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지낸 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 걱정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는 모두, 나는 독일에서 남편과 아이들은 싱가포르에서 너무나 잘 지내고 있다. 사실 걱정할 거라곤 둘이 하던 집안일을 남편 혼자 (스트레스 없이)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아이들 학교 생활을 잘 들어주고 적절히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거였다. 그래서 독일로 출발하는 밤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김치 담그고, 며칠은 먹을 수 있는 칠리랑 밑반찬을 준비하는 게 내가 한 일이었다.
한편으론 남편은 출장가기 전 과연 남은 우리가 먹을 음식을 걱정한 적이 있던가 살짝 얄밉기도 했지만 사실은 내 마음 편하자고 가족을 위한 음식을 마지막까지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지나고 보니 음식이야 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뭐든 먹고 있고, 나름 남편도 식사 준비만큼은 재미있게 하고 있는 걸 보면 다 나만의 걱정이었나 싶다.
하지만 이게 한국 정서인가? 우리 엄마 아빠도 아직도 전화 드리면 타지에서 딸이 배 곯지 않는 지 걱정하시는 걸 보면 이건 나만의 걱정은 아니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