, 그리고 게임 UX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었는데 그중 어린이 놀이터 개선 프로젝트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어린이 놀이터가 보통 조경의 일부로 디자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그것을 개선하고 놀이터에서의 경험을 분석하여 반영한 결과에 대한 사례 발표가 있었다. 사실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놀이터는 조경의 일부가 맞다는 생각에 나는 동의하는 편이었기 때문이다. 놀이터가 어린이를 위한 공간은 맞지만, 사실 그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모든 주민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유용한 공간이 될 수 있음에도 어린이에 국한지어 고민했다는 점이 조금은 아쉬웠다. 그러나 놀이터에서의 경험을 분석하고 아이들의 놀이 단계 형성 과정을 체계화시킨 점은 좋았다. 아이들의 경험을 탐색(놀이기구를 탐색), 대기(자기 차례를 대기), 결성(함께 놀 그룹을 결성), 상호자극, 피크(몰입하는 순간)으로 나누었다. 특히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상황까지 고려하고 파악하여 놀이터를 계획했다는 점은 인상깊었다. 다만 결과물에 대한 결과 발표는 살짝 아쉬웠다는 점. 그래도 리서치를 진행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부분은 역시 pxd다, 라는 생각이 들만큼 좋았다.
사실 별 기대없이 들어간 세션이었는데 의외로 좋았던 세션. LG에서 휴대폰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현재 LG V시리즈에서 풀어낸 GUI컨셉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개인화 테마를 통해 다양한 고객의 취향을 반영했다는 것이 주 요점이었다. 개인화에 맞는 월페이퍼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테마 까지 적용가능하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시켰고, 이를 타이포를 그림처럼 느껴지도록 컨셉을 잡았다고 했다. 디자인된 화면을 보면서 꽤 예쁘다,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조금 아쉬웠던 것은, 개인화를 GUI에만 초점을 맞추어 풀어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휴대폰을 살 때 과연 이러한 GUI개인화가 크게 작용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 더 확장된 고민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http://conference.hcikorea.org/hcik2017/download/C03.pdf
SK Planet에서 나온 시럽 어플에 대한 로그를 활용한 이야기였다. 요소들을 id를 매겨 구글 분석을 하고 sql기반의 데이터 쿼리를 통해 분석한 결과를 갖고 해당 어플리케이션을 기존 컨텐츠 제공에서 확장하여 컨텐츠와 커머스 서비스가 결합된 형태로 변화했다고 했다. 조금 흥미로웠던 점은 피벗 전에는 컨텐츠 주 사용자가 대부분이었고 이러한 사용자들을 content "browsing"이라고 지었다고 했다. 이러한 사용자들은 컨텐츠를 보는 것이 주 목적이기 때문에 어플리케이션 사용을 유지하는 경향이 강한데 피벗 후에 발생된 커머스 주 사용자들, 즉 commerce "Task Complete"라 불리는 사용자들은 커머스 미션 완료 후 떠나는 행태를 보인다고 했다. 전반적인 이러한 행태를 공유하는 것은 재미있었으나, 이러한 피벗 이후의 상황들이 초반에 의도한 목표인지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초반에 그렇다면 목표없이 피벗을 진행한건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던 발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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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학회를 다녀오면 늘 아쉽다고 한다. 아쉬운 점만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러한 연구 주제를 정하고 연구를 진행하고 누군가와 나누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의 자세는 늘 환영하고 싶다. 이렇게 열정을 지닌 사람들이 모이기에 UX업계가 발전할 수 있고 논의할 수 있는 장이 생긴다 생각한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쉬움이 남는 점은 있으나, 이러한 아쉬움 때문이라도 고민해볼 수 있었던 계기를 마련해준 것만으로도 학회는 남는 것이 많은 경험이다. 그러하기에 올해의 HCI학회도, 여러모로 좋은 시간이었다 말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