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을 원하고 있었을까?

로또 1등을 되고 싶었던 이유 생각해 보기

by 방망디

새삼스럽지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은 나의 만족에 의해 창조된 것이라는 자각이 깊게 다가온다. 오늘 김장을 마치고 당충전을 위해 집 근처 뚜레쥬르에 가는 김에 근처 복권방에서 로또를 구매했다. 우연히 복권방이 보여서 로또를 구매한 것 같지만 매주 토요일마다 로또를 구매하는 것이 토요일 의식이다. 오늘은 로또가 되려나 부푼 꿈을 꾸며 오후 7시 50분이 되기 전에 로또를 구매한다.


로또를 구매하는 것은 매주 하는 일이었으나 이번 토요일은 조금 특별했다.

이번 주 황금티켓이 될지도 모르는 종이를 들고 있으니 '내가 왜 황금티켓을 원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내가 로또가 되면 나는 뭘 하고 싶지?

로또가 된다면 내 인생은 드라마틱하게 변할까?


그간 로또가 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만 했지 로또가 된 이후의 나의 인생에 대해서는 깊게 고찰한 적이 없었다. 막연히 로또가 되면 집을 사고, 여행을 가고, 맛있는 것을 먹을 거야. 그리고 로또가 된다면 내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라는 추상적인 개념으로만 '모래성'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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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되면 여행가고 싶어서 넣어봄

로또가 되면 어떻게 살고 싶은지 깊게 생각해 보았다.

내 소원을 이루어줄 수 있다고 믿는 그놈의 로또가 되면 나는 정말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말이다.


어이없게도 '로또가 되어도 나의 삶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물론 돈이 지금보다 많아진다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와 마음의 여유가 늘어날 거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선택범위가 늘어난 것이 나의 인생을 극적으로 변화시켜주지 않을 것이다.


나는 로또 이후와 이전의 삶을 비슷하게 살고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배우고 싶은 걸 배우고, 요가를 다니고(돈이 있다면 요가원 한 곳정도는 추가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내 인생을 크게 바꿀 정도는 아닐듯하다. 심지어 그마저도 요가를 안 빼먹고 잘 다닐까? 싶음), 좋아하는 것을 먹고, 마시며 살 것이다. 종종 원한다면 여행도 다니고 가족들과 함께 더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만 지금과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나는 막연히 로또가 되면 내 인생이 하루아침에 바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도 어떻게 바뀔 것이 나면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바쁘게 생산적으로 사는 삶 말이다. 지금처럼 허송세월, 유유자적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무언가 활기차고 생산적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과연 그런 삶을 원할까.


내가 원하는 것은 하루하루를 바쁘게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돌보고 여유와 평온함, 단순하게 사는 것인데 말이다. 로또를 원하는 마음과 영혼의 의도가 전혀 달랐다는 걸 이제야 알아차렸다.


사실 그렇다.

나는 아직도 기존의 습관(관습)을 답습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치열하게 생존하고 투쟁해서 나를 증명하고 싶다.

그러나 그런 삶이 나에게 만족을 가져다줄까.

사실 그렇지 않다.


오랫동안 로또 1등이 되기를 원했는데 그것을 원했던 진짜 이유는 생각도 안 했던 것이 우습다.

사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로또 1등이 되지 않더라도 충분히 이룰 수 있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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