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종합병동
회사생활을 10년 넘게 하고,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몸이 점점 고장나기 시작했다.
‘나는 아직 젊으니까, 아직 쌩쌩하니까’라고 방심하며 나태하게 지냈다가 몸이 훅 가버렸다.
현재 내가 앓고 있는 고질병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천식 및 비염: 알레르기 면역치료를 4년 정도 받았는데, 주재로 인해 더 이상 치료가 어려워졌다.
2. 왼쪽 손목 TFCC 파열: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면서 TFCC가 파열되었고,
손목에 부하가 가는 동작을 하면 아프다.
3. 허리: 후관절 증후군 판정으로 가끔씩 쓰러져서 못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4. 양쪽 무릎: 연골연화증 또는 십자인대 물혹 등 MRI를 본 의사마다 소견이 다르지만, 일단 아프다.
5. 고혈압 및 고지혈증: 잦은 음주로 훅 가버렸다.
6. 통풍: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 단백질 파우더가 몸에 좋을 줄 알고 마구 마셨다가 통풍을 획득했다.
관절은 조심조심하는 방법밖에 없고,
나머지는 약물치료가 필요하기에 병원을 순례하며 사정을 설명하고 받을 수 있는 최장기간으로 약을 처방받았다.
혹여나 입국시 인도네시아 세관에서 ’이 사람 약쟁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받을까 봐
영문 처방전과 영문 소견서도 꼼꼼히 챙겼다.
이렇게 병원 순례를 다니면서 모든 의사 선생님들이 한결같이 말씀하셨다.
“거기는 제대로 된 의사가 없습니다. 학회에서 인도네시아 의사를 본 적이 없어요.”
“아프면 병원을 찾을 게 아니라 귀국 비행기표를 찾아야 할 겁니다.”
떨어지는 낙엽을 조심하는 말년 병장의 마음으로, 주재 기간 중에는 절대 아프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