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한 건기
현재 6월 기준 인도네시아는 건기다.
건기라 하면 건조하고 비가 오지 않으며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자카르타는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하다.
하루에 한번 비가 오는 지금,
뉴스에서도 여기저기서 '습한 건기'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다.
습한 건기, 앞뒤가 맞지 않는 표현이지만 지금 현 상황을 이보다 잘 설명하는 말은 없는 것 같다.
우기처럼 하루에 최소 한 번은 비가 쏟아지고, 비
가 쏟아지기 전, 비가 올 때, 비가 그치고 난 후 습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올라간다.
날씨 예보상으로는 습도가 75~85% 정도이지만, 체감 습도는 거의 100%는 되는 것 같다.
이 습도에 동남아 열대 기온이 합쳐지면 정말 습식 사우나에 있는 느낌으로 땀이 비처럼 쏟아진다.
특히 아무것도 모르고 기다리게 하면 좋지 않다는 내 개인적인 성향 때문에
그랩을 부르고 건물 밖에서 기다리다 엄청난 땀과 함께 머리가 어지러워서 더위를 먹는 줄 알았다.
혹자들은 이야기한다. 그래도 비가 이렇게 자주 오는 덕분에 공기질이 맑다고.
글쎄... 이게 맑은 거라면 비가 안 오는 건기에는 정말 얼마나 공기질이 박살나는지 모르겠다.
지금도 충분히 미세먼지 속에 사는 느낌인데 말이다.
내게 지금의 인도네시아는 건기의 미세먼지와 우기의 습기가 합쳐진 최악의 날씨를 선사하는 멋진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