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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파크 여행 가이드 2부

센트럴파크의 대표 명소 14곳

by 만꺼


센트럴파크는 한 바퀴 도는 데만 몇 시간이 걸릴 만큼 넓어서, 막상 어디부터 어떻게 돌아봐야 할지는 막막한 경우가 많다. (센트럴파크를 하루 만에 다 둘러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특히 센트럴파크는 아래쪽과 위쪽의 분위기가 전혀 달라서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센트럴파크를 남부·중부·북부로 나눠, 각 구역에서 꼭 들러볼 만한 명소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남부 구역 (59~66번가)

1. Central Park Zoo

센트럴파크 동물원은 공원 동남쪽, 5th 에비뉴와 64번가 교차점 근처에 위치해 있으며, 뉴욕의 번화한 도심 한가운데에서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이색적인 공간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펭귄, 눈표범, 바다사자 같은 동물들이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자나 동물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많다. 약 1시간 이내에 둘러볼 수 있는 규모이고, ‘4D 시어터’처럼 실내 체험 콘텐츠도 있어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 유용하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약 $20 내외이며, 어린이·노인의 경우 할인이 가능하다

일부 해외의 동물원들이 동물학대 논란이 있는데 반해, Central Park Zoo는 뉴욕 동물학회(WCS)가 운영하며 동물 복지와 보존 활동에 중점을 두는 점이 특징이다. 추가로 바다사자와 펭귄의 먹이 주는 시간은 사전에 확인해 두면 더욱 알찬 관람이 될 수 있다.


2. Wollman Rink

월먼 링크는 센트럴파크 남쪽, 59번가 입구 근처에 위치한 공터로 계절별로 펼쳐지는 풍경이 다르다. 겨울철에는 도심 속 야외 아이스링크로 운영되는데, 뉴욕의 겨울 풍경을 상징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연말 시즌이면 크리스마스 조명과 음악이 어우러져 연인·가족 단위 방문객이 몰린다. 특히 영화 <세렌디피티>의 아이스링크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되어 더욱 유명해졌다.

참고로 스케이트는 아이스링크장에서 대여 가능하다. 야간에는 조명이 켜져 더욱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에 야간 방문을 추천하며, 연말 시즌은 티켓 소진이 빠르므로 사전 예매를 하는 편이 안전하다. 한편 봄~가을에는 링크가 놀이공원이나 행사 공간으로 전환되며, 어린이용 어트랙션과 시즌별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3. Tavern on the Green

태번 온 더 그린은 센트럴파크 남서쪽, 8th 에비뉴와 67번가 교차점 부근에 위치한 클래식한 레스토랑이다. 1934년부터 운영된 이곳은 원래 양 우리 건물이었던 공간을 개조하여, 뉴욕의 역사와 함께해 온 상징적인 장소 중 하나다. 내부는 고풍스러운 유리 온실 구조와 정원 테라스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식 브런치와 해산물, 와인이 주력 메뉴이며, 사계절 변화하는 공원의 풍경을 배경으로 식사를 즐길 수 있어 현지인과 여행자 모두에게 인기가 많은 레스토랑이다.

평일 점심은 비교적 여유롭지만, 주말 저녁 시간대는 반드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그냥 뉴욕 여행에서 웬만한 명소는 사전예약을 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드레스코드는 재킷과 넥타이까지는 아니지만 운동복, 캐주얼한 등산복 차림은 피하는 것을 권장한다 (Smart Casual). 실외 테라스석은 날씨에 따라 운영 여부가 달라지며, 식사 없이 Bar만 이용하거나 간단히 와인 한 잔을 즐길 수도 있다.


4. Sheep Meadow (추천)

쉽 메도우는 센트럴파크 남서쪽에 위치한 대형 잔디 광장으로, 이름 그대로 과거 양을 방목하던 장소에서 유래했다. 현재는 뉴요커들이 가장 즐겨 찾는 피크닉 장소 중 하나로, 따뜻한 계절이면 잔디 위에 돗자리를 펴고 누워 책을 읽거나 삼삼오오 모여 간단한 도시락을 나누는 풍경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광장이 넓고 시야가 탁 트여 있어 하늘을 바라보거나 고층 빌딩이 만든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도 좋다.

다만 주말 오후에는 한강공원처럼 매우 혼잡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나무 그늘이 거의 없어 선크림을 바르거나 모자, 선글라스 등을 챙겨가는 걸 추천한다. 음식물 반입은 가능하지만 주류는 금지된다. 햇살 아래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이곳이 최적의 장소다.


중부 구역 (66~79번가)

1. The Lake & Bow Bridge (추천)

센트럴파크의 중심부에 위치한 ‘더 레이크’는 공원 내의 커다란 자연 호수이며, 그 위를 가로지르는 보우 브리지는 센트럴파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포토 스폿이다. 이 곡선형 다리는 1862년에 건설되어, 클래식한 디자인 덕분에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했다. 특히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와 <세렌디피티> 속 장면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이곳은 데이트 명소로도 인기가 높다. 주변 경관은 사계절마다 색감을 달리하며,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이 호수를 둘러싸 풍경 사진 촬영지로도 손색없다.

호수 주변은 일몰 무렵이면 강한 역광이 생기기 때문에 오전 시간대가 사진 촬영에 더 적합하다고 한다. 보우 브리지는 항상 사람이 많아 한적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오전 9시 이전에 방문을 해야 한다.


2. Cherry Hill

체리 힐은 센트럴파크 내 호숫가 언덕으로, 이름처럼 봄철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에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보우 브리지와 가까워 보통 두 장소를 함께 둘러보게 된다. 이곳은 곳곳에 벤치가 놓여있어 잠시 앉아 간식을 먹거나 짧게 쉬어가기에도 좋다.

가장 인기 있는 시즌은 봄철이지만, 단풍철에도 호숫가 주변으로 만개한 단풍을 바라볼 수 있어 분위기가 좋다. (연중 다양한 계절 사진을 남기기 좋은 곳이다)


3. Bethesda Terrace & Fountain (추천)

베데스다 테라스와 천사 분수는 센트럴파크의 중심이자 가장 상징적인 공간으로, 공원의 모든 주요 길이 이 테라스를 향해 연결된다. 대리석 계단과 아치형 통로, 천장 모자이크 타일로 꾸며진 아케이드는 건축적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중앙에는 ‘치유의 천사’를 형상화한 8피트 높이의 브론즈 분수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어벤저스>, <나 홀로 집에 2>, <존 윅> 등 수많은 영화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며, 하루 종일 다양한 거리 공연과 버스킹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아치 아래의 공간은 음향 효과가 뛰어나 음악가들이 자주 찾는 장소다. 공연 장르는 클래식 악기 연주자부터 팝 보컬, 힙합 댄스까지 다양하다. 아케이드 천장에는 15,000개 이상의 모자이크 타일이 사용되었고, 자연광에 따라 색감이 달라져 사진이 잘 나오기로 유명하다.


4. The Mall & Literary Walk

더 몰(The Mall)은 센트럴파크에서 가장 직선으로 길게 뻗은 산책로로, 양옆에 늘어선 벚나무와 미국 문학가 동상들이 조화를 이루는 낭만적인 거리다. ‘문학인의 길(Literary Walk)’이라는 별칭은 이 길에 세워진 윌리엄 셰익스피어, 로버트 번즈, 월트 휘트먼 등 문학가들의 조각상에서 유래한다.

북쪽의 베데스다 테라스에서부터 쭉 이어지는 이 길은, 가을이면 낙엽이 카펫처럼 깔리고, 봄이면 꽃잎이 흩날려 뉴욕 최고의 산책 코스로 손꼽힌다. 다만 겨울철엔 조명이 없어 다소 황량한 느낌이 들 수 있다. 메인 도로이니만큼 이곳 역시 영화 <어벤저스>, <마법에 걸린 사랑> 등 다수의 작품에 배경으로 등장했다. 길 중간의 나움버그 밴드쉘(Naumburg Bandshell)에서는 여름철에 클래식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5. The Loeb Boathouse

로엡 보트하우스는 센트럴파크 ‘더 레이크’ 호숫가에 위치한 레스토랑 겸 보트 대여소이다. 실내 레스토랑은 유리창 너머로 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구조이며, 외부 테라스는 자연광과 바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날씨가 좋은 날 특히 인기가 많다. 뉴요커들도 기념일이나 데이트 코스로 자주 애용한다고 한다. 실내 레스토랑은 예약이 필요하지만(60일 전주터 예약 가능), 테라스석은 비교적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별도의 카페 공간도 운영되어, 식사 없이 커피 한 잔만 즐기기에도 적당하다.

브런치 시간은 웨이팅이 많기 때문에 오후 느지막하게 티타임을 노리는 것이 여유롭다. 보트는 4월부터 11월까지 운영되며, 사람이 직접 패들을 젓는 보트이니 어느 정도 체력이 필요하다.


북부 구역 (79~100번가)

1. Strawberry Fields

스트로베리 필즈는 전설적인 비틀즈 멤버 존 레논을 추모하기 위해 조성된 기념 공간으로, 센트럴파크 서쪽 72번가 인근에 위치한다. 이곳은 레논이 생전에 거주하던 ‘다코타 하우스(Dakota House)’ 바로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으며, ‘IMAGINE’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원형 모자이크가 중심에 놓여 있다. 뉴욕시가 유엔에 헌정한 평화의 정원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조용하고 사색적인 분위기 덕분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한다. 장소 자체는 작지만, 전 세계 팬들이 꽃과 메시지를 놓고 가는 문화가 이어져 상징성이 크다.

주말 오후에는 존 레논 헌정 음악가들이 찾아와 기타 연주를 하거나 비틀즈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기념사진을 찍는 방문객도 많지만, 현지인들은 이곳을 추모의 장소로 인식하므로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이다.


2. Belvedere Castle

벨베데레 캐슬은 센트럴파크 중앙에 위치한 중세풍의 작은 성으로, ‘가장 좋은 전망’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Belvedere’라는 이름 그대로 공원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뷰포인트다. 1869년에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관측탑, 전시실, 옥상 전망대를 갖추고 있으며, 뉴욕시 기상 관측소 기능도 함께 담당하고 있다. Turtle Pond, Great Lawn, 공원의 숲지대가 어우러져 조망이 뛰어나다.

내부는 무료로 개방하고 있으며, 내부 관람실은 계절별 생물학 전시나 센트럴파크 관련 자료를 전시한다. 옥상 전망대는 사진 촬영 포인트로 인기가 많으며, 외관이 이국적이다 보니 특히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3. Great Lawn

그레이트 론은 센트럴파크 중심 북부에 위치한 거대한 잔디광장으로, 약 5만 명까지 수용 가능한 규모 덕분에 센트럴파크 내의 야외 문화행사가 다수 열린다. 뉴욕필하모닉의 여름 콘서트, 셰익스피어 인 더 파크 등의 대형 공연이 모두 이곳에서 열린다. 평소에는 조깅이나 캐치볼, 독서 등 일상적인 활동을 즐기는 시민들로 가득하다.

Sheep Meadow와 마찬가지로 그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양산, 선크림, 선캡 등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공연이 있는 날은 행사 2~3시간 전부터 입장 줄이 생기며, 티켓 수령을 위해 돗자리를 깔고 장시간 머무는 사람들도 많다. 평일 낮에는 비교적 한산하며, 주변의 Turtle Pond를 함께 둘러보기에 좋다.


4. North Woods

노스 우즈는 센트럴파크 최북단에 위치한 숲지대로, 맨해튼 도심 한복판에서 마치 시골 숲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공원 내 가장 야생적인 공간이다. 이곳은 의도적으로 손을 덜 댄 설계로 만들어져, 울창한 나무와 시냇물, 작은 폭포, 나무다리들이 어우러진 자연경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The Loch’라 불리는 개울길을 따라 걷는 코스는 시냇물 소리와 함께 진짜 숲 속에서 하이킹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끔 한다. 북적이는 센트럴파크 남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뉴욕 현지인들이 산책이나 명상, 조용한 운동을 위해 자주 찾는 장소이다.

길이 험하진 않지만 비포장 구간이 있어 운동화를 신는 편이 좋다. 해가 지면 인적이 드물어지므로 오후 늦은 시간대에 혼자 돌아다니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외부 관광객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라 로컬 분위기를 선호하는 여행자에게 추천되는 장소다


5. Harlem Meer

할렘 미어는 센트럴파크 최북단, 110번가와 5th 에비뉴가 교차하는 지점 부근에 위치한 조용한 인공 연못으로, 도심 한복판에서 고요한 수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Meer’는 네덜란드어로 호수를 뜻하며, 센트럴파크 초기 설계 당시부터 보존되어 온 역사적인 지형 중 하나다. 호수 가장자리는 산책로와 벤치, 수목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관광객보다는 인근 주민들이 산책이나 낚시를 즐기는 로컬 중심의 분위기를 띤다.

여행자도 Dana Discovery Center에서 낚싯대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으며, 낚시 체험은 뉴욕시 공공 낚시 규정에 따라 ‘잡은 뒤 다시 놓아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신분증을 지참해야 대여 가능하며, 프로그램은 시즌에 따라 달라진다. 조용한 분위기로 평일에는 야생 오리나 새들도 쉽게 관찰할 수 있어 조류 관찰을 하려는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 할렘과 인접한 센트럴파크의 북쪽 끝자락이기 때문에 이곳 역시 오후 늦게 혼자 돌아다니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센트럴파크 남부에서 북부까지 주요 명소 14곳을 순서대로 살펴보았다. 공원 하나 안에 이처럼 다양한 경관과 이벤트가 공존한다는 점은 센트럴파크만의 가장 큰 특징이다.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자연과 문화,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공간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 공간을 더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센트럴파크에서 할 수 있는 추천 액티비티 10선을 중심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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