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로 성공하고 싶었던 이유

성공한 사람들이 삶을 사랑하는 모습에 반했다.

by 방망디

어려서부터 무대에 서고 싶었던 것 같다. 한때는 아이돌 되고 싶었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며 나는 못생겨서 아이돌은 못한다고 믿었지만. 아이돌 다음으로는 모델을 하고 싶었다. 다 크고 보니 내 키는 모델이 되기엔 큰 키는 아니라는 걸 알았다. 일반고(비전문계)를 다녔는데, 당시에 주위 친구들이 전부 대학에 진학하는 친구들이라 내 직업도 점점 평범해졌다. 회사원, 공무원, 교사, 직장인과 같은.


지금 돌이켜보면 화려한 삶을 살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그 이유보다는 '불태울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었던 것 같다.


공대로 진행하고서는 '무대'와는 영 가까이 지낼 기회가 없었다. (그러기엔 장기 자기랑은 많이 나갔지만ㅋㅋ) 졸업학기 직전에 한 대외 활동에서 '기획자'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기획자를 꿈꾸었다. 무대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나의 축제를 향해서 끊임없이 열정을 불태운다는 것에 반했던 것 같다. 우습게도 나는 평범한 사업을 담당했다. 데일리로 진행하는 것들. 일상적으로 운영하는 것들. 일할 때 남들의 짜놓은 사업에 머릿수를 채우려 방문했을 때마다 '나도 저렇게 바쁘게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나도 열정을 불태우며 아름다운 창조물을 세상에 현현하고 싶다고 동경했었다.


기획자라는 스텝의 자리는 열정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무대의 스케치를 그리는 사람은 그 열정을 발현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당시에 회사 기조는 회사 직원을 '기획자'가 아닌 '행정가'로 대했기에 그랬다. 나의 업무는 최대한 '필드에서 활동하는 현장 사람'들을 도와주는 행정 직원 정도에 가까웠다. 최소한의 그림을 그리고 나머지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채워 넣는 식으로 일을 진행했기에 나는 직접 필드에 나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막상 필드에 나와도 내가 생각한 만큼 열정을 내 마음만큼 내뿜으며 살지 못했다. 세상에 수많은 시련들 앞에 나는 번번이 부서졌고 넘어졌다. 하고 싶은 게 참 많았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 예산 문제, 공간 문제, 홍보 문제 등 번번이 어떤 제약들에 주저 넘어졌다. 그것이 문화기획이든, 힐링사업이든. 그 모든 것을 통틀어 내 마음만큼 제대로 이루어진 것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내 삶이 여전히 '열정적이지 못하다'라고 생각했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믿었다. 내가 원하는 만큼의 빛을 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내게 벌어졌던 사건들을 떠올리고 나면 '열정에 대한 로망'이었던 것 같다. 삶을 불태워 열정을 피워내는 사람들을 동경하고 닮고 싶어 했다. 예술가들이 남긴 유산을 보면 마음이 아려왔고, 영화를 보면 긴 시간으로 지어낸 작품이 경이롭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누군가의 음악에, 그림에 담긴 시선과 열정을 나는 사랑했다. 그들이 삶을 태워내 만들어진 작품들을 '나도 만들고 싶다'라고 욕심냈다.


그래서 나는 성공하고 싶었나 보다.

그래서 나는 삶을 사랑하고 싶었나 보다.

그래서 나는 일을 사랑하고 싶었나 보다.

그래서 나는 나를 사랑하고 싶었나 보다.


나도 그러고 싶어서. 삶을 아름답게 불태우고 싶어서. 누구보다 자신의 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뿜은 아우라에 반해버려서. 그 아우라와 사랑에 빠져버려서 그 아름다움이 내 것이 되길 바랐다. 이 마음이 너무나 오래전 내 무의식에 새겨져 버려서, 나는 지금까지 이 순수한 마음을 잃어버리고 있었다. 내가 왜 그렇게 '열심히' 살고싶어했는지에 대해서.


나는 돈 때문에 성공하고 싶은 것도 아니었고, 명예를 얻고 싶어서 잘하고 싶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자신의 길을 사랑해서 결국 성공한 사람이었기에 그 모습을 닮고 싶었던 것이었다. 아주 오랫동안 나를 혹사하고 괴롭힌 뒤에야 나의 마음을 알아챘다.


이 마음을 잃어버리고 있던 나에게 미안해지는 요즘의 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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