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폰에도 세금이 있다고?
여행으로 단기간 방문한다면 로밍이나 한국에서 심카드를 사서 올 수 있지만,
3개월 이상 장기간 체류하면서 휴대폰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절차가 필요하다.
우선 입국 및 세관 검사 이후 IMEI를 등록해야 하고, 등록 후 세금을 내야 한다.
이는 새 휴대폰이든 한국에서 쓰다가 들어온 중고 휴대폰이든 무조건 등록해야 한다.
하지 않으면 3개월 뒤 망이 차단된다.
휴대폰의 불법 유통 방지 및 소비자 보호라고는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이건 그냥 외국인들에게 돈을 뜯는 것이다. 물론 자국민에게도 가차 없지만.
공항에서 등록하면 1인당 500달러까지는 면세가 되고,
그 이상의 휴대폰/태블릿에 대해서는 최대 40%의 세금을 부과한다. (납세자 번호가 있을 경우 30%)
약 2시간 뒤 전산에 IMEI가 등록되면 이제 이심을 사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공항에서 살 수도 있지만 여행자용 이심이고 시내보다 비싸니, 급한 게 아니라면 시내에서 사는 게 좋다.
나는 유심에 교통카드, 운전면허증, 사원증 등이 저장되어 있으므로 한국 번호는 유심으로 유지 중이다.
그래서 해외에 나갈 때는 보다 편리하게 이심으로 현지 번호를 구매해 사용한다.
이번에도 이심을 사용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이심을 알아봤는데,
한국 사이트나 블로그에서는 생각보다 정보가 너무 없었다.
검색 결과 대부분은 여행자를 위한 이심 홍보글이었고,
한국에서 판매되는 인도네시아 이심은 인도네시아 로컬망이 아닌 다른 나라 통신사의 로밍 이심이었다.
적어도 지금 이 시점에서는 인도네시아 로컬망 이심을 판매하는 곳이나 사용해봤다는 후기는 없었다.
구글로 열심히 뒤져본 결과 텔콤셀(인도네시아 1위 통신사)에서 선불 이심을 팔고 있긴 했는데,
여행자용 3GB 데이터 요금제만 팔았다.
울며 겨자 먹기로 이거라도 사서 입국한 뒤 추가 충전해서 사용하려고 했으나,
신용카드 구매는 불가능하고 인도네시아 간편결제 서비스로만 구매가 가능했다.
즉, 한국에서 미리 현지 로컬망 이심을 구매해서 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 일주일 정도 로밍으로 버티고, 입국 후 통신사 매장에서 구매를 시도해보기로 했다.
입국 다음날, 여유가 나서 근처 'Grapari'라는 텔콤셀 매장으로 향했다.
아뿔사, 여기서는 이심을 팔지 않고 심카드, 즉 유심만 판매한다고 했다.
이심을 구매하려면 규모가 큰 매장으로 가야 한다고 안내받았다.
점점 인도네시아에서 이심 사용 후기가 없는 이유를 알 것 같다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큰 매장을 찾아 택시 타고 20분 이동. 여기는 이심을 취급하는데, 여권 1개당 1개의 번호만 판매한다고 한다.
나처럼 휴대폰과 태블릿을 쓰려면 각각 다른 통신사를 써야 한다고...
휴대폰 여러 개 쓰는 인도네시아인들은 뭐냐고 물으니 상당히 당황스러웠으나,
바로 옆자리 인도네시아 아저씨도 폰이 두 개인데 저 아저씨도 그럼 통신사가 다른 거냐고 물었더니 그건 아니란다.
설마해서 나 ITAS 있다고 했더니 그럼 또 가능하다고 한다.
외국인 차별을 극복하고 이심 하나, 심카드 하나 두 개를 개통했다.
각각 125GB, 65GB로 총 3만 2천원 정도 한국에 비하면 아주 혜자스러운 가격이다.
우여곡절 속에 개통한 이심은 아주 잘 된다.
3개월 미만 체류라면 IMEI 등록하지 않아도 된다.
3GB만 필요하다면 공항에서 사라. 여행자용 이심 판매는 하지만 꽤 비싸다.
거주비자가 없다면 한 개의 여권으로 한 개의 휴대폰 번호만 개통된다.
이심을 사려면 규모가 큰 매장으로 가야 한다.
이심 아주 잘 된다. 걱정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