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은 당신의 훌륭한 명함입니다
지난주 금요일, 옆 테이블에서 네 명의 어른이 앉아 열심히 수다를 떨고 있었습니다.
저도 아내와 앉아서 둘이서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아내가 갑자기 쿡쿡 웃습니다.
그러곤 미소를 머금은 채 이렇게 얘기했죠,
"그거 알아? 아까부터 옆 테이블 사람들 텐션도 엄청 높은데, 저 네 명 텐션을 자기 혼자서 압도하네."
마흔이 되는 올해는 글쓰기와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중입니다. 요즘 틈만 나면 아내에게 새로운 도전에 대해 신나게 침 튀기며 얘기 중입니다. 아직 실현되지 않은 꿈 이야기 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 남편을 만난 아내의 소소한 일상입니다(아내님 늘 감사합니다!).
학생들에게 매 학기 강의평가를 받을 때 '열정적'이라는 피드백이 있을 때 제일 기분이 좋습니다. 그러고 보니, 대학 시절 훗날 석사 지도교수님이 되신 담당교수님의 수업에서 열정적으로 강의하시는 모습에 상당히 매료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참 멋있어 보였죠.
사람들은 열정이 느껴지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제가 평가자가 되어 면접을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지원자에게서 뚜렷한 목표와 확고한 의지와 간절함이 느껴지는가? 이 지원자는 뜨거운 마음으로 뭔가에 몰두해 본 적이 있는가? 물론 열정 이외에 다른 것들도 중요하게 봅니다.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들이 있으니까요.
많은 지원자 가운데서 서류통과를 한 지원자들만 남았기 때문에 서류상 내용이 비슷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면접 역시 학원과 스터디그룹을 통해서 연습해 오기 때문에 평가하는 입장에서는 대동소이하게 느껴지지요. 그래서 본인 경험을 기반으로 취업하려는 곳에서 어떤 꿈을 펼쳐나가려고 하는지(그래서 해당 조직이 지원자로부터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있게끔 말해주는 친절한 지원자들이 높은 점수를 받습니다.
자기소개서는 정말 좋은데, 안타깝게도 면접이 시원찮은 지원자들이 종종 있습니다. 경쟁률 높은 인기 있는 공기업 면접에 평가위원으로 갔을 때 의외로 준비가 제대로 안 된 지원자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취업 면접을 잘하려면 열정이 느껴지는 스토리텔링을 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연습해야 할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주변 사람들에게 꿈을 자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했던 일들 중 언제 그 꿈에 다가갔다고 느껴졌는지, 언제 보람을 느꼈는지, '희망'이라는 달달한 단어가 입 안에 맴돌던 그 상황은 어땠었는지 수다를 떨면 됩니다.
계속 이야기해서 그 꿈 이야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세요.
꿈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너무 수줍어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없는 사람으로 보이진 않을까?', '주제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등등 여러 걱정이 앞서겠지만, 미래를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당장 내일 일기 예보도 100% 맞지는 않습니다(고생하시는 기상청 분들 죄송합니다).
하물며 한 사람의 먼 미래에 대해 누가 어찌 감히 '너 주제에'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꿈 이야기 했다고 경찰에 잡혀가는 것도 아니니 괜찮습니다.
이야기를 거듭하다 보면 자신의 꿈 이야기가 정교해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정교화된 이야기를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에 맞게 수정하면 멋진 스토리텔링이 되는 것이지요. 꿈에 한 발짝 다가가게 됩니다.
열정이란, 자기 자신에 대해 '난 이런 사람이야'라고 정의 내릴 수 있게 해주는 활동들에 대한 열망입니다. 그 사람이 어떤 것에 가치를 두는지를 보여주지요. 그 사람이 나아가고자 하는 삶의 방향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그 사람이 정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라는 신호를 줍니다.
그러니 기회가 된다면 뜨거운 마음이었던, 요즘 유행하는 말로 '진심이었던' 그 순간에 대해 이야기해 보세요. 면접관뿐 아니라 당신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열정이라는 아주 훌륭한 명함으로 자신을 소개하세요. 그 과정에서 자신도 몰랐던 나를 발견하는 기분 좋은 순간도 덤으로 경험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