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3.15~2026.5.10
확실하진 않지만 올 연말 즈음에 회사 업무차 3개월 정도 베트남으로 출장을 갈 것 같다. 해외 출장을 갈 일이 거의 없는 직군인데도, 조직원들이 출장을 기피하다보니 나에게까지 순번이 돌아온 듯하다. (공장 단지에서 일하는 거라 일이 힘들다고 한다) 사실 한 역마살하는 나도 출장은 선호하지 않는데, 현지 적응도 하면서 업무까지 보는 게 체력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작년에도 하노이로 출장을 가봤는데, 업무 외적으로 남았던 기억이라곤 호텔에서 먹은 조식과 잠깐 동네 마실나가 먹었던 저녁이 전부였다.
어쨌든 나의 선호도와는 무관하게 출장이 이미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사무실에서 루틴한 업무만 보는 것보다는 장기 출장이라도 가면 커리어 적으로는 도움이 되는 것도 맞는지라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한 상태이다. 그렇게 마음을 바꿔 먹으니 이 기회를 활용하여 뭐라도 나에게 도움이 되는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미치게 되었다. 그리고 고민의 끝에는 언어쟁이답게 베트남어를 배우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중국어 전공인지라 외국어를 완벽하게 마스터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리고 마스터를 했다쳐도 그걸로 밥 벌어 먹기가 얼마나 힘든일인지를 누구보다 잘 안다. 왜냐고? 내가 둘 다 실패했기 때문이다. (어느정도는 자의로 선택한거긴 하지만) 그럼에도 직장인의 만성적인 시간 부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욕심 부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점에서 보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기계발이 '외국어 공부'라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게다가 중국 유학 시절에 외국어를 강제적으로 사용하는 환경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체감했던지라,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물론 현지에서 업무는 영어를 통해 이뤄질거라, 베트남어를 배운다고 해서 커리어적으로 당장은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그럼에도 나중에 여행가서 써먹을 목적으로 배우는 것도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꾸준히 하다보면 이게 나의 스펙이 될 수도 있는 것이기도 하고. 특히 베트남어는 한자 문화권의 언어라 중국어와 유사한 부분이 많아 학습에 용이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 실제로 배워보니 단어보다는 문법적인 개념이 유사한 게 많아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베트남어 학습의 첫 단계로 세운 목표는 'EBS 초급 베트남어 완강'이다. 2019년에 방영을 했던 강의이긴 하지만 무료인데다가 유튜브 영상도 남아있어 부담없이 접근하기 좋았다. 총 36강의 강의이고, 강의 하나의 길이는 대략 30여분 정도 된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흘려보기 딱 좋은 길이이다.
계획서의 목적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함이다. 어학이라는 커다란 바다 속에서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야 할 지 고민이 되었는데, 첫 걸음이니 최대한 가볍게 가져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암기와는 상관없이 일단 강의를 들으며 학습한 단어들과 문법을 목차로 정리하는 걸로 잡았다. 그리고 해당 항목에 대한 세부내용은 AI의 도움을 받아 채워넣으려고 한다. 이미 작업을 하고 있는데 프롬프트를 돌릴 때마다 내용이 제각각이라 약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당연한 것이기에 굳이 형식을 통일시키려고 노력하진 않을 생각이다. 꾸준히 강의를 들으며 기초적인 내용을 온전히 '이해'만 해도 현재 단계에서는 충분하다.
현재 11강까지 강의를 들었고, 평일마다 한 강의씩 들으면 대략 4월 중에는 1회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리할 시간도 필요하고 가끔 강의를 못듣게 되는 상황까지 고려해서 5월 10일까지 이번 프로젝트를 완료하는 걸 데드라인으로 잡았다. 사실 난이도가 높은 과제는 아니라서 원활하게 완수하지 않을까 싶지만, 또 언제 변덕이 들끓지는 모르는 일이라 일단 5월 중에 결과에 대한 포스팅을 별도로 올려보려고 한다.